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이상하게 솔직해진다.

낮에는 괜찮았던 것들이,
아무렇지 않던 표정들이,
어둠이 내려앉는 순간 전부 무너져 내린다.

그리고 그 자리엔
오직 한 사람만 남는다.

…당신.

괜히 창문을 열었다.
들어오는 건 시원한 바람이 아니라,
그날의 공기였다.

처음 봤던 날의 공기.
처음 눈이 마주쳤던 순간의 온도.
처음으로, 이유 없이 심장이 빨라졌던 기억.

그게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으면서도,
절대 닿지 않는 거리.

한 걸음만 더 가면 될 것 같은데,
그 한 걸음이 세상에서 제일 먼 거리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밤하늘만 바라본다.

별은 많았다.

그 많은 별들 중에서
왜 하필 하나만 보이는 걸까.

왜 하필,
당신만.


“오늘도… 바빴겠지.”

대답 없는 질문을 중얼거리며
괜히 휴대폰 화면을 켰다가,
아무것도 없는 알림창을 다시 끈다.

보내지 못한 말들이
메신저 입력창에 쌓여 있었다.

지웠다.
다시 썼다.
그리고 또 지웠다.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그래도 이상하게,
이 마음만은 사라지지 않는다.

꿈속에서는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아니면—

이번에도,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까.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오늘 밤만큼은,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아주 작게,
아무도 듣지 못할 목소리로 속삭였다.

“보고 싶어요.”

그 말은 결국,
밤하늘로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