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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보다 조금 짧게 입었을 뿐이고, 체형에 꼭 달라붙게 입었을 뿐이고, 춤추기 편하라고 요기조기 좀 잘라냈을 뿐인데 왜들 와글와글 하는 걸까? 그 옷차림새가 민망해서이다.

뿐만 아니다. ‘내 몸 가지고 내 맘대로 했다“라지만 그 안무는 더욱 가관이다. 우유를 자신의 몸에 붓는가 하면 바닥에 누워 몸을 훑거나 주요 부위를 더듬는 등 볼썽사나운 연출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해가 바뀌면서 TV화면을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인 걸그룹들의 섹시콘셉트를 앞세운 노출 전쟁이 2개월 만에 끝났다. 가요판을 뒤집을 것 같던 치열한 경쟁이었지만 노출 전쟁의 결과는 승자 없는 패자들의 잔치에 지나지 않았다.

AOA, 달샤벳, 걸스데이, 레인보우, 스텔라 등 걸그룹들은 섹시 콘셉트로 이슈와 논란을 불러 모으기는 했다. 단숨에 화제의 그룹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이 남았는가.

방송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베스트10에 턱걸이하기도 힘겨웠고, 음원 음반 판매도 신통치 않았다. 섹시 콘셉트로 무장시키기 위해 많게는 30억 원까지 경비가 들었다는 소속사는 투자 원금 회수는 고사하고 쪽박을 차게 생겼다고 한숨을 쉰다.

처음에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그들의 무대를 지켜보던 대중들도 잇달아 등장하는 걸그룹들의 변별력 없는 신곡 발표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등을 돌렸다. ‘위험 수위를 넘었다’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팬들의 반응도 싸늘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강력한 경고음이 들리고, 방송사 관계자들도 갖가지 규제의 칼을 빼어들었다.

방통위는 6일 유료방송 오락·음악채널 심의책임자를 소집해 걸그룹들의 지나친 노출 의상과 선정적인 안무 등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심의위는 tvN, KBS joy, MBC Every1, SBS플러스, Y-STAR, QTV, ETN, m.net, KM TV 등 14개 유료방송 버라이어티·음악 채널의 심의책임자 및 실무자와 회의를 열고 선정성 등에 관한 심의규정을 엄격히 지키라고 당부했다.

앞서 방통위는 SBS ‘생방송 인기가요’, KBS2 ‘생방송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등 지상파의 대표 음악프로그램을 연출 중인 제작진을 불러 걸그룹의 노출 콘셉트와 관련, 경고성 권고를 한 바 있다. 이에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은 자체 검열에 나서 의상과 안무 수정부터 강하게는 안무 삭제, 출연 금지 경고 등 선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방통위에 따르면, 유료방송의 음악 프로그램 선정성 관련 제재건수는 2012년 10건에서 13건, \'어린이·청소년 보호\' 관련 제재건수는 2012년 64건에서 2013년 77건으로 각각 2012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청자 및 다수 언론의 지적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음악 프로그램에서 여성그룹들의 노출 및 선정적인 안무 등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도 여과 없이 방송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및 M.net ‘엠카운트다운’이 여성 그룹 등의 선정적 공연모습을 청소년 시청 보호시간대에 방송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청소년 시청 보호시간대에 출연자의 선정적인 안무 장면을 방송한 것은 청소년들의 건전한 정서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특히 출연자 중 청소년이 포함되어 있음에도 노출이 과도한 복장으로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한 것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론의 뭇매 속에 방통위와 방송사의 강력한 경고까지 겹쳐 걸그룹의 섹시 콘셉트는 더 이상 대중의 사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걸그룹의 섹시 경쟁이 ‘패자의 종말’로 끝난 데에는 앞을 예측하지 못한 소속사의 안일한 마케팅 전략 탓이 크다.

마치 누가 더 섹시한가를 겨루다보니 ‘섹시함’ 그 자체에 대중이 무감각해진 것이다. 경제학 용어 가운데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있다. 일정한 기간 동안 소비되는 재화의 수량이 증가할수록, 그 재화의 추가분에서 얻는 한계 효용은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예를 들자면 처음에는 맛있던 빵이 그 수량이 많아지면 점차 맛없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처음 걸그룹의 선정성에 관심을 보이던 대중도 마찬가지로 너도나도 섹시 콘셉트를 들고 나오자 식상해버리고 만 셈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사실은 걸그룹의 음악이 노출의상과 섹시한 안무에 가려 뒷전으로 밀렸다는 데 있다. 비슷한 시기, 한정된 무대에서 이것저것 다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의상도 섹시해야 하고, 안무는 선정적이어야 하고, 음악성도 뛰어나야 하고 등등 그 모든 것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다른 가수들과 차별화 되고, 노래를 대박 내려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이 성공의 일반적 법칙이다. 섹시 콘셉트 걸그룹들은 “가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래 자체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이 단순한 법칙을 외면한 탓에 노출 전쟁에서 공멸한 셈이다. 그리고 대중으로부터 외면까지 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중이 외면하는 대중음악은 대중음악의 본질에서 멀어진 음악이고, 대중이 외면하는 대중가수는 TV 가요 프로그램 같은 대중무대에 설 자격을 잃고 만다. 대중음악에서 대중의 호응과 반응은 매우 중요하거나 어떤 면에서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news.nate.com/view/20140307n25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