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갤한 헤어스타일링 오타쿠다.


주변에 나보다 머리 모양 내는데 집착하는 사람이 없다.


매일 아침 머리 만지는 낙으로 산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다녀본 살롱과 바버샵 모두 합치면 수십 곳은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미용실 유목민으로만 산 것은 아니다. 사이사이 1년 이상 정착했던 샵들도 물론 존재한다.



미용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살다보니 사정이 있어 그러진 못했고


당연히 여기 터잡고 조언해주시는 갓 미용실형님의 전문성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아주 특수한 아프로펌, 콘로우 이런 머리를 해본 건 아니다. 그저 조금이라도 잘생겨보이려고 발악하는 차원에서 노력했을 뿐이다.




여튼 거두절미하고 남성의 헤어샵 이용과 관련된 내 생각과 팁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난 미용인이 아니다. 반박시 네 말이 맞다.





1. 본인 머리가 늘 망한다? 남자 디자이너를 추천한다.


벌써 이 한 줄에 반박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을 안다.


수많은 반례가 존재하는 말이다. 남자 머리 잘하는 디자이너, 물론 많다.


심지어 이런 말을 하는 나조차 최근엔 여자 디자이너에게 머리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말을 하느냐?


소통의 편의성을 말하는 거다. 남자 디자이너가 남자 고객의 말을 더 잘 알아들어서? 그런 뜻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거다.



사진 보여주고, 네가 원하는 포인트를 설명하고, 또 보완하고 싶은 네 머리의 특성을 자세히 이야기하는 건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그런데


여자 디자이너 붙잡고 그러기가 좀 쑥스럽지 않냐?


좀 솔직해져보자. 디자이너 누나들은 상당수 외모도 뛰어나고 매우 꾸며진 상태로 일하신다.


그러면 우리는 설렌다. 그런 부끄러운 상태에서, 남자의 동물적 특성 상, 설명을 똑바로 하기 어렵다는 게 내 입장이다.




물론 이건 내가 개찐따라 그럴 수도 있다. 실제로 나는 개찐따가 맞다.


공감되지 않는다면 너의 남자다움 혹은 그 용기와 여유를 인정하겠다.


그러나 내 말에 공감이 된다면 + 머리를 할 때마다 뭔가 맘에 안 든다면,


너도 모르는 사이 디자이너와 소통이 불편했을 수 있고, 그러다보니 요구사항 인풋이 정확히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렇다면 디자이너 성별을 남자로 바꿔서 보다 편안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도모해보자.


후에 소통 능력이 발달되면 그때는 성별 구분없이 샵을 골라보자.


결국 내가 디자이너 성별을 논하긴 했으나, 요점은 성별보단 네가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가라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2. 사진 '만' 보여주면 안 된다.


샵에 갈 때 사진 보여주란 소리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진 보여준다고 끝이 아니다. 1번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흐름의 이야기다.


사진을 보여주고, 제발 네가 원하는 포인트를 말해라.


디자이너는 기계가 아니다. 사진 보여준다고 복붙하듯이 머리를 해줄 수 없다.


미용인도 아닌 내가 디자이너를 변호하려고 하는말이 아니다. 그러니까 뭔소리냐면,


디자이너와 그 사진을 함께 '보기만' 했다면 디자이너와 네가 주목한 바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르마펌을 하기 위해 사진을 준비해가서 보여줬다고 치자.

디자이너는 네가 보여준 가르마펌의 가르마의 위치에 주목해서 6:4 비율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너한테 중요했던 것은 그 가르마 비율 뿐만 아니고 사진 속 머리의 앞머리의 휘는 정도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포인트를 언급하지 않았다면 예상한 결과물과 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걸 일반인인 우리가 하나하나 설명하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뚝배기는 소중하잖아. 좀 귀찮겠지만 섬세하게 접근하도록 하자.


수많은 가르마펌 사진 중 "왜 그 사진을 골랐는가"를 꼭 사전에 생각해보고


그 요점을 최대한 전달할 수 있는 식으로 소통하는 것을 추천한다.




3. 네 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에 섬세한 머리 손질을 도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 머리가 잘 만져진 날이 존재할 것이다.


그런 날 셀카를 찍어라. 네 얼굴 말고 머리가 잘 나오도록. 최소한 정면과 좌/우 사진을 좀 찍어두자.


나의 경우 그런 날 찍어둔 사진을 보여주며, 커트나 펌 시술 시 '이런식으로 손질하기 편하게 해주세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


물론 연예인 사진 보여주는 것 만큼이나 부끄러운 일이기에


나는 사진 속 내 얼굴은 사진 편집 어플로 이목구비는 가려서 보여주는 편이다.


때에 따라 다르지만 결과는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물론 이 3번을 시전할 때도 중요한 것이 있다. 2번에서 말한 대로, 사진 '만'보여줘선 곤란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포인트를 최대한 말해주자.




4. 소통을 통해 얻는 건 예쁜 머리 만이 아니다.


소통이란게 처음엔 고객입장인 우리가 원하는걸 말해야 맞다. 그러나 요구해서 뭔가 결과물만을 쟁취하라는 게 아니다.


또, 현실적으로, 100%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잖아.


사진 보여주고 소통할 때, 성의 있는 디자이너라면 우리 뚝배기에서 실현 가능한 부분과 안 되는 부분을 말해준다.


(물론 이것은 처음 찾아간 샵 보다는 좀 다니던 곳에서 머리를 할 때 해당될 것)


여튼 쉽게 말하면, 나의 요구사항에 대해 디자이너는 답변을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내 머리의 장단점 및 특징을 말해 주게 되는 것이다.


이러면 고객인 우리는 스스로의 머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가 앞으로 어떤 머리를 하면 잘 어울릴지,


어떤 머리를 하면 손질이 좀 편할지, 혹은 불편할지 등을 알게 되고


또, 혼자 손질할 때에는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하고 어떤 장점을 활용해야 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뚝배기의 왼쪽 측면부 머리가 이마쪽으로 존나게 휘는데 이 정도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평균 이상이다.


그 사실을 디자이너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난 그쪽 머리를 뒤로 보내거나 가르마를 가르려고 한다? 그러면 존나게 뜬다. 하지만


그쪽 머리를 앞으로 쏠리게 하는 리젠트 머리를 하면 손질이 잘 되고 마음이 편하다. 이런 배움은 개인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다시 말하지만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자. 비싼 돈과 시간 들여서 머리하는 것인 만큼,


일시적인 내 뚝배기의 모습만 얻어가지 않고 내 머리에 대해서도 좀 이해하면서 살아가게 된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상 헤어샵 이용 및 활용에 대한 나의 생각을 논했다.


쓰다보니 소통무새가 된 듯 한데 그만큼 많은 남자들이 머리는 이쁘게 하고싶지만 소통 의지는 떨어진다고 생각이 든다.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시스루 쉐도우펌이니 애즈펌이니 하는 용어가 편의상 존재하게된 표현들이기는 하나


특정한 헤어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그런 용어가 중요한 지 나는 잘 모르겠다. 누가 만들어내는 용어인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사진 보여주고 내 뚝배기 사정에 맞게 구현될 수 있도록 디자이너랑 잘 얘기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글이 미미하게라도 공감과 관심을 얻는다면


후속 편으로 드라이질 및 사용해야 하는 제품군을 주로 논하는 셀프 손질 관련 글과


살롱과 바버샵에서 느낀 차이점 등에 관해 논해보는 바를 써보도록 하겠다.


나는 머리를 매우 사랑하기에 질문은 언제나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