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갤에 비포 애프터 이런거 글 쓰면 하기 전이 더 나은데? 라고 말하는 사람들 있잖아.

진짜 그런 댓글 달릴 때 마다 이 사람들은 평소 무슨 머리를 하고 다니는거고 왜 그렇게 보는걸까 하고 정말 진심으로 많이 궁금했었거든


근데 딱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이 왔어. 대구에서 왔다던데.. 다행히 학교 기숙사? 뭐 그런게 서울에 있어서 엄청 고생하면서 온건 아니라고 함.


얘기를 쭉 들어보니, 구렛나룻은 곱슬이 있어서 너무 길면 지저분해보이고, 그렇다고 귀 있는곳을 깔끔하게 자르자니 뭔가 투머치 깔끔함?

씻고 난 뒤의 바디워시 냄새 정도면 나면 좋겠는데 향수까지 뿌린 느낌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아! 이 사람이 비포 애프터 사진 보면 비포가 더 낫다고 하는 사람이구나! 싶어서 마침 뒤에 예약도 살짝 비어있고 해서 시간 신경 안쓰고 메차쿠챠 대화함.


그러면서 "메인스트림(유행)" 은 왠지 따라가기 싫고.. 이런 말을 해서

아 롤로 치면 똥챔장인? 또는 비주류챔 장인같은건가요?

해서 물어봤는데 80%정도는 동의하면서 완벽한 표현은 아니였어.

그럼 난 또 20%를 채우고싶어서 오기가 생긴단말임.

오늘 내가 머리를 해주고 나간 사람은 최소 3주는 거울봤을 때 행복하게 만들어주고싶단말이야.


조건에 대해 정리하자면

-전체적으로 얇고 곱슬 조금 많은 숱

-구렛나룻은 곱슬이 심하고 옆머리는 3.5등급 정도로 뜸. (수능등급기준)

-엠자는 살짝 들어가있는데 탈모는 아님.

-광대 살짝 발달해있고 (6등급정도) 관자놀이가 살짝 들어가있음.(6등급)

-남들 다 하는 머리는 클론같아서 하기 싫은데 본인이 보기에 컴플렉스? 단점? 으로 보이는 부분은 커버하고싶은데

-제품손질이나 드라이로 시간투자를 크게하고싶지는 않음

-이따끔씩 큰맘먹고 시술(매직류 또는 펌)을 해보지만 주변 친구들이 차라리 안한게 낫다는 평을 주로 함. (남녀 공통)


위의 조건을 전부 만족하는 미용실을 "평생" 한번도 경험하지 못해봤다 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이번 방문했을때도 4개월만에 머리 하러 왔다고 함.

딱 왔을때 머리 상태가 약간.. 미연시 남주 느낌이였음. 눈 안보이고 ㅋㅋ


아무튼 찐한 질의응답의 시간을 거치고 답을 찾았음.

지금으로 부터 약 15년쯤 전.. 버즈의 민경훈, 그리고 많은 연예인들이 샤기컷을 하고 다닐 때가 있었음

많은 질감처리와 숱, 그리고 긴 기장이 "간지" 였을 시절임.

이 "일본발 샤기스타일" (니뽄스타일) 이 대세일 때는 구렛나룻과 뒷머리의 길이가 간지였음.

근데 "유럽발 투블럭" 이 유행을 선도하려고 한국에 상륙했고 샤기 스타일과 맞짱을 뜨기 시작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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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머리들인데, 동양인 특유의 뜨는 머리도 잡아주면서 손질이 매우 편해진다는 장점이 있었지. 덤으로 깔끔한 느낌까지 말이야.

물론 지금의 시선으로 보자면 너무너무 예뻐서 나도 저걸 하고싶다!! 하고 느끼진 않을 수 있어.


이 정 반대의 스타일이 맞짱 뜨는 시기가 있었음.

내 기억으로 9년전쯤이였던것 같아. 아님 말고.


이때 샤기의 특징인 옆뒷머리 기장감과, 투블럭의 특징인 깔끔함이 혼재되어있을 때에 과도기적으로 나온 머리가 있어.

대충 이런머리지. 앞에 잘생긴애 말고 뒤에 친구는 조금 더 긴 모습이야.

흔히 댄디라고 불렀던 머리에서 약간 더 긴 모양새지.


지금의 우리 기준에선 너무 길고, 눈찌를것같고, 덥수룩해보일 수 있지만..

유행은 계속 바뀌고, 언젠가 지금의 유행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유행이 또 올 수도 있겠지. 물론 인싸들은 그때의 유행을 또 따라가겠지만 ㅋㅋ


"비포가 나은데;;;"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이런디자인의 머리를 좋아할 만한 이유가 있었고

이런 류의 디자인으로 커트를 할 수 있는건

카핑컷(사진처럼 자르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 실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여야 했을거야.


근데 요즘 유행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젊거나 경력이 모자라거나 실력이나 상담에 대해 정성을 쏟지 않는 미용사라면

이 친구가 말하는 머리가 뭔지도 몰랐을거고, 설사 알았더라도 잘라 줄 실력이 없었을수도 있었다고 생각해.


물론 나는 실력이 대단한 사람은 아니고, 운 좋게 이 시기에도 미용판에 몸담고 있었고, 상담을 꼼꼼히 할 수 있었던 "운"이 받쳐줬던것 뿐이여서

이 친구가 원하는 머리 모양과, 왜 이렇게 자르고 싶어했는지에 대해 꼼꼼히 물어본 결과일 뿐임.


아무튼 내가 오늘 결론 지은건

오늘 방문한 대구 친구가 원하는 머리는 아마 마지막류의 머리일꺼야.

위에 예시로 든 사진들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다운펌 + 시스루 댄디랑은 좀 다르지?


옆통수의 볼륨이 조금 더 볼록한편이고 특히 관자놀이쪽으로 떨어지는 머리의 부피감이 요즘 예쁘다고 말하는 머리보단 훨씬 빵빵한 모습이야.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다운펌을 필수로 가져가는 시스루컷 과는 부피감이 다르고,

이 친구가 원했던 느낌과도 다른데다가

가끔 땅콩형 두상을 가지고있거나 구렛나룻이나 햅라인쪽에 유별나게 곱슬을 가지고있는 사람들이 다운펌을 했을 때

어색하게 느끼거나 별로라고 느끼는 "과한 슬림함"이 싫었는데 그걸 해결해주는 미용사가 없었던게 주 요인이였던것 같아.


막연히 나도 "아니 비포 애프터에서 비포가 더 괜찮다는 말이 대체 왜 나오는거지??" 하고 의구심을 가진적이 많았고

이런 시선과 미적 기준을 가진 친구들을 꼭 한번 만나고 싶었는데 오늘 비로소 만나서 기분이 매우 좋다.


이 친구가 얘기해준 취향과 조건에 대한게 이런류의 머리를 원하는 사람들 모두를 대변해주는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해는 한것같아.


사실 나도 경력이 경력인지라 아는 머리 스타일이라 이 친구가 원하는 머리를 뽑아줬지만

만약 이 친구의 말을 이해라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에에엥??? 왜 돈내고 더럽게 잘라요???? 하며 이해 못했을것같은데

"비포가 더 낫다" 라는 친구들을 이해 할 수 있어서,

내가 잊고있던 스타일, 그리고 메인스트림(유행)과 다른 머리를 하려는 사람들의 관점과 그런 머리를 예쁘다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조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서 굉장히 뜻깊은 손님이였다.


혹시 이 글을 그 친구가 읽는다면, 언제든 부담없이 방문해주길 바람.

약간의 도전정신을 가지고 온다면, 조금 더 완벽한 머리를 해줄 수 있을것같아.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에게,

예쁨과 멋짐이란건 상대적이기 때문에.. 그 어느것도 "틀린" 건 없으니 외모적 가치를 꾸밀 수 있는 짧은 나이에, 더 많은 도전을 해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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