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짤들과 같은 글들이 꽤나 보여서, 노력하는 건 좋은데 방향을 알고 노력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질문 받아보려고 한다.
300인 미만 중소 사이즈니까 중견/대기업이랑은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사람들 개개인이 서로 다르듯 회사들도 각자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니 그 부분도 참고해야 한다.
(SI는 SI에 맞는 인재를 구할 테고, 대기업은 직접 개발하기보다 하청주고 이를 관리하는 형식을 띠기 때문에 또 원하는 인재상이 다를 것)
우리 회사 내에서조차 SI 사업부와 R&D 사업부의 원하는 인재상이 크게 다르니, 내 의견도 결국 우리 회사의 R&D 사업부에 한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사업부는 회사의 기술적 브레인 역할을 담당한다.
다른 사업부의 업무 방식이 너무 오래되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문제를 분석하고 전략을 제공하거나, 나아가서는 솔루션을 기획하고 설계, 개발해서 제공하기도 한다.
이 부분은 백오피스 개발로 오해할 수도 있긴 한데 기존의 백오피스가 비효율적이면 그걸 없애고 다시 만들지, 개선할지를 고민하고 실제로 착수하기도 한다.
회사의 자사 서비스나 플랫폼, 또는 회사에 없던 신기술을 위해 브레인스토밍, 연구, 기획, 아키텍처 설계, 개발하는 게 주 업무다.
필요하다면 운영/유지보수도 관여하겠지만 대체로 운영의 효율에 관여하지, 운영/유지보수 업무 그 자체를 하진 않는다.
자주 보이는 키워드들 기반으로 질문/답변 몇 가지 구성해봤다.
Q. 학력이나 학벌, 전공 보나?
당연히 본다. 이 부분은 오해하기 쉬운 게, 어느 대학을 나왔냐를 놓고 어드밴티지를 주진 않는다. 이건 100%라고 말할 수 있는 게, 내가 위로 제출하는 보고서에 학교 이름은 아예 적지 않는다.
대졸 이상이거나 초대졸, 고졸, 중졸 여부는 개의치 않지만 대졸에 비해서 고졸이나 중졸은 더 빡센 자기 증명 의무를 지게 되기 때문에 이력서 판단이 쉬운 편이다.
대졸/초대졸 컴공 및 유사 전공자가 아닌 모든 지원자는 어떻게 살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를 본다.
이것저것 해보다가 등떠밀려 1, 2년 취업 준비한 사람들은 안타깝지만 전부 탈락한다.
컴공 및 유사 전공자는 그보다 유리하긴 하지만,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컴공을 갔거나 취업을 의식하고 간 케이스도 전부 탈락한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사업부에는 컴퓨터 관련 씹덕이 아닌 사람이 없다.
어릴 때부터 게임에 미쳐서 핵을 만들어보거나 해킹을 시도해봤거나 최소한 하드웨어 조작이나 레지스트리 조작, 매크로를 만들어서 어드밴티지를 얻고자 몸부림쳐본 경험 없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게임 얘기를 하거나 애니 오타쿠같은 얘길 해도 관심 갖고 이야길 듣고 그 사람이 R&D에 최적화된 성향의 사람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Q. 비전공 국비 출신은 어떤가
국비 교육은 채용을 결정하는 필수 요소가 아니게 됐다. 나머지 부분들이 충분히 채용할만한 사람이라고 판단이 되어야, 비슷한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좀 더 낫겠다고 판단하는 정도로 쓰인다.
예를 들면, 백엔드 포지션으로 면접을 보러 온 사람이 이미 다른 부분에서 웬만한 사람들 다 제끼고 경쟁자가 두세 명 남은 상황에서 AI 관련 6개월 과정을 이수했다?
단순 수료가 아니라 배운 걸로 정말 유용한 것들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봤다?
이런 케이스에서는 국비가 분명히 의미가 있다.
반대로, 고등학교 문과 졸업 후 국문학과 들어가서 군휴학 2년에 셀프휴학 1년하고 졸업 후 1년 이상 공백기도 있는 상황에,
갑자기 자바스프링 6개월 과정 들어가서 학원에서 시킨대로 6개월 열심히 잔디 심고 영화관 어쩌고 등등을 포폴로 만든 다음,
수료하고 나서 '성장하는 개발자' 적어놓고 본인이 얼마나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주도적인 사람인지 주르륵 나열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몇 년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 시장은 구인배수에서 볼 수 있듯 인재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서 정말 지리는 엣지포인트 없으면 비전공 국비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본다.
Q. 요즘도 자소서를 보나
보긴 보는데 1차 서류 검토 때는 거의 안 본다.
솔직히 자기 손으로 몇자 끄적이고 채찍피티 돌려서 나오는 자소서라는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크게 의미가 없다.
물론 내가 그걸 꿰뚫어보는 대단한 능력이 있다는 건 아니고, 다만 이력서를 하루에 100개씩 보기 때문에 GPT 특유의 문체가 반복적으로 보일 뿐이다.
어차피 길고 멋들어진 글은 GPT 안쓰고 손수 자소서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GPT 딸깍으로 때우지말고 문체나 내용 보기 좋게 다듬는 정도는 해주는 게 좋다고 본다.
물론 GPT가 돌려서 내놓은 장문의 글을 시간들여 읽고 싶진 않기 때문에 너무 무성의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두세 줄 짧게 핵심만 전달하는 자기소개도 긍정적이리라 생각한다.
Q. 경쟁률 얼마나 되나
우리 기준으로도 150:1 ~ 200:1 정도 된다.
주변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쪽 지인들한테 물어보니 그쪽도 거의 비슷하더라. 아마 뽑는 사람이 더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념글중에 웹땔감 경력자 취업 후기 이 글이 그나마 제일 현실적인 것 같아서 링크 들고 왔다. 면접 보러가기 전에 참고하면 좋을 듯?
그 외에도 궁금한 점 있으면 댓글로 남겨줘
고졸은 아무리 자기증명해도 의미없지않음? 고졸이잖아
최근에 2명 뽑았는데 둘중 하나가 고졸임
좀 취업목적으로 온거 티나면 일할때 문제되나 별로 차이 없을것 같은디
무엇을 하는 곳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전 직장에서는 취업 목적으로 준비했어도 그 준비가 충분하고 영어도 잘하면 가산점을 줬는데(외국인들도 있어서) 지금은 그럴 일이 전혀 없음. 해외 사업은 규모도 훨씬 커졌는데 전략기획이 별도 사업부로 있다보니 그쪽은 석박사들 수두룩해서 R&D 센터에는 필요없다. 학교에서,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국영수 공부 열심히하고 숙제 착실하게 해온 사람보다 탈선하더라도 창의적이고 자기 주관 있고(경직된 형태의 고집을 말하는 게 아님) 토론을 통해 정반합으로 결론을 도출하고 이를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지적 인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창의 창의 부르짖으면서도 까라면 까야지를 동시에 요구하다보니 이게 잘못되어가는건데, 창의적인 사람은 그 반대의 사람 밑에서 일하다보면 정신적으로 고통받게 된다(이건 인간관계같은 문제가 아니라 지적 복잡성에 대한 문제)
본인이 창의적이고 자기 주관이 분명하고 그 논리를 명료하게 정리해서 말할 수 있고 논리의 맹점을 수정해나가는 사람이, 사회가 요구하는 보편적 인재의 틀 밖으로 밀려나게 되었다면 우리는 능히 그런 사람을 데려와서 쓰려고 하는 것. 아무 생각없이 놀고먹는데 취한 비행 행동들을 좋게 보는 것은 아님.
맞다 상명하복하는 창의적인 사람은 존재할 수가 없다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거임..
신입 면접 3개잡혔는데 보통면접까지 부르는 비율이랑 떨어지는비율 얼마나됨 - dc App
내 기준으로는 50:1
운이 좋았넹,, 그럼 기술면접이랑 컬처핏에서는?? - dc App
싫어하는 지원자 있으까?? - dc App
아 미안하다 급하게 외출한다고 제대로 못읽고 대답했네 부르는 비율이 50:1이고, 기술면접에서 패스하는 비율은 2:1이나 3:1정도.
좋고 싫은 건 딱히 없는데,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뻔한 이력서는 굳이 더 읽어보지 않긴 함.
아 ㄴㄴ 면접에서. 기술적인건 당연하고 후배로 들어오면 좋을거같은사람? - dc App
ㄱㅅㄱㅅ - dc App
이건 뭐 뻔한 대답이 될 것 같은데 꽉 막힌 사람보다 개방적인 사람, 자신감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것, 대화가 안되는 사람보단 되는 사람, 무책임한 사람보단 책임감이 강한 사람 등등
ㅋㅋ 당연하군 - dc App
@이끼 형님 혹시 질문 받으십니까..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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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 하다보면 내가 감히 판단해도 되나 싶은 경력을 가진 CTO 급의 사람들도 평가하게 되는데 나이나 성향, 커리어 핏, 몸값 생각해보면 이런 사람들조차 취업 문턱 넘기가 어려워서(물론 눈높이 낮추면 쉽겠지만) 취업용으로 단기 훈련과정 같은 건 지금 시장에서는 생존하기 어렵지 싶다. 이력서 보면서 좀 안타까움. 몇년전 수요 넘칠때였으면 신입으로 쉽게 들어갔을법한 사람들도 많아서.
뭐.. 그 사람들도 결국 자기 밥벌이 하는거지 숭고한 사명감 갖고 하는 건 아닐 테니까 ㅋㅋ 오히려 국비들 찍어낼때 강사하던사람들이 돈 벌었다는 소문이 작년부터 돌았는지 아예 코딩 강사를 키우는 학원도 있던데?
드랍한 이력서중에 아쉬워서 기억남는 이력서는 전공보단.. 학교 중퇴하고 자영업을 4년 반을 하고 온 20대 후반 남자였음. 아무리 망했어도 장사 4년 반 했으면 1년 사이클을 네 번 돌린거라 어지간한 경험은 다 튀어나올거라서 설렜는데 같이 일할 수 있는 준비가 너무 부족해보여서 아쉽게도 면접을 못봤던
그럼 뭘 하는게 가장도움될깡ᆢ - dc App
뭘 어떻게 해왔는지 사람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는거라,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그런 답은 없음.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시기라.
깃주소드리면 한번 봐주실수있나요
ㅇㅋ - dc App
방명록에 남겨놨어요!
방명록은 알림이 안떠서 이제 봤음 쏘리 1. 뭘 보여주고 싶은건지 모르겠음. 코드를 모르겠다는게 아니라 어떤걸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고 싶은 건지 모르겠음. 2. 이건 부탁받은거라 일부러 더 들여다봤지만 실제 취업시장에서는(여기까지 부탁한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들여다보지 않기 때문에 Repo 맨 앞 README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육하원칙, 최소한 What/Why/How 3가지는 들어가있는게 (포폴이라면) 좋을 것 같음.
난 어차피 걍 티오 있으니까 뽑으라는 수준이고 지금 파트에도 몇명 필요 없어서 저경력은 후임 가르친다 생각하고 뽑자 주의인데 신입이건 경력이건 flow에 대해서 생각하고 일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이 없음... 하다못해 솔직하게라도 얘기했으면 좋겠는데 ㅋㅋ 말 잘 들을 것 같은 애는 뽑기 쉬운데 지 생각이 있고 곤조가 있는 애들은 오히려 뽑기 어렵더라
정확히 이거지. 그냥 시키는대로, 말잘듣는 애들은 넘친다. 나도 연구소 아니었으면 그런 친구들 뽑는게 리스크 적어서 좋았을거같음. - dc App
고맙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