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럽작에서 애니화 된 에피소드인데, 치요가 자기 권력에 속하는 대학 프로리그에 아귀팀 선수들을 넣으려 돈으로 부모/보호자들 돈으로 회유/매수하려는 내용이 나옴
그냥 보면 흔한 럽작다운 개그같기도 하지만, 나는 한편으로 이게 치요의 캐릭터를 잘 나타냈다고도 생각함. 치요는 겉으로는 항상 웃으며 친절하게 나오는거 같아도, 자기와 딸의 이익을 위해 명분이랑 수단 안 가리고 행동하는 계산적이고 무서운 캐릭터임. 착한 척하면서 자기한테 많은 돈을 써서 회유한다는 영악한 면모가 어울림. 보코 뮤지엄도 후원할 정도의 재력이 있는데 미래의 이익을 위해 저 정도 투자 하는건 이상한게 없지.
생각해보면 극장판에서도 치요는 결코 공정함을 추구하거나 이타적이지 않았고,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비슷한 행보를 보였음. 오아라이가 또 폐교 위기에 몰리면서 대학팀 상대로 8대30 섬멸전이라는 개노답 답정너 경기가 결정된건 1차적으로 츠지 렌타의 잘못이긴 했지만, 치요 역시 이게 잘못됐다고 인지하거나,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고 오히려 이익을 위해 묵인을 한 사람이라서 그럼.
치요도 팀 오너이자 대학 전차도 이사장이라 이 시합에 대해 통보받았고(시호가 찾아와서 소식 전하는 장면도 있었고), 그걸로 당연히 미호가 아리스랑 붙게 된 시합이 분명 불합리한 것을 분명히 알았고, 츠지 렌타가 손 써서 넣은 칼 자주박격포 역시 자기 팀이 쓴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있는 지위였음.
하지만 치요는 부당한 강제 폐교에 맞서 학교를 지키려 싸워야하는 여고생들을 상대로 불리한 시합이 열리는 것, 수적으로도 전차의 질적으로도 압도적인 자기의 선수들이 여고생 팀을 제초하는 경기가 나올 것을 알았음에도 자신과 딸의 미래 이익을 위해, 대학팀이 오히려 제초기라고 뒷담 나올 수도 있는 부당한 조건에 의문도 제기하지 않고 이를 오히려 이용할 기회로 여기고 방조함.
치요는 시호 앞에서는 웃으면서 잘 됐다고 말하는거 같았지만, 이어서 아리스한테 직접 전화해서는 다른 말도 아니고 니시즈미네를 박살내라는 지시를 내렸음. 치요는 시호 딸이 자기 딸이랑 붙게 되었다는 이유로, 상황이 어떻든간에 라이벌 가문이랑 붙어서 코를 눌러버릴 기회라고 판단하고 이걸 이용하고자 했음.
치요가 아리스한테는 다정하고 아리스가 졌는데도 잘 싸웠다고 보코 뮤지엄 후원해주는거 보면 적어도 시호보다는 따뜻한 엄마이고, 자기도 좋은 엄마가 되려고 행동한다는 것은 맞음.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신'과 '자신의 딸'을 위한 것이지, 오아라이의 부당한 처우와 터무니 없는 경기 조건에 대해서는 그냥 묵인하고 이용한 무자비한 사람임.
비중이 적어서 그렇지, 치요는 이 장면 만으로도 권력에 의한 부조리를 눈감고 편승하려고 하면서 자기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나르시시스트의 기질을 보인거나 다름 없음. 따라서 자기 유파의 부흥과 니시즈미네를 눌러버리고 싶어하는 치요는 최종장에서도 비슷하게 행동할 여지가 있다고 봄.
그래서 물섬이 어제 언급한 겹친다는 장면들이, 어쩌면 5화랑 6화에서 치요가 자기 지위와 권력을 써서 아리스가 고교 데뷔전에서 미호를 눌러버리기 위해 손을 쓰는 내용과 겹쳤거나, 더 나아가 이제 아리스가 전학을 간 세이그로에 손을 뻗기 위해 일을 꾸미고, 돈과 권력으로 세이그로를 자기 편으로 회유하려고 하는 비슷한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거랑 오버랩 되는게 아닌가 의심함.
그렇기에 치요는 최종장에서 재등장해 아리스의 화려한 승리와 미호의 패배로 니시즈미네 자존심을 꺾어버리기 위해 세이그로를 조금씩 지원해주는 정도(새 전차 선물 같이)부터, 더 나가서 야망이 있는 흑막으로 묘사된다면 아리스가 꽃길을 걷게 해주려고 자신의 돈과 권력을 써서, 회유와 반강제 협박으로 세이그로를 집어삼키려는, 본심은 페코까지 몰아내고 아리스를 대장으로 만드려는 빌런같이 나오는거 아닌가 생각함.
다만 후자는 인기있는 당주 캐릭터를 악역화하는 다소 위험한 결정일 수 있어서 그 정도로 막나가지는 않을거 같긴 해도, 적어도 치요가 다즐링을 회유와 협박으로 자기 손 안에 넣고, 다즐링은 거절했을때의 불이익과 손 잡았을때 앞으로 페코가 대장이 될 팀이 받을 혜택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치요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전개가 가능성 없지는 않을까 함. 치요의 캐릭터를 생각하면 대놓고 위협하지는 않겠지만 친절하게 웃으면서 "이런 불이익이 있는데도 반대할건가요?" 하면서 수동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겠지.
그리고 세이그로의 설정을 파보면 치요가 개입할 건덕지는 찾아볼 수 있음. 설정상 세이그로는 동문 OG회에서 후원을 많이 해서 전차도 팀에도 입김을 부는데, OG회의 꼰대 고집 때문에 세이그로는 돈이 많아도 다른 차종은 못 사고 처칠 마틸다 크루세이더 정도만 탈 수 있음. 하지만 이 설정이 유효하다면, 아리스가 센추리온을 끌고 온 시점에서 아무리 그게 시마다네 사유재산이래도 OG회와의 갈등은 불가피함. OG회는 아리스를 눈엣가시로 보고 센추리온도 자신들의 권위를 향한 도전 시도로 볼거라 안 좋아하겠지.
이때, 엄청난 재산과 권력을 가진 시마다 치요는 아리스에게 걸림돌이 될 OG회를 견제하기 위해 직접 나설 수 있는 사람임. 전차도계에서 치요만한 포지션의 거물이 나서면 OG회도 함부로 못할거니까. 더 나아가 치요 정도의 거물이면 OG회를 대신해서 자기가 돈을 대줘서 아리스가 다닐 학교에 대한 지배를 시작하려는 음모까지 꾸밀 수 있고.
이렇게 된다면 세이그로는 치요에 의한 권력증강을 받아 결승전이 조금이라도 더 빡세질거고, 아리스와 미호의 재대결이 집안 대결과 깊이 있게 엮이면서 더 임팩트 있고 의미가 있게 묘사될 수 있음. 또한, 치요가 이런 식으로 대립자 역할을 한다면, 반대로 시호는 미호의 조력자로 활약할 기회가 생기고, 미호를 어떻게라도 돕는 것으로 모녀가 다시 만나는 전개도 더 설득력이 생김. 한편으로는, 아리스와 전학과 시마다류의 개입으로 세이그로 내에서 갈등과 내분, 기강 해이가 시작되면서, 시마다 업그레이드까지 받아 초반에는 압도적으로 나온 세이그로가 자연스럽게 오아라이한테 패배하는 전개가 될 수 있음.
그리고 최종장 2화에서는 16강 첫 경기 직후 시점에서 아직 어디로 갈지 안 정했다던 아리스가 8강 끝나고 얼마 안 간 시점에 세이그로로 전학가는걸 결정했고, 전학수속까지 다 마쳤다는 사실도 뭔가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함. '13살 영재 여대생'이라는 아주 특수한 케이스인 아리스가 전차 1대까지 가져가는데도 전학수속 절차가 빨리 끝난 것도 치요가 뒤에서 손을 써서 그런게 아닌가 함. 학교 입학처와 문부성이랑 전차도 연맹에서 치요한테 반대하지 못할거고, 엄청난 빽이 있는 아리스 관련 작업에 특별히 신경을 썼겠지.
세 줄 요약: 물섬이 럽작과 전개 겹친다고 한 것이 치요의 행보와 관련이 있는거 아닌가 함. 럽작에서 보여준 치요의 캐릭터성이 극장판때 행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거든. 당주들이 그동안 럽작이랑 동인지에서 망가지고 화보 일러 나오면서 좀 우스워진 감이 있지만, 포지션 생각하면 결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고 특히 치요는 결코 공정과 양심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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