나는 들마를 보면서 혜진의 시점은 산문(에세이)처럼 두식의 시점은 운문(시)처럼 풀어가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거든

에세이처럼 구체적으로 서술되는 혜진의 시점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며 직진하는 혜진과 너무나 잘 맞는 거 같았고

짧지만 그만큼 행간까지도 의미가 진하게 농축된 시처럼
툭툭 튀어나오는 두식의 시점 역시 나는 충분히 감동적이었거든
에필로 드러나는 두식의 마음에 미처 캐치하지 못했던 시 구절의 행간의 의미를 깨달은 기분이 들어서 감동에 더해 쾌감마저 들었던 적도 많았고

모든 문학이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여 풀어놓아서 감동적인 건 아니잖아
혜친놈 두식의 행동으로 혜진의 가슴도 갯또들의 마음도 터질듯이 부풀어 오른 게 같은 이유에서라고 생각해

설렘 가득하게 줄줄 읽을 수 있는 에세이 한편과 그 에세이를 압축해서 줄여놓은 정갈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시집 한권을 함께 읽는 거 같아서 마냥 행복할 뿐

갯러들이 내놓는 다양한 의견처럼 나도 그냥 내 의견 한번 내놔보고 싶었어

불편했다면 미안하고 그냥 스루해주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