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끼워 팔기 같은 이슈가 있긴 했지만, 처음 IE가 시장을 장악한 건 기본적으로 상대적으로 경쟁하던 넷스케이프에 비해 좋은 브라우저 였기 때문이었다.


난 넷스케이프로 인터넷 처음 시작했고 모양도 더 예뻐서 (스피너가 멋있었지...) 애착이 좀 있었는데, 그래도 객관적으로 보면 넷스케이프 4.x가 IE 5/6에 비해서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거든.


MS는 당시에 지금은 사장된 이런 저런 신기한 기능을 IE에 많이 넣었는데, 개발자가 편하고 신기하다고 멋모르고 쓰면 IE에 종속되게 하는 그런 전략이었다. 근데 이 것도 MS만 욕할 건 아닌게, 그 땐 웹표준을 따지던 시절이 아니라 넷스케이프도 똑같은 방법으로 마구 잡이로 HTML이나 자바스크립트(참고로 그 때 '자바스크립트'란 넷스케이프 전용 스크립트를 말하는 거고, IE는 'JScript'라고 했음)를 확장하던 시절이니 참작의 여지가 있지. 넷스케이프도 자바스크립트에 blink나 layer 같은 전용 태그 넣고 했으니 그냥 다들 비슷한 전략을 했는데 MS가 좀 더 뛰어났다고 봐야겠지.


여튼 내 기억에 IE6부터 MS가 시장을 확실히 장악하기 시작했는데, IE6은 이야기만 해도 치를 떠는 개발자가 많겠지만, 나온 시점에서 보면 꽤 괜찮은 브라우저였다. 웹표준을 안지킨다고 하는데, IE6 이전 시점엔 어차피 그런 거 무시하던 분위기고, 또 당시 IE는 넷스케이프보다 오히려 표준을 잘지키는 편이었어.


웹 표준 면에서 당시 IE의 문제는 사실 표준을 안지키는게 아니라, 문서 같은데 표준에 IE 전용 기능을 은근슬쩍 끼워 넣어서 개발자들이 멋모르고 쓰다보면 IE 전용 사이트를 만들게 된다는 거였지. 뭐 CSS 표현식이라던가, DOM 아이디를 바로 참조한다던가 그런 소소한 것들이 다 그런 전략이었다.


여튼, 그렇게 IE가 시장 장악했는데 그러고 나니 MS가 사실상 IE 개발에 손을 놔버린거야. 그래서 향후 5-6년 간 버전업이 안됐는데, 그 사이에 넷스케이프가 모질라(지금의 파이어폭스)로 부활한거다. 당시 리눅스에서 어쩔 수 없이 망해버린 넷스케이프 쓰던 나 같은 사람한텐 엄청 반가운 소식이었고, IE6에 비해 월등한 성능/기능 때문에 타 플랫폼에서도 급격하게 사용자가 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MS가 위기감을 느꼈는지 갑자기 새 브라우저를 만들겠다고 하더니 IE7을 내놓는다. IE7이 파이어폭스에 비해 좋은 브라우저인지는 모르겠다만, 그렇게 5년 이상 방치하다가 단번에 비슷한 수준 브라우저 내놓는 건 대단하긴 한 것 같다. IE8에 이르러서는 웹 표준도 상당히 따라 잡았는데, 그래도 리거시 코드의 한계가 있었는지 결국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엣지/크로미엄으로 전환한거지.


여담인데, 난 크롬이 파이어폭스를 따라 잡은 것도 구글이 대단해서인 것도 있지만 리거시 없이 더 나중에 시작했다는 점이 큰 것 같다. 파이어폭스는 넷스케이프의 코드를 이어 받아서 출발한거니 아무래도 이런 저런 기술 부채가 쌓이지 않았을까 싶다.


여튼 리눅스 쓰는 입장에서 IE는 항상 악의 축이었긴 한데, 그래도 트라이던트 엔진 없어진다니까 좀 기분이 묘해서 그냥 적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