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홍반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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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홍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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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에선 슈퍼맨이고 스파이더맨인 홍반장.






그렇지만 홍반장은, 정작 그 자신에겐 히어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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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반장은 오히려 스스로에게
문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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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키고 선 건 캄캄하고 비좁은 방.





홍반장은 호쾌한 목소리로, 밝은 웃음으로,
그 문 앞을 지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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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도 바라는 것 없이 그저
누군가의 도움이 되는 것만이 이유인 채.




커다란 바람도, 소망도, 미래도 그리지 않은 채,
모두의 홍반장으로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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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혜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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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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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품 한 가득 안고,
진짜 네가 궁금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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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자꾸만 문을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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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도저히,
사랑할 수 없다 말할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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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고 기다리겠다 말하는 혜진을
사랑하지 않고 견딜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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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그 문을 열어보자 용기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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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산산히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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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홍반장도 사라졌다.





문지기는 지키는 사람이지 여는 사람이 아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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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키고 섰던 건 캄캄한 폐허,
그 너머에 홀로 떨던 홍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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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상처와 고통을 홀로 감내하고 있는 홍두식.





지키는 이 사라진 폐허는 이제
철거될 날만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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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무너지기 전에,
발 디딜 한 뼘 땅마저 사라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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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식이 그곳에서 나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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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가는 폐허 앞에 여전히 발 동동거리며 기다리는
혜진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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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람이 그저 한 순간 흩어지는 꿈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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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ㅊ ㄷㅋ

리뷰 너무 좋아서 가져와봤음

문제시 비번잘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