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개많음
기억조작주의


지군이 서울서 사왔다며 비건 빵이란 걸 대접하더라고

비건은 고기 안먹는 사람들 아닌가
고로케도 아니고 빵에 무슨 고기가 들어가나 싶어 웃었더니

이놈이 또 끼어들어 연설을 해
비건은 우유 달걀까지 안먹는 완전 채식주의자라나 그래서 빵에 우유 달걀이 안들어갔다나

(톰이 두식에게 미운털 +3개 박았습니다)

지군이 우리 혜진이 대학 선배라고 혜진이 대학시절 얘기도 해주더라
발표도 그렇게 똑부러지게 잘했다네
역시 내딸

(톰앤메리의 즐거움이 +200 동시상승하였습니다)


춤도 그렇게 잘췄다며
아이고 우리 혜진이 못하는게 없었네
공진 와서 딸한테도 못들은 딸 얘기를 다 듣고 얼마나 즐거운지 몰랐다니까


비건빵
요거 삼삼하니 맛이 괜찮았스
하나 남았길래 으른 체면에 홀랑 먹기는 뭐하고 집어먹을 타이밍 재고 있었는데

이 샛기가 가져갔어
내가 아까부터 찍어놨는데

망설임 부족 증후군일거야 저놈
저놈 만난 이후 쟤가 뭘 망설이는걸 0.1초도 본 기억이 없어
짜증나 진짜

(톰이 두식에게 미운털 87개를 박았습니다)
(메리의 웃참 실패로 커피 얼룩이 증가하였습니다)

혜진이네 치과에 왔어
바닷가 앞이라 그런지 경치가 좋더라고
치과도 아담하고 깔끔하니 괜찮아

자기가 구해주고 인테리어도 해줬다며 생색 내는 것도 망설임이 없어
이제 별로 놀랍지도 않기 시작해

혜진이한테 보낸 화분 잘 키우라고 했는데
메리 이사람이 또 나나 잘하라네
실은 내가 난을 몇개 죽였거든
난 키우는게 보통 일이 아니야
예민한 친구들이라 그래

무슨 난을 키웠냐길래 니가 뭘 알겠냐 싶어서 툭 던져봤지

"있어 철골소심이라고"

그랬더니 이 친구가 술술 읊어
철골소심이 춘란인건 어떻게 알았대

얼어죽을까봐 화분을 거실에 죄다 들여놨는데  그러면 안된다네
식물병이었대 이 친구가

그래???????
저기...내가... 제주한란도 하나 있는데...했더니

물이랑 비료는 많게
햇볕을 적게 줘야한대

이 친구 좀 달리 보이네 달리 보여

(톰의 빡침이 -150 감소하였습니다)

바둑도 둘줄 알아???
매번 책보고 티비보고 혼자 뒀는데 너 잘만났다
재야고수의 실력을 보여주마 하고
신나서 바둑 두는데 이 친구가 바둑 실력도 보통이 아냐

짜장면 내기바둑에서 진 적이 없다네
짜장면 내기는 찐인데


한 수 물러 달랬더니 안물러줘
장유유서 들먹여도 안된대
말끝마다 아부지아부지 하면서 한 수는 왜 안물러줘
내가 왜 니 아부지냐 했더니 아부지를 아부지라 부르지 그럼 뭐라고 부르지 이러더라고

센놈이야
센놈이라고

(톰의 황당함이 +100 증가하였습니다)

할 수 없다 비장의 카드 쓸수 밖에

나 안해

(톰의 삐침도가 +300 상승하였습니다)

크흐흐흐흐
역시 통할 줄 알았어
내가 삐치는데 안 무르고 배기냐
아까는 노안이 와서 손이 미끄러진거야
진짜 실력을 보여주마

(톰의 삐침도가 -300 감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졌어


(톰의 삐침이 +50 증가하였습니다)

내가 해산물을 잘 못먹어
그 미끄덩거리는것들 있잖나
멍게 해삼 개불 이런거 딱 질색인데
아니 저 눔이 자기를 믿고 먹어보라더라고

왜너믿? 물었더니 득호우라 답하네


바둑판을 앞에 두고 마주앉은 사이는 이미 좋은 친구

자꾸 웃지마 이샛기야 정들라

(톰의 호감도가 +500 상승하였습니다)

아부지 아 하고 떠먹이길래 눈 딱감고 한 입 먹었는데
멍게가 내 생각보다 맛있더라고
짭짤하고 뒷맛이 상큼한게 저 눔 말 딱 그대로야

개불은 안된다 너무 징그러워 했더니
아부지 아부지 장인어른 뭐 온갖 말로 기름을 꼬숩게 발라 주는데 안먹을 수가 있나 참기름같은놈

멍게 개불에 해삼까지 내가 뭘 먹었나 싶어
밥도 두그릇이나 먹어치웠어
오랜만에 가족끼리 시끌시끌하게 먹었더니 밥맛이 꿀맛이더라고

(톰의 호감도가 +1000 상승하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희한한 놈인 줄 알았는데 자꾸 보다보니 싹싹하고 박식하고 볼수록 사람이 괜찮아 맘에 들고 정도 가고 그러더라고

공진이 고향인거 같길래 부모님도 같이 계시냐 했더니 가족친지가 아무도 없다네

다른 건 다 넘어가도 가족 없는 건 안된다
딱하지만 딸이 만나기엔 큰 흠이다
그런 결함 있는 친구 식구로 맞고 싶지 않다고 했다가 딸한테 혼났어

혜진이 말대로 혜진이 흠이 될 수도 있는 얘기인데 내가 내 딸 아까운 마음만 앞서서 못할 소리를 해버렸어 그 친구한테

속이 상해서 밖에 나가서 한대 태우려는데 그 친구가 따라왔더라고
담배도 피냐고 잔소리를 해
모진 소리 듣고 불편하고 싫었을텐데 웃는 얼굴로 내 옆에 앉아

그런 말 하는게 아니었는데 미안하네

했더니 이 친구가 말을 슬쩍 돌려
혜진이랑 나랑 자기반성 빨리하는 것도 똑닮았다고


혜진이도 자네만큼 외롭게 컸어
집사람 앞세우고 내가 한동안 술만 퍼마셨거든
애비라고 그냥 있기만 했지 그 어린 애 책가방 한번을 안싸줬어
그랬더니 애가 너무 일찍 커버리더라고
그게 늘 마음에 걸렸어

자네가 싫어서도 아니고
내가 못해준거 남한테 미루는것도 아는데
그래도 난 혜진이가 복닥복닥한 집에 시집가서 사람들 속에서 살길 바라네
어릴때 못받은 사랑도 충분히 받고

아부지 완전 틀리게 알고 계시네

혜진이 충분히 사랑 받았어요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사랑 충만한 사람으로 컸을리 없잖아요

우리 딸 많이 좋아하나
네엡

어른답지 못하게 바닥까지 긁어내보였는데 이렇게 크게 품을 수 있는 그릇이라면
내 딸 짝으로 모자람이 없겠구나 싶었지


(TOM의 호감도가 MAX에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혜진이 남자친구가 아니라네
이렇게 홀랑 다 넘겨놓고 이제 와서 동네 친구라니
동네 친구 난 반댈세

못 들은 걸로 하겠네(대충 흐린눈)

언젠간 혜진이 옆에 좋은 사람이 있길 바래요

그게 자네일 수도 있잖아
(a.k.a. 자네 맞는데 암튼 맞아 내가 알아)


너 왜 자꾸 나한테 반말하냐

간단하게 말하면 친근하고 좋잖아

너나 좋지 이샛기야

(톰의 개운함이 +1000 상승하였습니다)


하루 다녀왔는데 즐거운 기억이 많았다네
마지막 인사까지 좋았어
흐하하하하하하



ps.

혜진아, 아부지다
다음에 두식이 데리고 서울 한번 올라와라
아부지가 육고기 한번 크게 쏘마
그리고 아부지가 바둑 리벤지 준비한다고 전해줘라
전에 말한 한란 봄에 꽃 피울 수 있을거 같다고도 전해주고
둘이 꼭 놀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