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원래 열등감같은거 딱히 못느끼는 사람이였다

공부에 관심은 딱히 없었다 왜 해야하는지 느끼지못했다
운동도 못해서 체육 수행평가할 때면 부끄러운 적은 있어도
그걸로 열등감은 느낀적은 없었다

롤은 재밌어서 열심히했고 다른 애들보다 잘했다
다4까지 달아봤으니 좆고딩축에선 나름 괜찮다고 할 수 있었다
고3때부턴 나름대로 공부를 해보자고 여느 고3처럼
패스 끊고 공부를 하는 척 했다

그때 나에겐 진절한 공부였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싸대기가 마려워진다 매타작이 하고싶어진다


그렇게 현역을 쌈박하게 말아먹었다
25355였는데 국어는 3 4 오가다가
22수능 빨 때문에 평가원이 날 걸러내지 못했다

진학사 구매하지도않고 담임쌤에게 대신 원서 넣어달라하고
(물론 광탈)
졸업식도 재끼고 기숙학원을 갔다

거기서 나름 열심히하고 독재 담임이 공부법 알려줘서
존나 열심히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최선을 다했다

그때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그때의 나는 했다고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재수하면서 열등감이 생겼다 열심히해도 안되는 것 같은 나와
빛나는 사람들

이때까지만해도 스스로 열등감을 느끼진 않았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재수중이던 나를 신명나게 무시하니
그 날 열등감 + 분하다는 감정을 느꼈다

재수도 뭐 그냥저냥 열심히 하셨잖아 정도의 성적을 받았다
34212

솔직히 그냥 대학 가려고했다 재수가 너무 힘들었어서
근데 현역때 원서맛을 안봤어서 그런가

현역마냥 호기롭게 썼다
주번에서 이정도면 될 것 같은데? 하는 단말은 주워듣고

최악을 가정해라, 만약에 같은 쓴 말들은
애써 무시했다

그렇게 상식적으로 전개되면 될 법한 카드 1장
운 좋으면 될 카드 1장
운이 많이 좋으면 될 카드 1장을 넣었고

까보니까 원서결과가 상식적으로 전개되지도 않아서 다 말아먹었다
추가모집까지 말아먹고 그 날부터 3수 시작했다

2월 10일이였다

5시에 자던 수면시간을 하루만에 6시 기상으로 고치고
매일 10시간 언저리? 이상으로 했다 딱히 쉬는날은 정하지않고
주중에 지쳐쓰러지듯 시간 좀 덜나오는 날이 쉬는 날 개념이였다

그렇게 해보니 수학은 오르더라 9모 백분위 88까지 올렸다
국어는 잘 모르겠다 열심히는 했는데 잘안되더라
22수능같은 기적이 있으면 좋겠지만 딱히 기대는 안하고있다
사설은 높3~줄간2까지 뜨는게 평가원은 이상하게 말아먹더라

재수 시작할 때 인터넷 망령들을 보고 난 저렇게 안돼야지
난 뒤틀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고 노력했다

그런데 나란 사람을 바꿔나가며 나를 깎아나가다보니
인격은 어느정도 뒤틀릴 수밖에 없더라

사람이 변하려면 외부의 강한 충격이 있거나
기나긴 시간동안 자괴로 스스로를 깎아내리고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난 후자였다 내 환경은 운이 좋아서 나쁘지않았기 때문에
외부로 별 일은 없었고 내가 내 스스로를 깨부셔서 난 조금 변할 수 있었다
근데 그 과정중에 내 인격도 원치않게 뒤틀리더라

오늘 수학 실모를 봤는데 76이 나왔다
이전도면 수능에서 받고싶은 점수에서 하방은 지킨 것 같아
괜찮네 흠하고서 머리가 아팠기에 저녁먹고 산책을 나갔다


그러다 연대과잠을 입은 여자애를 봤다
뒤에서 봤지만 옷 핏도 괜찮고 연대 과잠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보니 난 어느새 길거리에서 과잠 비스무리한걸 보면
어디학교인지 확인.하려는 습관이 생겼다

좋은 학교라면 외관을 봤다

별로면 그거에서 안도감을 느끼고
괜찮으면 기분이 나빠지는

역겹고 혐오스러운 인간이 되버렸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어느새 잘난 사람을 보면 깎아내릴 점부터
찾아보는 그런 병신 인강말종같은 새끼가 된거였다

그정도 사람은 아니였는데 ..

순간 그 연대과잠입은 사람의 얼굴을 보려고 하던 나에게
깊은 혐오감을 느끼면서도 내 눈짓는 멈추지 않았다

오늘 저녁엔 그래서 자괴를 깊게 느꼈다

실모 점수가 잘나오면 난 괜찮은 사람 잘난 사람
커뮤에 자랑하며 좆도 의미없는 실모가 내 전부를 대변한다는 듯이
사람들한테 알려주고 싶어졌고

실모 점수가 안나오면 난 병신 쓰레기 폐기물 인간실패
그 어디에도 말하지않고 슬며시 숨기고 감추고싶어지는

그런 인간이 되버렸다

내 무의식에서도 화가 많아졌다는걸 요즘 새삼 느낀다
난 어느새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가 없는 사람이 되버린거였다
시험점수가 나의 유일한 가치가 되버렸다


인정하고싶지 않지만..
나를 돌아보니 부정 할 수 없게 그렇게 된 것 같다




3수를 거의 마무리하며 착실히 준비해왔고
요즘 상태는 괜찮다

수능날 있는 그대로 볼 것이고
나를 위해서도 수능은 더 이상 보고싶지않다
수능 끝나고 논술까지 다 끝나면

점수가 어떻게 나오든 대학을 일단 갈거고

그 사이동안은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니
다른 누구의 사랑도 느껴지지 않는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