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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10년 전. 나는 고3 수능 끝나고 몇 달 동안 거의 영화에 미쳐 살았었다.

정확히 몇 편을 봤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한국영화, 미국영화, 일본영화 등등 국적이나 장르 안 가리고 3달만에 거의 100편은 넘게 봤다.

메이저한 영화 말고 마이너한 영화부터 시작해서 점점 올라오다가 어느덧 살인의 추억이나 올드보이같은 국내 고전 명작을 하나씩 찾아보게 됐지.

그러다가 나중에는 송강호나 마동석, 최민식이 나오는 영화들을 위주로 찾아보게 됐는데, 문제가 여기서 발생하게 된다.

그날도 어김없이 난 늦은 새벽에 모니터 앞에 앉아서 영화를 찾다가 최민식&이병헌 주연의 영화인 악마를 보았다를 감상하기 시작했어.

근데 중간중간 수위 높은 씬이 자꾸만 나오는거야. 내가 지금 스릴러 영화를 보는 건지 야동을 보는 건지 슬슬 혼란이 오기 시작했는데, 사건은 영화 중반부에 나오는 어느 한 장면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작중 싸이코 살인마 장경철로 나오는 최민식이 여중생을 납치해서 비닐하우스로 끌고가서 ㄱㄱ하려는 장면이 나오자 나는 본능적으로 바지를 내렸지.

그리고 나는 평소 야동을 볼 때처럼 한손으로는 마우스를 잡고 반대쪽 손으로는 딸을 잡기 시작했어. 이미 나의 똘똘이는 당장이라도 불을 뿜을 듯 잔뜩 예열된 상태였지.

그렇게 난 영화 속 장면에서 최민식이 비닐하우스 바닥에 누워있는 여중생의 교복치마를 들어올리는 순간부터 ㅈㄴ 흔들다가 마지막에 발사하려는 순간에 갑자기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더니... 위 짤처럼 최민식 얼굴이 클로즈업되더라.

그리고 나서 최민식이 카메라를 계속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모니터 뒤에 있는 나를 향해 뭐라뭐라 대사를 쳤는데, 뭐라고 했는지 하나도 기억도 안나고, 그대로 끝까지 다 볼 엄두도 안 나서 영화 중간에 바로 끄고 존나 울었다.

이 사건 이후로 난 두 번 다시 영화를 보면서 딸을 잡지 않게 됐고, 오히려 그 일로 트라우마까지 생겨서 최민식 나오는 영화는 하나도 못봄ㅆ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