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우산...



비도 오고 그래서,,,

혜지니 우산에 대한 너저분한 나색히의 잔상을 끄적여본다..


없다..

조금 전까지 내 옆에서 평온하게 자고 있던 그녀가,,

없다..

대신 그녀의 우산이 내 집에 남아 있다..


지난밤 그녀는 나를 찾아왔고,

나를 궁금해했고,

자기 얘기를 해줬고,,

나에게 다가왔었다..


그런데 나도 그랬었나보다...


그녀의 아무나.. 라는 나에 대한 지칭이,,

나의 그녀에 대한 호감을 불상사.. 라고 하며,,

우린 다르다, 맞지 않다,, 라는 그녀의 이성적인 판단이,,


나에게 선을 긋는다..

내 맘에 아프게 긁힌다..


그래.. 접자..

하지만,, 내 가방 깊은 곳에 넣어 둔 그녀의 우산을 선뜻 돌려주기 싫다..


비가 온다..

그녀가 우산을 찾는다..

이거 찾아?..


비가 오면 우산을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녀와,

비를 좀 맞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난..

그저 함께 놀고 싶다..

서로 달라도 함께 놀면 즐겁다고,,

그녀의 웃음소리가 더 크게 가슴에 들린다...


이번에도,,

그녀는 그녀의 우산을 내게 남겨 놓고,

나 혼자 남겨 놓고,,

가버린다..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난,,

붙잡을 수도,,

우산없이 비 맞고 가는 그녀에게,,

그녀의 우산을 돌려줄 수 없다..

그녀의 우산을 홀로 쓰고 있을 수 밖에...

그녀의 체온이 남아 있는 내 손은 그녀의 우산을 놓을 수가 없다..


그녀의 입술을 받아들인 내 마음은 무엇인가?

내게 다가왔던 그녀의 마음은 무엇인가?


어떤 키스는 인생을 쓰디쓰게 하고, 어떤 키스는 참혹한 기쁨을 준다..


그녀의 우산이,,

나의 마음인 듯, 그녀의 마음인 듯,,

축축하게 젖어 있다..


그녀의 젖은 우산을 말린다..

돌려주어야 할 우산이다..


그러나,,

그녀 생각이 떠오르자,,

피식 웃음이 난다..

술이, 엄청 세네..


잘 말려진 그녀의 우산..

또 다시 내 가방 깊숙한 곳에 넣어둔다..


그녀는 또 나를 아무나..라고 칭한다..

난 그녀를 친구라고 했다..

나도 틀렸고, 그녀도 틀렸다..


그렇게 또 우린 서로에게 선을 그었고,,

내 맘은 또 다시 세차게 긁혔다..


가져가라.. 이거...


이젠 내 가방 깊은 곳에 그녀의 우산은 없다..

그녀의 우산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그 우산을 다른 이와 함께 쓰고 있는 걸 보니,,

내 가방이 아니라,,

이미 내 마음 깊은 곳에 그 우산이 자리 잡고 있었나보다..

나더러 다른 우산을 갖다 주겠다고 한다..

싫다..

다른 우산은 싫다..


오늘 내린 비는 내 옷이 아니라, 내 몸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긁혀 있던 상처를 적셨나보다..

내가 그었던,, 그녀는 친구라는 선..


이까짓 비에 젖은 상처 따윈

금방 아무렇지 않게 나으리라,

더 큰 상처에 비하면 이건 생채기에 불과하니까,,



비도 오고 그래서,,
끄적여봤어..


두식이가 학교에서 혜진이를 만났을 때 우산을 돌려주지 않고,

혜진이가 소나기 때문에 우산을 찾자 가방에서 꺼내준 거..

마을회관 반상회 때 혜진이의 아픈 말에 내내 갖고 있던 우산을 꺼내준 거..

오래도록 나샛 맘에 남아 있었거든..



그래서,, 오늘 ㅂㄹㅅㅊ 불판이 저녁 9시라고??




짤은 나색히 머리풀고 갯차에 빠지게 한 우산씬.. 공홈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