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피셜입니다)


다른 분야 연구자가 파이썬 공부할 때는, '만능 프로그래밍 언어' 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내 연구에 필요한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스크립팅 툴' 이라고 보는 게 더 좋을 때가 많음.


그래서 파이썬 강의는 자료형, 내장함수, 제어문 + 파일입출력 정도만 빠르게 훑고


바로 각종 라이브러리 사용법이나 데이터 전처리 같은거부터 시작하는게 좋다고 봄.


(클래스나 함수는 쓰다보면 어차피 익숙해짐. 사용자 지정 클래스를 만들 일이 없으므로, 그냥 이미 있는걸 가져다 쓰는거에 익숙해지면 됨.)


같은 맥락에서, 아나콘다 + 주피터 노트북을 깔고 시작하는 것보다


일단 파이썬 기초를 공부할 때는 생파이썬에 vscode만 가지고 수업하다가


필요한 라이브러리가 있을때마다 pip install 하고, 어떤 라이브러리가 좋을지 직접 깃허브나 구글에서 탐색해보고 하는게 더 좋은것 같음.


그렇게 했을 때 '언어 + 라이브러리 => 내가 필요한 연구에 사용' 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이 잡히게 됨.


내가 원하는 연구에 필요한 기술이 어떤 것이냐를 처음부터 끝까지 훝어볼 수 있음.


예를 들면 문과 연구자들이 머신러닝을 처음 배워보려고 할 때, 머신러닝 로직을 제외한 앞뒤 부분은 별로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데이터 전처리만을 위해 나온 라이브러리가 무지 많다는걸 보게 되면 '코딩' 의 중요성을 좀더 명확히 알게 됨.


리스트를 배울 때 생산성 없이 컴프리헨션 몇번 써보는 것보다 훨씬 동기부여도 되고, 개념도 좀더 잘 구조화되는거 같음.


무엇보다도, 아나콘다를 쓰면 CLI 툴에 익숙해지기가 힘듦.


GUI 프로그램은 파일 구조를 숨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컴공 비전공자가 컴퓨팅에 익숙해지기 힘들게 함.


CLI 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툴" 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연구를 좀더 수월하게 할 수 있게됨.


CLI 툴에 익숙해지면, 파이썬+라이브러리 를 일종의 "스크립팅 툴"로 생각하는 경험도 쌓임.


이런저런 면에서 아나콘다는 다른 분야 연구자가 파이썬에 입문할 때 그닥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음.


물론, 수업 초기부터 옆에서 꾸준히 같이 봐줄 과외선생님 같은 사람이 있을 때 얘기임.


나는 서울대 비컴공 박사과정 분들한테 머신러닝을 가쳐드리고 있어서 이런 글을 써봄.


(뇌피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