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퇴물이 또 등장.


지난번 잡글에 많은 추천을 주었더구나. 허허 고맙다.

질문한 친구도 있었는데 해당 내용은 자세히 본편 내용으로 다루어주겠다.


지난 스토리에 이어서 달려보자.


창틀을 닦아내는 와중에 창문턱에 재떨이와 함께 놓여져 있던 XX 스웨디시라고 적힌 마사지 업체의 라이터가 발견된다.

혼자 된 중년 남자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데.


혼자 산다는 건 여러모로 편리하고 어쩌면 더 많이 것을 누릴 수 있는 삶이 된다.

근데 문제는 더 나이가 들면 공허하고 재미없다.

결혼은 자유를 박탈 당하고 책임감이 더해지며 많은 고통이 수반되지만 삶이 재미있다.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에 가면 재밌는 성인용 어트렉션은 한번도 못 타지만

아이랑 손잡고 걷는 와이프의 뒷모습을 보는게 훠얼씬 재밌다.

이게 왜 재밌는진 모르겠지만, 내가 웃고 있으니 그게 재밌다는게 아닐까.


이 친구도 결혼을 하고 싶었겠지만 잘 안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노동집약적 청소를 하다보니, 평소보다 잡생각이 많아지긴한다.



세면대에 푸시업 배수구를 드라이버 같은걸로 찍어놧는지 파손이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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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대를 드라이버로 찍을 일이 대체 뭐가 있지 생각이 든다. 뭐.. 삶이 힘들었겠지..


철물점에서 푸쉬업 배관을 사온 후 기존의 배관 해체를 하기 위해서 푸는데, 풀리지가 않는다.


힘으로 안된다는 결론을 빠르게 짓고, 가질 수 없다면 부셔버리겠다는 간단한 마인드로

그라인더로 조각조각 잘라내서 드라이버로 조져서 부셔버린다.


크.. 역시 남자는 연장질을 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듯. 이래서 나이 들어서 목공취미를 하는구나!!

요즘 정신을 차려보니 디월트 장비가 쿠팡 장바구니에 한가득이다.


새 배관으로 갈아 끼우고, 누렇게 오염된 실리콘을 걷어내고 새로 실리콘 총으로 쏜다.


노가다를 하면서 이거 개발이랑 비슷한데? 라는 느낌이 들었다.


상가가 계약 되면 상가에 인테리어를 하고 가게를 오픈한다.

그러면 수 일에 걸쳐서 아재들이 나무 자르고 빠대 질하고 페인트칠 하고 전기배선하고.. 등등을 하지.


스타트업도 온라인에 서비스 점포를 차리는 일이라 어찌보면 인테리어랑 뭔가 구축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많이 느껴졌는데,

인테리어 노가다 아재는 초반에 기술을 열심히 배워두면 5년차쯤 되면 월 1천은 버는데,


개발은 글.....쎄?

불가능은 아니지만.. 솔직히 기술 노가다꾼들에 비하면 쉽지 않음.


아니 머리 쓰는 개발이랑, 몸쓰는 노가다랑 비교하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몸 쓰는건 대인, 일정 스트레스가 적고, 작업 난이도와 일정이 대게 명확하고

오히려 워라벨마져 더 확실하니, 노동의 측면에선 더 좋은게 아닌가? 싶을 때도 많다.


얼마전 집에 배관이 막혀서 하수구맨을 불렀는데 장비로 슬슬 넣어보더니 막힌거 보여주고.

고압세척으로 뚫고나서 1시간 정도에 30만원 받아갔다...

돈을 주면서 "아 나도 나중에 개발 못하게 되면 저런거 해야되나" 진지하게 고민 해본 적 있다.


우리집 인테리어 공사하면서 구글 Nest라는 온도 조절기를 달았는데

그때도 해당 기기는 설치 약간 전문지식이 있어야 해서 전문가 아저씨를 불렀는데.

보일러 슬러지 청소까지 야무지게 시키더니 그 아저씨도 1시간 남짓에 40만원 받아갔다...

저 아저씨 보니까 하루 3탕 뛰는 것 같던데...


나는 이제 퇴물이고 요샌 공부도 안하는 썩은 물이라

더이상 개발업에 대한 환상 같은건 없어진지 오래라서 저런 직업이 괜찮아보이고 그런갑다.



주방에 상판을 닦다가, 주방 싱크 상부장 맨 윗칸에서 또다른 물건이 출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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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미녹시딜!!


6개월분인데 안에 좀 남아있는 것 같아서 나도 좀 써볼까 싶던 찰나에 유통기한이 지나있다. ㅠ


근데..


전에 살던 분의 험난한 인생을 보며 대체 어떤 싸움을 해온걸까.. 숙연해진다.


결혼을 하지 못한 이유가 설마... ㅠ_ㅠ..


아무튼.. 직구 막히기 전에 나도 얼른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