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한민국의 인터넷 발전은 김대중 정부의 전자정부 정책에 힘입은 면이 크다.

박정희가 강남 개발하던 것처럼 상당히 공격적인 방식을 취했는데, 일례로 일본/독일을 따르지 않고 동축케이블 대신 광케이블을 깔았다.

IMF의 여파를 벗어나기 위해 각종 벤처기업 진흥정책과 국민PC 사업 등 신기술 투자 정책을 가속화했는데 이것도 제대로 먹혀들었다.


2.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는 이러한 정부 주도 신산업 육성의 성공사례를 고대로 본딴 것이다.

이제나 저제나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가장 쉬운 방법은 정부 과제를 따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 효율성을 더하기 위해 개발한 것.


3. 문제는 대한민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구도가 SI 중심으로만 지나치게 편중되어있다 보니,

당연히 해당 프레임워크도 "SI스러운" 목적에 맞게 보수적이고 경직된 형태로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4. 사용 프레임워크와 밑바탕이 되는 기술들까지 전부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 하나로 통일되다 보니,

다양성이 죽어버리고 한국 소프트웨어 개발업계는 전세계를 상대로 한 개발 경쟁력이 퇴화해 버렸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전산 시스템을 만드는데, C 개발력에 한계를 느껴 코어 시스템 전체를 Java로 구축하기도 했다.


5. 그럼에도 아직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를 사용하지 않으면 취업하기도 힘들고, 회사 입장에서도 사람 구하기가 어려우니..

정말 참담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6. 표준기술은 막 만드는 게 아니다. 잘못하면 해당 산업 전체를 서서히 침몰시켜버릴 수 있는 강력한 족쇄가 되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