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현생사느라 오늘에서야 다시보기 했는데
나샛도 두식이가 너무 착해서 호구된 채
억울하게 살아온 것 아닌가 속상하긴 했음
그래도 조연출이 당신 잘못 아닌 건 아는데 원망할 대상이 필요했었노라고 말할 때 존댓말로 말하게는 해주지라는 아쉬움도.

근데 솔직히 사회생활 해본 갯또들은 알거임. 저거 현실과 아주 거리가 멀지는 않다는 거.

초년생 때 열정으로 일하고, 좀 더 익숙해진 다음 그 분야에서 인정도 받으면서 주변에서 도움 요청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때쯤
진짜 욕심 1도 없이 좋은 마음으로 도와주려 했다가 되려 그 일에 잘못 엮여서 가해자 아닌 가해자 되어버리는 억울한 상황.

더 짜증나는 건 상대방이 그 때부터 나를 원망하기 시작함. 보통은 두식이처럼 죄책감으로 본인이 다 책임을 안지는 않지. 멘탈 부여잡고 엄밀히 따지면 니 책임이라고 선을 그으면 하나같이 상대방 반응은 본인도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본인보다는 더 낫다는 생각에 나를 의지한거라고 이야기할뿐. 진짜 미안하다는 말 1도 없긴 함.

특히 중졸로 설정된 경비아저씨처럼 진짜 많이 배우지 못하신 분들은 그게 더 심함.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래도 나보다 더 배운 니가 나한테 잘 알려줬어야지." 조연출이 우리아빠 중졸이라면서 친했다면 더 자세히 봐주지 라고 원망할 대상이 필요했었노라고 말했던 대사랑 딱 겹쳐져서 난 소름이었음.

보통 이런 일을 겪으면서 직장생활에 대해 필요이상의 열정은 접어두게 되고 진짜 마음 짜게 식지. 내 일 아니다 싶으면 좋은마음이고 나발이고 그냥 아예 엮이지를 않게 되지. 이전에는 사회적 약자를 돌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이제는 그냥 내가 최고의 사회적 약자이니 나나 돌보자고 생각하게 되지(여기서 좀 더 여유를 갖게 되면 그래도 그것까지도 극복하게 되지만). 그렇게 점점 살아남기 위해 독해질 수밖에 없게 돼.

다만 두식이는 그 시점에서 아끼던 형을 보내는 아픔을 겪고, 그것이 기존에 갖고 있던 상처(사람 잡아먹는 팔자 = 나)가 제대로 자극되면서 멘탈 와장창된 거였고, 보통의 사회인들이 독해지는 과정을 겪지 않은 채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게 그 차이점이야.

그래서 시청자인 우리들은 사이다까지는 아니어도 힐링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두식이 서사와 그것이 풀리는 과정을 기대한 거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스스로 내겐 책임 없음을 피를 토하며 변호하지 않는 이상 아무도 그걸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현실, 그저 각자 살아남기 바쁜 현실을 고스란히 드라마 속에서도 봐야 하니 답답한게 아니었을까 생각했음.

치열한 생존게임과도 같던 세상에서 위로받지 못한 착한 두식이가 공진즈의 따뜻한 관심으로 견딜 수 있었고, 선물과도 같이 찾아온 혜진이의 사랑으로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 작가가 이걸 말하고 싶었던거 같긴 함.

+) 작감이나 드라마 포장도 옹호도 아닌 그냥 한 측면에서 내가 느낀점 쓴거. 다른측면에서 아쉬운점들(전개방식, 메인분량조절 등) 이미 글 많아서 굳이 언급 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