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떻게 오셨어요? 아, 혹시 사회복무요원 분이세요?”

사전에 내가 올 것을 미리 전달받았는지 여자 공무원은 나를 단번에 알아봤다. 경계와 적대심이 없는 여성의 시선을 받아본 게 너무 간만인지라 순식간에 손주 이름까지 상상할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내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네.”

멀리서 봐도 엄청난 존재감이 그녀의 턱 밑에서부터 느껴졌다. 멀쩡한 성인 남성이라면 무심코 시선이 향할 수밖에 없는 괘씸한 두 개의 살덩어리. 여성 경험이 전무한 내 눈에도 평균치는 아득히 상회할 것으로 보였다.

“오시는 길에 헤매지는 않으셨어요? 여기가 구석진 곳에 있어서 처음 오시는 분들은 간혹 못 찾고 헤매시더라구요.”

나를 올려다보는 눈이 약간 휘어지며 직업 정신이 가미된 미소를 띄웠다. 오른쪽 눈 밑에 찍혀있는 점이 동글동글 귀여운 인상에 묘한 성적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약간 벌어진 셔츠의 틈새로 비치는 뽀얀 피부가 당장이라도 고개를 쳐박고 싶게끔 충동에 부채질을 했다. 나는 직감했다. 이 여자, 분명 꼬리가 못해도 5개 이상은 있을 거라고. 언뜻 순수해보이는 가면 아래로 굉장한 음기를 품고 있으리라고.

‘썅년.’

그러나 관심을 갖는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이상 그녀를 빤히 쳐다보면 사회적 자살이 곁들여진 실례가 되기에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정장이 이렇게 위험한 복장인지 미처 몰랐다.

“이쪽이에요.”

나는 은은히 풍겨오는 달큰한 향기를 맡으며 묵묵히 뒤를 따랐다. 앞장서서 걷는 그녀의 발치에 새하얀 드레스 끝자락이 스친 건 분명한 환각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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