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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연합뉴스에서 참여해주셨습니다.

아래는 사회복무요원노동조합측에서 낭독한 기자회견문입니다.

사회복무제도 즉각 폐지하여 ILO 제29호 협약 이행하라.

우리는 모두 자유롭게 태어났습니다. 우리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예외적으로만 제한되며, 그 경우에도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합니다. 정부는 국방의 의무라는 미명하에 공익근무제도 그리고 사회복무제도를 1995년부터 30여년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무는 국방의 의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그 본질은 군복무가 부적합한 것으로 판정된 신체검사 4급 대상자들을 아무런 헌법적 근거도 없이 군복무자들과의 형평성만을 위해 국방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공공기관, 학교, 심지어는 민간기관에서 20대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사회복무제도는 정당한 보수를 주고 노동자를 고용해야 하는 고용주들의 인건비를 아끼고자 하는 욕구와, 국민의 노동력을 원칙적으로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는 국가주의적 징병제의 폐단이 만나 생긴 기형적인 제도입니다. 이는 비단 사회복무요원 뿐만 아니라, 현역병들에게도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수해복구, 농촌 지원 등에 강제로 동원되는 이른바 ‘대민지원’은 국방이라는 이름표만 달면 국민의 노동력을 무상으로 착취할 수 있다는 국방부와 정부의 잘못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이 역시 강제노동으로서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고, 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국방의 의무는 군사적 목적으로만 한정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무제도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도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지난번 발생한 N번방 사태의 공범이 사회복무요원이었음은 잘 알고 계실겁니다. 또한 특수학급, 장애인 시설 등에서 사회복무요원에 의한 폭행 사건 등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들 개인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나, 그 근본적 원인은 아무런 자격도 없는 무자격자들을 공공기관, 장애인 시설 등 민감한 시설에 배치한 이 제도에 있습니다. 그간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정부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정부도 공범입니다. 정부의 개선입법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곳곳에서는 사회복무요원의 개인정보취급, 업무범위 외의 노동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제도를 없애지 않는다면 민감한 행정 기록의 유출 위험, 사회적 약자와 무자격자의 위험한 동거는 계속될 것입니다.
작년 정부는 국제노동기구 ILO의 핵심 협약 중 하나인 제29호 강제 또는 의무노동에 관한 협약을 비준하고 국회는 이에 동의했습니다. 이에따라 올해 4월20일 협약은 발효됩니다. 이로써 국가는 더 이상 사회복무제도의 모순을 방치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ILO 협약이 강제노동의 정의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벌의 위협하에서 강요받았거나 자발적으로 제공하지 않은 모든 노동이나 서비스”
복무이탈 시 형벌을 받게 되는 사회복무요원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한편, 협약은 예외로서 “전적으로 군사적 성격의 작업”을 제외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역병의 군복무를 의미하며, 사회복무요원에게는 적용의 여지가 없습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여, ILO협약을 비준한 직후 병역법을 손봤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매우 기만적이었습니다. 개정 병역법은 사회복무 대상자에게 현역병으로 입영할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사회복무요원에게 선택권을 줌으로써 강제노동협약 위반 소지를 없애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더 나쁜 선택지를 주고 자발적 선택이라고 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인정할만한 궤변입니다. 길거리 깡패가 맞고 돈 내놓을래 그냥 내놓을래라고 해서 돈을 줬다고 해서 자발적인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러한 행태는 국민들의 수준을 무시하고,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것으로써 결코 ILO협약의 이행으로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ILO협약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해 사회복무제도를 즉각 폐지하거나 정 자발적 선택을 강조하고 싶다면 모든 현역병에게 사회복무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선택지는 두 가지뿐입니다. 정부는 선택해야 합니다.
국회 또한 ILO제29호 협약 비준동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킨 데 대한 책임을 온전히 져야 할 것입니다. 협약 비준에 동의하면서 이러한 모순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며, 알고도 방치했다면 무책임한 것입니다. 협약 비준에 책임 있는 거대 양당과 노동자의 정당을 자처하는 정의당은 즉각 이 문제를 검토하고 후속 입법을 진행하십시오.
우리 사회복무요원들은 노동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입니다. 노동하는 자가 노동자가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입니까. 우리 동료들은 현장에서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위험에 직면하지만,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의 직장내 괴롭힘 조항의 보호도,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 끔찍한 것은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이들은 자유롭게 근무지를 바꿀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바로 어제 사회복무요원은 병역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려되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군인도 노동자도 아닌 우리의 위치를 국가로부터 공인받게 되었습니다. 노동자에 대한 보호를 포기한 고용노동부의 결정을 규탄합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 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고 정의할 뿐입니다. 근로자가 될 수 없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역법을 적용받는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반려하고, 노동자가 될 수 없는 직업을 만들어낸 노동부와 병무청에 그 책임을 묻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노조법,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지위를 쟁취하고 부당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으로 병사 월급 200만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회복무요원은 200만원의 기본급에 식비, 교통비를 더해서 받게 됩니다.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사회복무제도의 완전 폐지로 연간 1조 5000억원의 국방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치료가 필요한 6만여명의 사회복무요원들이 제때 치료를 받고, 질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2020년 이미 한 해 소집대상자의 44퍼센트가량인 1만5천명 이상의 사회복무대상자들이 장기대기사유로 복무가 면제되었습니다. 이미 현역병과의 형평성을 따질 실익은 크지 않습니다. 사회복무제도와 같은 기형적 제도가 생긴 것은 근본적으로 착취적인 징병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는 감소추세에 있어 징병제가 유지 가능할지 불투명합니다. 정부는 사회복무제도의 폐지를 시작으로 모병제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군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인권침해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20대 청년들의 경제활동을 통해 국가경쟁력도 높이는 방법일 것입니다.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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