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A 정보통신용어사전: http://terms.tta.or.kr/mobile/main.do


근데 'inheritance'를 검색하니, 용어 사전에는 '계승'이 나오고 TTA 표준에는 '상속'이 나오네.


난 번역어 통일이 안 된 점도 문제지만, 번역조차 안 된 용어가 많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해. 물론 전문 용어의 번역 자체를 하지 말자는 사람들한텐 이런 현실이 문제가 아닐 수 있지.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니 번역어를 쓸지 말지는 각자가 정하면 돼.


내 생각은 이래. 만약 우리나라가 영어를 공용어로 인정할 만큼 한국어 못지않게 영어가 널리 쓰이는 나라라고 가정한다면, 전문 용어를 원어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이 괜찮을지도 몰라. 하지만 한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잖아? 전문 용어만 영어고 나머지 단어는 한국어인 문장을 너무 자주 쓰다 보면, 영어도 아니고 한국어도 아닌 '혼종 언어(混種言語)'로 소통하는 사례가 전문 분야 말고도 일상생활에서도 늘어날걸?


예를 들면 "교사 자격증을 따려고 공부하고 있어."라는 말하는 대신에 "Teacher's certificate을 따려고 공부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현재보다도 더 많아질 수 있단 얘기야. 어느 분야에서만 영어 용어를 그대로 쓸지 확실히 제한하지 않으면, 멀쩡한 한국어 단어 대신에 영어 단어를 쓰는 현상이 전문 분야 바깥에서도 더 자주 일어날 거야. 이와 비슷한 사례는 이미 다들 경험한 적 있지 않나?


한편 전문 용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는 (1) 토박이말(순우리말)로만 번역하려는 사람이 있고, (2) 한자도 활용해 번역하려는 사람이 있지. 난 사람들에게 너무 낯선 토박이말은 억지로 쓰지 말자고 주장하는 쪽이야. 어떤 단어는 토박이말보다 한자어가 훨씬 더 자주 쓰여. '얼개'와 '구조(構造)' 가운데 어느 단어가 더 자주 쓰이는지 생각해 봐.


"비슷한 뜻을 가진 여러 단어 가운데 무엇이 언중에게 더 친숙한가?"라는 물음의 답을 객관적으로 찾으려면, 말뭉치[corpus] 같은 자료를 만들어 통계 분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근데 내 전공은 항공 우주 공학이지 언어학도 통계학도 아니니, 난 아직 이런 일을 할 능력이 전혀 없어. 그리고 내가 보건대 이런 일을 하려는 사람은 이공계 분야에 딱히 없는 거 같아.


어쨌든 내가 수학과 컴퓨터 과학 분야의 용어를 혼자서 번역하고 이를 기록한 문서를 따로 보관하고 있는데, 나중에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바꿔서 다듬고 공개할게. 포스트그레스큐엘(PostgreSQL)을 배워야 되는데, 지금은 다른 거부터 공부해야 돼서 곧바로 시작할 수 없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