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까지 보며,
내가 생각한 갯차의 가장 큰 키워드는 '함께'라고 생각했어.

14화에 유초희쌤의 대사 중
"참 이상하죠. 본인들 마음인데 그걸 옆에서 봐야 보인다는 게."
라는 말이 있었잖아. 그간 14회 동안, 그리고 15화도, 혼자의 힘으로
해결된 에피소드들은 단 한 개도 없었어.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공진 마을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건,
'함께 사는 것의 힘'이 아닐까, 싶었지. 요즘 세상에 공진 만큼
돈독하게 지내는 마을 찾기 힘든 만큼, 많은 갯러들이 이런 따뜻함에
대리 만족을 느끼고, 갯차를 계속 찾았을거야.

-> 여기까진 갯차가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같은 리뷰


근데 사실, ( 이미 많은 갯러들이 느끼고 있는 것 같지만 )
15화를 보고 나서, 그간 쌓여온 갯차의 메세지에 혼란이 생겼어.


두식이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단 한 순간도 자기의 이익만을 쫓으며
이기적이고 지극히 개인주의적으로 산 적이 없어.

전공과 맞지 않는 투자 회사를 들어간 것도,
친형 같은 형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라는 말로,
사람들을 위해 선택한 길이었고, 그게 또 자기에게 잘 맞았던 만큼
형의 메세지를 따라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았어.

자기 이익만을 추구했다면, 그런 두식이가 경비원을 챙겼을까?
그럴리가. 두식이는 오히려 리스크가 큰 상품은 말리기도 했잖아.


두식이의 삶에 디폴트 값은 늘 '함께' 였어.

기숙사에서 정우형과 '함께' 사는 것에 행복했고,
투자회사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갖기 위해 일했어.


근데 그런 삶의 끝이 지독한 '트라우마'라는 낭떠러지라니.

여기서 '낭떠러지'라는 단어에, 우리 갯러들 한 대사 떠오르겠지?

갯차 초반에 두식이가 혜진이에게 한 대사 중,
" 열심히 달리기만 했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인 사람도 있어 "라고.


'함께' 살고자 한 두식이에게 떨어진 건 '심한 트라우마'라니.

물론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된 것도 결국 혼자가 아닌 혜진이와
공진 사람들의 들여다봄, 그런 것들이 모여 해결되긴 했지만,

어쨌든 '트라우마'가 있었잖아.


여기서 난 너무나 큰 혼란을 느끼게 된 것 같아.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어떠한 일말의 이성이 남아있겠냐만은,

15화에서의 조연출과 누나분의 역할이 너무나 현실에 있을 법한
상황이었던 만큼, 두식이와 그들 간의 해결과 동시에
'공진'이라는 마을이 갑자기 너무 판타지적인 마을로 느껴졌달까.


객관적으로 득과 실을 따져봤을 때 (정확히 따질 순 없겠지만),
'함께' 사는 삶의 추구가 이런 결과라면,
그냥 주변 사람 신경 안 쓰고 내 삶을 살아가는게 낫지 않나, 싶은
그런 생각이 들었어.



몇 주간 갯차 보면서 '아 나도 공진같은 마을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매일 할 만큼, '함께' 살아가는 모습에 너무나 큰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어서 그런지, 이런 혼란스러움이 너무 아쉽다.

마지막화는 초반의 갯차 감성이 나올 거 같긴 하지만,
앞으로 공진의 따뜻함, 식혜의 몽글몽글함을 다시 꺼내보고 싶을 땐
13,14화를 제외한 부분만 볼 거 같긴 하네  !

그동안 갯차에 든 정이 있으니,
우리 15화는 깔끔히 그냥 던져버리고 16화 기분 좋게 보고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