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서 밑줄만 읽어도 됨)
이전에 올린 글의 캡쳐를 보면 2화 내내 보여준 두식이의 말과 행동에서 두식이가 자꾸 혜진이를 신경쓰고 혜진이의 입장을 헤아리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였지
그런데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가만보면 2화 내내 두식이가 혜진이 일을 마치 내 일처럼 여기며 하고 있잖아?
이쯤 쌓였으면 두식이 감정에 대한 중간 점검이 필요한 듯
두식이가 2화에서 진심을 쏟게 되는 그 원형은 '좋아하는 감정'이라고 봤어 다만 이 단어는 어느 회차에 갖다 붙여도 맞말이라 구체성이 떨어져 보여서 좀 아쉽지... 그래서 슬쩍 구분해 봄
두식이가 자각하고 있는 감정을 가리켜서 ‘인간적인 호감’ 이라고 소신발언 해볼게 그리고 자각하지 못한 감정은 '좋아하는 감정'
인간적인 호감 정도로 이렇게까지 진심이라고?
<감정의 사각지대, 홍반장의 롤>
두식이는 좋아하는 마음을 자각할 수 없었고, 자각할 수 없었기에 부정할 기회가 없었으며, 부정할 기회가 없었기에 행동에 브레이크를 걸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봤어 그렇기 때문에 다음 회차들에서 단속망을 피한 감정들이 켜켜이 쌓여 눈덩이처럼 불어날 틈이 있었던 거
혜진이의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해를 빚어내기 쉬울 거라고 직감했을 거야 그런데 공진에서 혜진이가 ‘좋은 사람’임을 본 유일한 목격자는 자기 뿐이야 그렇기에 여기에서 마을회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유일한 목격자'이자 '홍반장'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는 자기 뿐이라고 생각할테고 (궁예)
이 생각을 왜 했겠어 '좋아하는 마음'이 그 근원이지 그런데 아직 본인은 정확히 몰라
그렇게 2화에서 혜진이를 위해 했던 행동들의 동력은 책임감, 정의로움과 일맥상통하는 '홍반장 롤' 이 주를 이루게 된 거라고 봐 '자각하고 있는 두식이'는 바로 홍반장이라는 명분을 근거로 2화에서 행동해 온 것
두식이가 왜 책임감을 갖지? 사실 '좋아하니까' 라고 말하면 1화부터 14화까지 모두 설명 가능한 가장 명쾌한 표현이지만 갯차가 그려내고 있는 사랑과 감정의 발전을 관전하며 좀 더 재미를 느끼려면 다른 설명을 찾아봐야 해
책임감에 대해선 이렇게 보여 앞서 캡쳐에서 보았듯이 집도 치과도 구해주고 도배부터 비밀번호 분리수거까지 혜진이가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을 도우며 혜진이 공진 적응기 시작에 가담했어 물론 반장의 롤과 최저시급제 적용 가능한 '공적인 일'의 연장선이지만, 사람은 내가 한 일에 관련된 사람에게 은근히 내적 책임감을 품게 되잖아 두식이의 경우 홍반장이기에 이 부분에서 더더욱 '공과 사' 의 구분이 모호해져
정의로움이라는 건 그런 거 있잖아 친구가 좋은 사람인 걸 나는 아는데 사람들이 못 알아봐 줄 때, 처세까지 서툴러서 오해 받을 때 우리는 안타까운 마음에 내 마음을 더 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돼 이러한 사태 파악은 행동으로 이어져서 어느덧 타인을 옹호하거나 대변하기도 하고 앞에서든 뒤에서든 돕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잖아 이런 정의로움을 말하는 거고 아마 두식이도 마찬가지 선상이었을 것 같아 (궁예)
그렇게 2화의 '자각하고 있는 두식이' 의 행동들은 홍반장이란 명목 하나로 충분히 설명이 되고 ’인간적인 호감’ 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것으로 보여 그렇게 본인은 자라나는 자신의 마음을 놓치고 있었겠지
지 마음인데도 왜 지가 모르냐면 홍반장의 롤과 사랑의 모양은 매우 닮아 있더라고
사실 본인만 본 부분이 있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있었다는 것의 반증이야 그렇지만 늘 해왔던 홍반장의 롤은 타인에게 관심 갖고 도우는 일이었기 때문에 혜진이에게 관심을 갖고 마음을 쓰는 본인에 대해 무감각해져 있었을 것 같아
이런 게 일상인 두식이잖아
쓰레기통에 아무도 모르게 영영 버려질 뻔한 춘재의 꿈과 음원도 따뜻한 마음으로 소란스럽지 않게 조용히 챙겨주던 건 두식이었어
감리씨의 아픈 이를 알아 보고 병원에 모시고 간 것도, 우는 보라 게임기 수리 등등 두식이가 사람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화들은 다음 회차에서도 수두룩 했던 걸
이런 건 홍반장이기 때문이라 둘러대도 어색하지 않고, 좋아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마음을 더 쓰는 일이라 말해도 자연스러워 이렇듯 홍반장의 롤과 사랑은 서로 닮아 있음
주목할 만한 것은 두식이 인물이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 요소로 채택된 소재가 트라우마라는 것, 이 트라우마가 지금의 홍반장을 만든 것
두식이는 트라우마로 인해 진짜 자아인 홍두식을 감추고 거짓 자아인 홍반장을 내세워 진짜 자아를 보호할 은밀한 안전거리를 확보해 둔 모양이야 물리적으로는 사람들 곁에 항상 머물지만 정서적으로는 누구보다 혼자인 홍두식이라는 분열된 인물에게 부여된 홍반장이라는 설정은 휴머니즘과 사랑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깊이 있는 아이러니를 다루기에 적격인 것 같아
트라우마가 두식이 마음 속을 끊임없이 단속하더라도, 이 단속망을 피해갈 수 있는 건 역으로 홍반장의 롤이 홍두식의 마음 속 동기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야 이 지점에서 감정의 사각지대가 생겨나게 돼 이 사각지대를 인지하지 못한 두식이는 혜진이를 돕는 자신의 행동에 딱히 제약을 걸지 않았던 듯 해
왜냐하면 공진 소속원인 홍반장과 주민인 윤혜진의 관계 안에서 두식이 딴엔 혜진이를 돕고자 하는 자기 마음의 근거가 다름 아닌 홍반장이라는 역할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지
그렇게 두식이는 홍반장이라는 명목으로 자기 행동에 대한 설명이 다 되는 거라고 착각했을지도 몰라 ㅋㅋ 더 나아가 자기 마음까지도
그래서 갯차 초반 두식이는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필요성을 어디에서도 못 느꼈을테고, 명분에 근거를 둔 행동들 또한 브레이크 없이 지속되는 거지 그러는 동안 다른 한편인 사각지대에서는 좋아하는 마음, 곧 감정의 발전이 은밀하게 거듭되고 있었을 거라고 봐
마지막 부분 새글로 이어서 다시 쓸게 길다고 짤렸네....
오~~더써줘
하 존나 재밌어 ㅋㅋㅋ 갯러 진짜 대박이다
진짜 재밌다 술술 읽힌다 ㅋㅋ
와 술술 읽힌다ㅋㅋ두식이의 감정을 느낄수있어
와 작가님이세요? 좋아 더줘
너무 재밌다 ... 너무 재밌어 .. 칭찬 백만게 ..이미 처음 봤을때 부터 혜지니가 공진에 있길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ㅎ 그사람이 궁금하고 .놀고 싶어서
갯러 덕분에 2화 두식이 감정선이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섭섭하지 않을 만큼 잘 보였어 고마워
글 진짜 술술읽혀 - dc App
이거네... 사실 잘 이해안되는부분있었는데 넘 명쾌하다!!!
너님 글 진짜 잘쓴다 너무 좋다 이글 읽고 다시 복습해야겠다 계속 써줘 제발 - dc App
작가갯러 글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