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적, 시간적 이유로 인해 도라를 거의 접기 전 스킬표
2008년부터 드럼매니아 3rd로 입문해서 이젠 스킬 신경 안쓰고 적당히만 즐기고 있는 건공로봇이라고 합니다.
혹시 저처럼 밴드에 입문하고 싶은 분이 있을까 하찮은 밴드 활동기를 적어보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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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킬표 보시면 아시다싶이 그냥 흔한 더블킥 좋아하는 빨그라였습니다.
그런데 환경이 바뀌다보니 마음의 여유도 없고, 지갑은 가볍고, 거리는 멀어지고, 도라는 치고싶고 하다보니
아예 밴드를 들어가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부 졸업 1년밖에 안남은 상태에서 바로 대학교 안에 있는 밴드 3개에 연락을 다 넣어서 오디션 안보고 받아주는곳으로 입부했습니다.
그렇게 꿈에 그리던 실드럼을 눈앞에 두고 평소에 쳐보고 싶었던 곡을 혼자서 연주해보려는데...
이게 왠걸
도라를 갈길때 상상하던 그런 이쁜소리는 어디가고
왼손/오른손의 타격강도는 달라서 스네어음은 다 뭉개지고
박자는 들쭉날쭉에
탐탐의 각도는 생각보다 낮아서 때리라는 곳은 안때리고 겉부분을 때리질 않나
킥의 감도는 전자드럼이랑 달라서 기존 도라 밟던거보다 굉장히 강하게 밟아야 들어줄만한 소리가 나더라구요...
환장하는줄 알았습니다.
7~8곡들을 올콤을 눈앞에 놔두던 상황이라 엔간한 노래는 무리없이 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저 초보 드러머나 다를 바 없었습니다.
자괴감이 살짝 들 무렵
코악물고 기초부터 드럼 선배한테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제트스틱 안나는 드럼스틱 그립법 / 스네어 타격방법 / 스틱 강약조절 / 필인 / 고스트치는방법 / 림샷( "그" 타격 말고 진짜 림샷) 등등...
재미없는 드럼패드에 타격연습도 해보고
four-leaf 같이 간단하고 재밌는 6짜리 노래를 채보로 띄워 연습도 해보고
쉬운노래 그냥 이어폰 하나 꽂고 그루브 느껴가며 제 스타일대로 쳐보고
수업 끝나면 아무도 없는 동아리방 드럼 앞에 앉아서 네시간이고 다섯시간이고 혼자 연주하고..
그렇게 한달 반 쯤 되니까 이제서야 들어줄만한 소리가 조금씩 나기 시작했습니다.
도라하던 짬 어디 안가는지 탐돌리기, 필인 같은건 탐탐들 각도 외우니까 생각보다 수월하게 들어가더라구요.
그리고 이쯤부터 동아리에서 여름방학 클럽공연 할 팀원을 모집합니다.
부원을 여러명의 팀으로 쪼개서 각자 취향에 맞는 노래를 6곡정도 선곡하고, 2달 정도 연습하고 클럽에서 라이브를 진행하는 식이었습니다.
음악취향이 비슷한 팀원을 모으고, 원하는 노래를 정하고, 함께 몇달동안 매주 두번씩 몇시간이고 모여서 세션하고, 밥도 술도 같이 먹고..
헌데 세션연습부터 굉장히 신경쓸게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단순 내 드럼연습이면 내가 조금만 더 연습하면 되는 문제라 간단한데,
부원들 실력도 다르고, 파트별 강조포인트도 다르고, 이쁜소리를 낼 수 있게 노래도 조금씩 바꾸고 하는게 연주 말고도 손이 정말 많이갔습니다.
세션을 배려하는 연주, 메트로놈같은 박자감각, 등등
세션 연습전에 드럼 악보를 전부 외워둬야하는 건 권장이 아니라 필수였구요.
서로 손발을 맞춰야 하는데 잘 안맞춰지니까 공연 전까지 조급함은 더해지니 애꿎은 연습만 또 주구장창 합니다.
그리고 리허설. 또 연습.
실수하면 어떻게 하지, 박자가 틀어지면 어떻게하지, 세션은 잘 맞춰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만 가지고 있다가
공연 당일. 라이브 홀을 들어가는 순간 걱정과 긴장보다는 묘한 흥분에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처음으로 공연을 할 곳이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들뜨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제 데뷔무대와 함께 퍼스트를 장식하는 저의 팀은 성공적으로 연주를 마무리했습니다.
다들 평소의 실력 이상을 뿜어내는 세션 부원들과, 북적이며 호응해주는 관중, 그리고 연주자를 비추는 조명은 말로는 형용하기 어렵네요.
이 공연 1시간을 위해 연습한 몇십시간이 매우매우 보람찼고, 너무나도 즐거웠고, 뿌듯함과 흥분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인생의 다시 없을 즐거움이었고, 아직도 간간히 이때의 촬영분을 돌려보며 그때를 떠올리곤 합니다.
그렇게 남은 반년동안 밴드에서 활동을 계속해서 총 두번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쳤습니다.
지금은 비록 취준생이라 또 바빠서 밴드와 도라 전부 못하고 있지만, 취직 이후에는 또다시 직장인 밴드에 가입해서 드럼과 보컬 공연을 하고 싶네요 :)
기회가 되신다면 도라갤 여러분도 기타, 드럼, 보컬, 베이스, 키보드 등등 어떤 악기라도 좋으니 밴드를 결성해서 이런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3줄 요약
1. 실드럼 진짜 겁나 재밌다. 님들도 꼭 했으면 좋겠다.
2. 도라하던 버릇으로 실드럼한테 덤볐다가 개 깨지고 기초부터 오지게 연습했다.
3. 세션은 생각보다 어렵다.
저도 실드럼 배울때 3달동안 스네어 림샷이 마음대로 안쳐져서 고생좀 했습니다 메트로늄 맞추는것도 힘든데 세션가지 하셨으니 정말 존경할따름..
저랑 비슷한 케이스네요 ㅋㅋㅋ 확실히 기본만 생기면 도라짬이 엄청 도움은 됩니다
꽤 오래 안보이시던데 이런 멋진 현생을 살고계셨군요 너무 멋있어요
저는 반대로 드럼을 취미로나마 밴드활동을 11년 가까이 하다보니 도라 할때 오히려 어려운점도 많더라고요 ㅋㅋㅋ
머싯어요 - オンゲ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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