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었다. 빗소리 들으며 글 적어본다.
그동안 여러 일을 해왔는데, 문득 개발자로 살고 있는 지금의 내가 가장 크고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침 일찍 등교해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던 시절, 자존감이 바닥이었던 중학생 때, 인간관계에 매몰됐던 대학 시절, 일일 노가다, 과외, 군대, 알바, 연구, 인턴까지. 육체적으로 훨씬 고됐고 노동 시간도 길었으며, 말도 안 될 만큼 적은 돈을 받던 그때가 이상하게도 덜 스트레스 받으며 살았던 것 같다.
가장 좋은 환경에 놓인 내가 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지 의아했다. 단순히 내가 배가 부른 것일까? 어쩌면 환경이 좋아졌음에도 스트레스가 더 커졌다면, 거기엔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내 일이 대체 뭐기에...
라는 생각을 하다 문득, 내 업무가 코딩보다는 토론과 시스템 디자인에 치중되어 있다는 의외의 포인트를 떠올렸다. 대학 시절 전공 수업 몇 개를 듣고 면접을 준비하던 과거의 나는, 개발자가 되면 그냥 코드를 짜는 일만 반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 업무는 완전히 달랐다. 코딩이 업무에 포함되긴 하지만(현재는 agent가 90%), 그보다는 시스템 설계와 그 취약점 보완, 그리고 내 제안과 설계가 유효함을 어필하는 데 훨씬 많은 시간을 쏟고 있었다.
그저 코딩이 아닌 나만의 구조를 만드는 일.
그제야 내가 왜 개발일을 하며 이렇게 힘들어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나만의 논리로 타인을 설득하고, 그 논리 구조를 코드로 구현해 작동을 증명해내야만 했기 때문이다.
때로는 옳고 그름이 명확한 선택도 있지만, 때로는 여러 선택지 사이의 장단점을 비교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전자의 경우 정답이 정해져 있기에, 올바르지 못한 답을 팀에 제시하면 내 논리는 공격받는다. 내 논리도 무너지고 평판도 함께 무너지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옳고 그름이 없기에 더 치열하게 나의 논리를 만들어 선택하고 변호해야한다. 만약 제 몫을 못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 결국 어느날 hr과의 대화 이후 직업을 잃을 것이며, 설령 1인분 이상을 해내더라도 대량 해고의 파도 속에서 내가 쟤보다는 낫다는 사실을 보여주지 못하는 순간, 혹은 ai에 의해 직업을 잃을 것이다.
결국 이 직업은 단순히 코드를 짜는 일이 아니라, 논리를 사용해 말과 텍스트로 싸우는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던 중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중고등학교 시절, 여러 영화나 소설, 게임 등을 보며 나도 저 주인공들처럼 멋지고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 했었다. 특히 논리와 화술로 승리하고 약자를 돕는 변호사나 탐정 같은 지능캐들이 멋있었다. 나도 저런 주인공이 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단걸 알기에 포기했다.픽션 속 주인공과 비교되는 내 모습이 싫을 정도였다.
아.
깨닫았다. 어쩌면 사실 나는 내가 그토록 동경하던 주인공 같은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나만의 논리를 세워 증명하고, 타당하지 않은 논리에 맞서며,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해가는삶. 줄곧 스트레스로만 여겼던 내 일이, 실은 현실에선 불가능할 거라 믿으며 상상만 했던 바로 그 행복한 일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런 논리가 그저 별것도 아닌 개꿀빠는 직업으로 뭐 특별한척 코스프레하는, 그저 중2병적인 상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떠하리. 나는 나만의 정신 승리 논리를 완성했고, 2026년의 나는 내가 동경하던 그 삶을 더 즐겁고 행복하게 살 것이다.
Ai로 썻나?
쓰고 제미나이로 씻음
스트레스 많이 받았네
스트레스많이받을거야 고뇌많이된다
이럴때마다 혼자 개발하고 싶어 돈 많이 벌면 혼자 개발해야지
나는 업무 A-Z 전부 떠넘긴다이제 나는 돈벌 궁리만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