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메커니즘도 심장, 장기, 혈소판 등 각종 신체 기관에 못지않게 인간을 유지하는데 일조하는 소중한 존재구나 싶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를테면 방어기제 같은 거….. 근데 너무 아이러니해 방어기제가 가져오는 이 아이러니한 지점들을 갯차에서 되게 매끄럽게 잘 써먹고 있는 것 같아
정신적 메커니즘은 불확실성 가득한 요소로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세계에 대항하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은밀히 작업했을거고 결과적으로 두식이가 최소 살아는 갈 수는 있도록 안전한 세계를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자기 안의 다른 존재에 자신의 모든 것을 위임하고 살아가는 것.. 세상 밖에는 거짓 자기를 내세우고 진짜 자기는 진공 상태에 보관해 두는 것.. 이거는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공허한 초월이지 그래도 인간에게 이런 기능이 없었다면 두식이는 이미 지금 없어 ㅠㅠ
그치만 이 기능에만 전면적으로 의존하여 살아간다는 게 가능할까? 최초에는 자기 탓이라 여기는 잘못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진짜 자기는 버리고 남을 위한 홍반장으로 살아가는 거였는데 삶을 보호하는건지 삶을 갉아먹는건지 양면성을 지닌 이 체제는 사랑을 만났을 때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져
홍반장으로 공진 사람들을 도우는 과정에서 주고 받는 마음들로 가까스로 오늘을 버티어 낼 수 있었던 거고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지금의 두식이가 존재하는 거고.. 새로운 인물이 공진 사람들과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홍반장의 임무인 오지랖 역할 덕분에 혜진이의 가시 속 연약함도 좋은 사람인 것도 포착할 수 있었던 거고.. 상대방의 연약한 부분을 보면 마음이 더 너그러워지기 마련이라 서로 마음 쓰고 마음 주고 받고 하다보니 점점 가까워졌고.. 이 모든 걸 기대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는데 말이야
그렇게 시작된 행복인데 허락되지 않은 행복을 느끼는 것도, 또 행복을 느끼는 주체는 진공 상태에 죽은듯이 머물러야 하는 진짜 자기인 것도, 사랑하는 마음도 내면에서 상충되는 것들이 충돌하며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그래서 정말 두식이라는 인물이 했을 법한 말을 뱉더라고 “나도 나를 모르겠어”
행복이 진해질수록 내적 갈등은 극에 달하니 결국 혜진이와의 책장 앞에서 사진으로 갈등이 터진 건 예견된 바이지 진짜 자기를 꺼내도록 요구받는 순간 체제는 유지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는 것이니 평소보다 더 강렬하고 거세게 방어기제를 발동시켜 순간적으로 방어선을 한껏 앞으로 끌어오게 만드니까 그래서 이성으로는 별 것도 아닌 거라는 걸 알면서도 반사적으로 남의 거 함부로 만지냐는 날선 말이 튀어나왔고 의도가 전혀 없었던 행동으로 상처 받고 원치 않는 상처 주고..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미안해하고.. 붙들고 있기엔 좋은 사람인 혜진이를 위해 놓는게 맞는 것 같지만 없으면 못 살 것 같고.. 지속적인 내적 연관성과 이벤트가 개연성을 성립하며 필요한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새로운 방향으로 인도하던 순간이었어
간혹 남주 감정선 불친절하다는 말이 나올 거란 걸 작가도 알 것 같아 하지만 설정과 서사에 확신을 가지고 또 구축된 캐릭의 내적 묘사 과정에서 표현하고 싶은 욕심 덜어내서 위반되지 않게 캐붕되지 않게 우리 두식이 절대 지켜온 것 같아
두식이는 자기 자신에게 조차도 솔직하게 도달하기까지 너무도 많은 모순점을 끌어안고 있는 사람이기에 연애 시작 후 내면의 표현이 다소 부족하고 수동적으로 비춰지더라도 그 원인이 곧 우리의 최대 관심사인 혜진이를 향한 사랑이 부족한 걸로 왜곡되지 않아서 좋았어 인물 묘사에 있어서 설정의 한계로 인한 핸디캡을 감안하여 부족하게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을 '바이칼 호'라는 상징적 문구로 예쁘고 깔끔하게 담은 작가의 단어 선택에서는 쾌감이 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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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받
글좋다
넘좋은글 고마워
두본이 감정선 끝까지 가지고 연기해줘서 고마움ㅠ
ㅠㅠ
ㅠㅠ
복습하다 두식이의 나도 나를 모르겠어가 얼마나 복잡하고 혼란스럽고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깨닫는 순간 두식이의 아픔이 저릿하게 전해오더라 ㅜㅜ
홍반장 역은 배우힘으로 지금까지 왔다생각해 자칫잘못하면 비호감될 캐릭인데.
ㄴㄷ
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