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쓰이는 마음>

한편 그날 저녁 갓하은은 혜진이 차 밧데리 나가게 한 걸로도 성에 안 차서 타이어에 못을 박아둠

우연을 가장한 선물을 던졌는데 홍두식 역시 하늘에서 설계되어 떨어진 떡밥을 놓치지 않음

"올 때도 어떻게 왔는데 서울까지 어떻게 갈 수 있지 않을까요?"
“목숨 여러 개야? 아침에 카센터 문열면 빵꾸 떼우고 가”

자기가 일하는 찜질방 운영시간 가격 위치 삼종세트를 길에서 오다 주운 것처럼 알려줘

여기서도 두식이 나름 인류애적 차원의 연장선에 들어갈 수 있는 순간이야 두식이 본인도 이렇게 생각했을 거야 그래야 혜진이에게 호의를 베푸는 두식이 자신이 머쓱하지 않을 수 있어

하지만 '좋은사람' 이라고 짐작되는 순간을 반복해서 목격한 것들이 '호감'이란 감정 덩어리물이 되어 버린 것이 보여 그렇게 현재는 이 감정에 은근 지배된 상태인 것 같아

제 3자인 우리는 좀 더 먼 층위에서 보면 인류애적 차원과 호감 사이의 경계를 밟고 있는 듯 해 그치만 본인은 본인 마음을 정확히 인식하진 못했겠지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혜진이 자금 사정과 벌어진 상황에서 지금 가장 최선은 딱 찜질방이 좋겠다는 두식이 나름의 결론에 도달한거야

혹시 모르니까 “냄새가 나긴 나네” 하며 놀리는 듯 무심한 말로 자신의 배려를 또 한 번 위장하는 걸로 보였어

혹시라도 혜진이가 차타고 가는 걸 감행하면 위험하고 모르는 동네에서 다른 위험한 곳을 갈 가능성이 있으니 리스크를 꽉꽉 막아서 (자신이 알바하는) 안전한 찜질방으로 확실히 유도하려고.. 빼박 정성이지

이렇게 인류애적 차원과 좀 더 특별한 호감의 경계에서 인류애 선을 넘지 않게 조심하면서도 마음은 흘러흘러 조금씩 더 쓰여지고 있는 것 같았어


<낯선 사람에서 아는 사람으로>

다음날 혜진이는 확실히 더 편안해 보였어 찜질방에서부터 반말 시작하고 두식이 생선 경매 모습에 웃음 터져나오고 눈꼽 지적당하고

이틀 연속 봤다고 어제보다는 좀 더 편해 보이더라고

이어서 혜진이가 어느덧 두식이에게 어느정도 선까지는 무장해제되어 의지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던 대목이었어

다음날 아침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핸드폰이 되는지 확인하는 게 사실 순서잖아 그런데 찜질방에서 나오자마자 두식이가 눈에 보인다고 두식이에게 바로 부탁할 생각을 했잖아

부탁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이 낯선 사람에게 어느 정도의 신뢰감이 자리잡았기 때문이겠지?


<마지막으로 갯차 세계관 목격자로 박제>

“어제 그 무전 취식자가 형 갖다 주라던데?”
“주리가 가방이랑 명함이랑 다 짝퉁이라 그러던데 사기꾼 아닌가보네?”
“아니야 사기꾼”
“그걸 니가 어떻게 알어”
“그냥 좀 알어”
“웃는데”
“원래 웃는 상이야 무슨”

혜진이와 관련된 일들이 두식이에게는 기분 좋은 일로 각인되어 있음을 오윤옵을 활용해서 땅땅 증명해 준 장면이었어

로맨스 장르의 초반다운 개설렘 은은하게 팡 터지는 장면이지 ㅋㅋ 누가봐도 좋은 일은 없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보이는 남주

이 장면 다음에 혜진이가 공진에 내려오기로 마음먹고 치과 자리 구하려고 화정이 만났다가 언덕 위 배 앞에서 "홍반장" 이라고 말하는 두식이 얼굴이 엔딩

이때 이후로 아마 두식이는 "오늘 보고 말 사이" 였던 혜진이와의 일회성 우연이 연속이 되는 가능성에 내심 반가웠을 것 같아 본인은 모른 척 하겠지만

-끝-

이렇게 1화부터 갯차에 말려들었음 오늘은 고작 목요일이고 토요일까지 기다리기 개힘든 거 과몰입하며 시간을 보내봐 아마 모두들 마찬가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