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생때는 인싸는 아닌데 아싸도 아닌
주류무리하고 드립도 치고 장난도 치고 이동할땐 우르르 몰려다니는데
구기종목을 못해서 점심시간에 애들이 축구하러 나가면 나혼자 반에 남아서 문제를 풀던 타입이였음

그 여자애는 외모가 아니라 분위기로 보면 김건희 스타일? 고상한 분위기를 풍겼지.
평소 성격은 나긋한데 화나면 분위기로 압도되는 스타일.
걔도 여자무리하고 잘 대화는 하지만 뭔가 겉도는 느낌이 들었음.

나하곤 접점이 별로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었음.
2학년때 처음 같은반이 되었는데 어영부영 지나가고 3학년이 되었지.
3학년 올라와서도 같은반이 되었지만 점심시간만 되면 나는 애들하고 밥먹고 혼자 반으로 돌아왔음

평소대로 기출문제를 푸는데 수1을 풀었던거로 기억함.
하필 푸는데 중괄호가 존나 많이 나왔음.
내 글씨체는 컴퓨터 글꼴을 따라한답시고 중괄호를 젖병 비슷하게 쓰긴함.

그날따라 나한테 관심도 없던 그 애가 내 문제풀이를 존나 쳐다보는거임
걔는 성적 상위권이라 혹시 내가 문제를 병신같이 풀고있나 싶어서 왜 쳐다보는지 물어봤지

그 애 답변은, 내 글씨체가 존나 야하다는 거 였음
그 첫 마디를 듣자마자 머리속이 물음표로 가득찼다.
나랑 별로 친하지도 않던, 물론 나도 남자애들하고 섹드립은 치지만 여자에게 돌직구로 들은건 처음이였음.

"아니 뭐가 그렇게 야한건데?" 하고 물어보니 내 중괄호가 꼭지가 서있는 여자 가슴 같다는거였어.
두번째 답변을 듣고나니 아예 뇌정지가 와서 뭐라 받아쳐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그래서 걔한테 내 샤프를 쥐어주고 니가 한번 써보라고 했지.
내 글씨체와는 다르게 걔는 360도 돌아가는 롤러코스터 마냥 한바퀴를 돌리더라고.

나는 여전히 당황해서 나나 너나 별차이 없다고 우겼고, 걔는 발끈해서 천지차이가 있다고 주장했음.
나중가서는 뭐 이런거로 논쟁을 벌이냐고 웃었지만.

이 첫 대화를 계기로 썸을 타다가 영어시간에 2인 1조를 짜는데, 걔가 같이 하자고 권유하길래 ok했지.
그러곤 갑자기 걔가 "우리 사귈래?" 물어보는거야.
나는 어느정도 호감이 있어도 절대 고백하진 않거든.
그렇게 사귀게 됐고 3개월쯤 지났나 내가 걔한테 갑자기 섹드립으로 물꼬를 트게된 이유를 물어봤음.

언젠가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는데, 여태 접점이 없어서 억지로라도 말을 걸고싶었다.
근데 중괄호 글씨체가 진짜 그렇게 보여서 섹드립이 튀어나왔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 연애도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걔는 시흥으로 이사가고, 나는 서울 뺑뺑이를 택하면서 장거리가 됐는데
나중가선 학업을 이유로 헤어지게 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