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모든 언어는 주로 쓰이는 생태계가 정해지고 network effect가 발생해야 메이저 언어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예컨데 파이썬은 데이터사이언스/딥러닝 같은 명확한 사용처가 있다. 10~20년 뒤에 이 영역에서 파이썬 생태계를 버리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게 될 것인가? 기존 라이브러리 안정성을 포기하는 비용 + 새 라이브러리를 작성해야 하는 비용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


러스트는 wasm 비롯한 일부 시스템 프로그래밍, 일부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사용되고 있는 듯 하지만 아직도 킬러 앱이 없고, 생태계를 확실히 잡았다고 말할 여지가 없다. 'rewrite in rust'만 하다가는 10년이 더 지나도 network effect가 발생하지 못할 것 같다.




두번째 쉽고 생산성이 좋은 언어가 '대중적으로 좋은' 언어이고 메이저이다.


'쉽다'라는 측면에서 파이썬은 뻔한 얘기니까 잠깐 다른 얘기로 가보자. 현재 arm은 x86 보다 값싸면서 비슷한 성능을 내고 AWS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으나, 아직도 대부분의 회사는 x86 인스턴스를 사용한다. 이유는 arm 써서 아끼는 비용보다 그걸 썼을 때 혹시라도 모르게 발생할 장애나 버그 수정, 라이브러리 대응 비용 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러스트는 성능 좋고 메모리 안정성도 뛰어나지만, 컴파일이 오래 걸리고 생산성이 좋은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선택할 수 없다. 즉 애초에 network effect가 발생하기 어려운 언어란 얘기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쉬운 언어인 고랭은 이미 클라우드 생태계에서 주류가 되었으나, 러스트는 아직 주류라고 할만한 게 없는 걸 생각해보면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설계적으로 좋은 언어는 계속 해서 등장할 것이다.


지금이야 러스트가 설계적으로 각광받아서 'rewrite in rust'가 시도되고 있다지만 10년 뒤에 다른 뛰어난 설계를 가진 언어가 등장한다면? 'rewrite in rust'는 잊혀지고 'rewrite in x'를 할 것이다. 생태계를 잡아 놓지 못한 언어의 현실이다. 물론 그렇다고 러스트가 아예 잊혀질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여러 함수형 언어들처럼 '아 그런 언어가 있대. 써볼 생각은 없음.' 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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