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업무는 사회복무요원이 할 일이 아닌 거 같은데 거부해도 되나요?’

공갤 보면 이런 질문이 가끔 올라옵니다.


병역법 31조 제4항은 사회복무요원은 출퇴근 근무하며, 소속기관장의 지휘ㆍ감독을 받는다.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법한 업무(대표적으로, 사회복무요원 소집업무 규정 별표 1에 규정된 임무를 벗어난 업무)를 지시한 게 아니라면 사회복무요원은 복무기관장의 지시를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데요,

정당한 업무 지시라고 하더라도 이를 어겼을 때 가할 수 있는 제재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사회복무요원에게 경고처분(= 1회당 복무기간 5일 연장)할 수 있는 사유는 다음 11가지뿐입니다.


병역법

제33조(사회복무요원의 연장복무 등) ② 사회복무요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경고처분하되, 경고처분 횟수가 더하여질 때마다 5일을 연장하여 복무하게 한다. 다만, 제89조의3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복무기간을 연장하지 아니한다.

1. 다른 사람의 근무를 방해하거나 근무태만을 선동한 경우

2.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에 가입하는 등 정치적 목적을 지닌 행위를 한 경우

3. 다른 사회복무요원에게 가혹행위를 한 경우

3의2. 복무기관에서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신체적ㆍ정서적ㆍ성적 폭력행위나 가혹행위를 한 경우

4. 복무와 관련하여 영리행위를 하거나 복무기관의 장의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하는 행위를 한 경우

5. 근무시간 중 음주, 도박, 풍기문란, 그 밖에 근무기강 문란행위를 한 경우

6. 정당한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의 정보를 검색 또는 열람한 경우

7. 정당한 사유 없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연하게 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병역법 시행령

제65조의4(임무수행 태만 등의 범위) 제33조제2항제7호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연하게 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정당한 사유 없이 일과 시작시간 후에 출근한 경우

2. 허가 없이 무단으로 조퇴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한 경우

3. 삭제 <2021. 6. 22.>

4. 「초ㆍ중등교육법」 또는 「고등교육법」 등에 따른 학교에서 수학하는 행위를 한 경우. 다만, 근무시간 후에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이나 원격수업으로 수학하는 행위를 한 경우는 제외한다.

5. 제33조의2에 따른 복무기본교육, 직무교육 및 복무지도교육 중 대리참석 하거나 무단으로 지각ㆍ결석하는 등 교육을 태만이 한 경우


뭔가 이상하죠? 병역법 33조 제2항 제7호에서 분명 정당한 사유 없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지 아니하거나 지연하게 하는 등 을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했는데 정작 병역법 시행령에는 그런 내용이 없으니까 말입니다!


맞습니다. 법에 허점이 있는 것입니다.

결국 경고장을 줄 수 있는 11가지 사유 중 업무 해태’나 지시 불이행딱 들어맞는 사유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무청이 고안해낸 방법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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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29조의2에 이런 조항을 만든 겁니다. 이 조항에 업무상 지휘ㆍ명령을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한 경우가 포함돼 있으니 단순한 업무 해태나 지시 불이행만으로도 경고장을 줄 수 있다는 게 병무청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이 규정을 근거로 해 경고장을 주는 담당자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은 병무청훈령이기 때문에, 법령이 아니라 행정규칙에 불과합니다. 행정규칙은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이 있지 않는 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는 효력(법규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대판 2013두20011).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 규정 29조의2는 상위법령의 구체적 위임 없이 병무청장이 일방적으로 만든 조항이기 때문에 법질서상 부존재하는 것으로, 즉 아예 없는 것으로 취급해도 무방합니다.


결국 위 조항을 무시하고 다시 병역법 33조 제2항 제5호로 돌아와 보면, “근무시간 중 음주, 도박, 풍기문란, 그 밖에 근무기강 문란행위를 한 경우에 경고처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한 업무 해태, 지시 불이행만으로 위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고, 그러한 업무 거부 등이 음주, 도박, 풍기문란에 준할 정도로 근무기강을 문란케 한 경우라야 비로소 경고처분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행정청의 일방적 조치만으로 법률에 정해진 복무기간을 초과하여 5일의 강제노동을 시키는 것이므로 "그 밖에 근무기강 문란행위를 한 경우"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함)


만일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않았는데도 경고장을 받았다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시면 됩니다.


결론적으로 근무기강을 문란케 한 정도에 이르지 않은 단순한 업무 해태나 지시 불이행만으로는 복무연장을 당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업무를 거부하거나 지시를 불이행하더라도 근무기강 문란행위라고 볼 수 있는 정도인지를 잘 따져보시기 바랍니다.


[3줄 요약]

사회복무요원 소집업무 규정 별표 1에 규정된 주임무와 공통임무를 벗어난 업무는 정당하게 거부 가능.

단순한 업무 해태나 지시 불이행만으로는 경고처분 불가.

음주, 도박, 풍기문란에 준할 정도로 근무기강을 문란케 한 경우라야 비로소 경고처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