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6일에 25연대 1교육대 3중대로 입소해서 수료까지 다 마치고 나왔음. 소대랑 분대까지 말하면 특정이 너무 쉬워져서 그냥 중대까지만 말함. 


입영

일단 캐리어 질질 끌고 입영심사대로 들어가면 거기서 제일 먼저 신속항원검사를 받음. 여기서 하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떠도 귀가 권고만 할뿐 강제로 집에 보내지는 않는데, 어차피 입영하고 며칠 뒤에 받는 1차 PCR에서 양성 뜨면 얄짤 없이 귀가조치 되기 때문에 신속항원에서 양성 떴으면 훈련소에서 며칠 더 썩다가 귀가조치 당하지 말고 집 가서 보건소 PCR 받으셈. 신속항원검사까지 마치면 간단하게 군법교육을 받음. 근데 뭐 별건 없고, 정상인이라면 당연히 안 하는 거(폭행, 성군기 위반, 집단따돌림, 인격모독 등) 하지 말라고 알려주는 거라 그냥 상식교육이나 마찬가지임. 그리고 니가 입영심사대에서 앉아서 대기하는 동안 너랑 같은 줄에 앉아있는 놈들이 생활관 동기가 될 확률이 존나매우 높은데, 슥 보고 좀 싸하게 생긴 애 있다 싶으면 눈치껏 자리 옮기셈. 난 대충 보니까 다 겉보기엔 멀쩡해보여서 그냥 있었음. 


소속(연대는 어차피 지역따라 갈리는 거니까 상관 없고, 중대랑 소대, 분대가 여기서 정해짐)이랑 교번을 부여받고 나면 나라사랑카드를 단말기에 찍음. 그 단말기에 나사카 찍는 순간 니 신분은 이제 민간인이 아니라 군인으로 바뀌는 거라 나사카 찍기 전엔 집 가고 싶다고 하면 그냥 보내주는데 나사카 찍고 나서는 절차가 생겨서 좀 오래 걸리고 또 까다로워짐. 니가 무조건 집에 가야 할 중요한 사유가 있다면 카드 찍기 전에 꼭 말해야 함.


그렇게 카드까지 찍고 나면 한시간 정도 더 멍때리다가 분대장들(조교) 인솔 하에 니가 앞으로 21일 동안 생활하게 될 연대 건물 내 생활관으로 캐리어 끌고 이동하게 됨. 연대 건물 들어가기 전까진 휴대폰 본다고 딱히 뭐라고 하진 않으니까 너무 튀지 않는 선에서 지루하면 휴대폰 좀 눈팅해도 됨. 21일 동안 제대로 못 볼 거니까 그때 많이 보는 게 좋다. 



동화기

입영 첫날부터 3일 정도까지는 동화기라고 해서, 훈련병들이 훈련소 생활에 적응할 시간을 좀 줌. 근데 동화기라고 해서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니고, 그냥 군인 신분일 때 처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거 좀 알려주고 끝임. 동화기 동안은 보통 생활관 동기들이랑 아직 말을 좀 덜 텄을 시기라서 이때가 진짜 시간 존나 안 감. 읽을 책 두세 권 정도 가져가면 좋음. 아직 말도 못 텄는데 시키는 것도 없어서 책 보는 게 그나마 시간이 좀 잘 감. 2일차 때 1차 PCR 받을텐데, 1차 PCR에서 양성 나오면 바로 귀가조치 당하고 훈련소 다시 와야하니까 니가 좀 쫄린다 싶으면 입영하기 전에 PCR 검사 먼저 한 번 받고 가는 걸 추천함. 병무청에서도 안내문 쏴줄텐데 그거 보건소에 보여주면 무료로 받을 수 있어서 손해는 안 봄. 근데 난 씹아싸라 코로나 걸릴 일이 없어서 그냥 안 받고 감 ㅋㅋㅋㅋㅋ



1주차

슬슬 생활관 동기들이랑 말을 트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훈련도 시작함. 1주차 초기에 신체검사가 있는데, 키나 체중 같은 걸 재는게 아니라 소변검사(당뇨)랑 흉부 엑스레이(결핵) 찍음. 결핵은 나올 일 거의 없고 당뇨가 문제인데, 여기서 소변검사 재검 뜨면 지구병원 가서 소변검사를 다시 받아야 되는데, 여기서 특정 수치를 넘기면 바로 귀가조치임. 물론 훈련소도 다시 와야 됨. 만약에 니가 돼공이거나 당뇨공익이면 1주차 신검때 조심하는 게 좋음. 내 생활관 동기는 여기서 당뇨 수치 너무 높게 나와서 귀가조치 당함. 


그리고 1주차 훈련은 제식만 함. 수료할때쯤 분대장이 말해준 건데, 전 기수까진 안 그랬는데 우리 기수 들어올 때부터 군기순찰 빡세게 돌기 시작했다고 말해주더라. 아마 비슷한 기조 유지될 것 같으니 제식훈련 할 때 좀 열심히 하는 게 좋음. 식당 갈때도, 훈련 교장으로 이동할 때도, 어딜 가든 4인 이상 단체 이동이면 전부 제식 맞춰서 가야하는데 제식 안 익숙해서 계속 삑사리 나면 좀 많이 힘들거임. 군기순찰에 걸리면 저녁에 남들 다 밥 먹고 쉴때 전투복이랑 전투화, 하이바까지 쓰고 연병장에서 번호 붙여 가 하면서 40~50분 동안 좆같이 뺑뺑이 돌아야 됨. 



2주차

슬슬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됨. 제일 먼저 하는 건 핵 및 화생방인데, 보통 화생방 훈련 하면 생각하는 그 CS탄 터뜨리는 가스실 들어가는 건 아니고 연병장에 세워놓고 방독면 착용 몇초만에 하는지 시험 보고 끝임. 근데 교범엔 공익은 15초 안에만 하면 된다고 써져있는데, 시험 볼때 그냥 현역이랑 똑같이 9초로 기준 잡더라. 분대 평가라 니가 떨어져도 생활관 동기들이 잘해서 16명 기준 12명 이상이 합격이면 통과임. 우리 중대는 불합격 당한 분대가 없어서 모르겠는데 훈련 평가에서 불합격 뜨면 무조건 보충교육임. 


두 번째로 하는 건 전투부상자처치라고, 그냥 부상자 질질 끌고 이동하는 법, 지혈대 쓰는 법만 알면 끝임. 이것도 훈련 평가가 있긴 한데 똑같이 분대 평가에 전투부상자처치는 그냥 사람의 지능을 가졌으면 떨어질 수가 없는 수준이라 별 걱정 안해도 됨. 


세 번째는 수류탄인데, 어차피 연습용이라 분대장이 시키는대로 복명복창하고 수류탄 몇 번 던지면 끝임. 존나 별 거 없다. 


2주차 훈련은 저 세 개가 끝이고, 2주차로 접어들면 슬슬 코로나 격리가 끝나서 실내점호가 아니라 야외점호를 하는데 아침마다 뜀걸음 시킴. 원래 FM은 1.5km 뜀걸음인데 공익이라 그런지 한 1km 정도만 뛰더라. 전력질주가 아니라 설렁설렁 뛰는 거라 강도가 빡세진 않은데, 자꾸 시발 구령 붙이고 군가 시키고 하니까 그거 때문에 좀 힘듦. 뜀걸음 열외한다고 딱히 쿠사리 주지는 않고 남들 뜀걸음 하는 동안 연병장 잡초 뽑기나 5분 깔짝 하고 끝이니까 열외하고 싶으면 열외해도 됨. 근데 니가 운동 좋아하는 놈 아니면 이때 아니면 규칙적으로 뛸 때 없을텐데 운동한다 생각하고 훈련소 기간동안만이라도 뜀걸음 하는 것도 나쁘진 않음.


그리고 체력측정이 있는데, 거창한 걸 하는 건 아니고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5km 뜀걸음 이렇게 세 가지를 테스트함. 체력측정 불합격 하면 주말동안 체력보충 가야 되는데, 이것도 그냥 별 거 없고 토요일 하루만 팔굽 2분, 윗몸 2분, 뜀걸음 한바퀴 돌고 땡이라 빠르면 한시간도 안 하고 들어옴. 체력고자라고 해서 겁 안 먹어도 됨. 



3주차

3주차가 가장 중요함. 이때 빡센 훈련(사격, 각개, 행군) 세 개가 다 몰려있음. 


셋 중에 제일 쉬운 사격은 몸은 편한데 아무래도 실탄을 쏘다보니 소대장이랑 분대장들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이때 어리바리 까면 반말에 욕설 콤보로 얻어맞을 수 있으니까 어리바리 안 타게 긴장 빡 하고 있는 게 좋음. 제일 중요한 건 복명복창이니까 소대장이랑 분대장이 뭐 말하면 바로바로 대답하셈. 사격도 훈련 평가가 있는데, 표적지 안에 탄착군(5cm 안에 세발 이상 착탄)이 형성되기만 하면 통과임. 별로 어렵진 않은데 니 총이 폐급이라 영점이 병신이면 아무리 니가 조준을 잘하고 호흡을 잘하고 격발을 잘하고 날고 기어도 표적지 안에 안쳐맞으니까 총 뽑기운 잘 걸리길 기도하셈. 불합격 뜨면 사격 한 번 더 해야 되는데, 그 자리에서 한 번 더 하는게 아니라 연대 생활관까지 복귀했다가 밥만 먹고 환복도 못하고 다시 사격장으로 걸어가야해서 좀 빡칠거임 ㅋㅋㅋㅋ 막사랑 사격장까지 거리가 꽤 됨. 불합격 뜬 애들 진짜 개쌍욕하면서 가더라 ㅋㅋ


각개는 1일차, 2일차로 총 두 번 함. 1일차때는 연병장에서 하는데, 그냥 시키는대로 박박 기어다니고 방독면 쓰고, 소대장이 부여하는 상황(적 항공기 출현, 부상자 발생 등등)에 맞게 대처하면 끝임. 좀 힘들긴 한데 어차피 바로 옆 연병장에서 하는 거라 힘들진 않음. 25연대는 무릎보호대랑 팔꿈치보호대 다 인원수 맞게 지급해줘서 살 까지고 멍들고 하는 일은 없었음. 


2일차는 군장 친숙화라고 해서 군장 차고 각개 교장까지 이동해야 함. 단독군장(요대, 수통, 판초, 방독면), 공격군장(단독군장+모포, 야전삽 들어간 배낭), 완전군장(단독군장+모포, 야전삽, 침낭, 수건 한장, 전투복 세벌, 속옷 들어간 배낭) 세 개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단독군장이랑 공격군장은 사유가 필요한데 그냥 대충 뭐 허리통증, 무릎통증, 발목염좌 이런식으로 대충 가라쳐도 캐묻진 않으니까 빼고 싶으면 적당히 빼셈. 각개 교장까지 거리가 웬만한 행군 코스 급이고 가서 각개 두세바퀴 돌고 다시 군장 차고 총 들고 생활관까지 걸어서 복귀해야 되는데 체력 안배 못하거나 무리하게 공격, 완전군장 신청했다가 중간에 퍼지면 니 군장 분대장들이 대신 들어줘야 해서 개씹민폐니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단독군장으로 빠지셈. 


행군은 생각만치 어렵진 않았음. 교육일정에 야간행군이 있긴 했는데 우리는 야간행군은 하나도 안 했고, 주간행군으로 군장 들고 영내 몇바퀴 돌고 끝냈음. 분명 20km라고 적혀 있었는데 한 10km 안쪽으로만 걷고 끝난듯? 각개 교장 이동보다 덜 걸었음. 행군도 마찬가지로 단독, 공격, 완전군장 나눠서 신청할 수 있고 똑같이 니가 무리했다가 퍼지면 니 군장 분대장들이 대신 들어주는 시스템이라 알아서 판단 잘해라. 


이렇게 행군까지 마치면 대략 한 2~3일 정도가 남는데 장구류, 총기 등등 다 다시 반납하고, 슬슬 짐 챙겨서 뺄 준비에 수료식 예행연습 등으로 몸은 바쁘게 움직이는데 시발 얼마 안 남아서 그런가 시간이 동화기급으로 존나게 안감 ㅋㅋㅋ 



이렇게 대망의 3주차까지만 마치면 훈련소 일정은 다 끝난다. 퇴고도 없이 걍 쭉 써서 뭔가 빠진 것도 있고 할텐데, 궁금한 거 있으면 최대한 내가 겪어보거나 아는 선에서 답해줌. 근데 육훈소가 워낙 부바부, 연바연이라 내가 말한 거랑 다른 점 분명히 있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