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편하게 앉아서 노트북으로 갤질하고 있었음
근데 갑자기 어디서 ㅈㄴ큰 벌레가 창문 밖인지 날아오더니 내 바로 앞 벽에 착 붙는거임
ㅈㄴ 깜짝 놀래서 벌떡 일어남;;
갑자기 벙 쪄가지고 오만 생각 다들면서 아 불 끄고 창문 열어놓으면 나갈까? 아니, 엄마를 불러야하나?
아니야, 에프킬라가 답일 수도 있어. 하지만 에프킬라는 너무 늦게 죽는걸?
혹시라도 에프킬라 때문에 흥분한채로 나한테 날아오르기라도 하면...
ㅅㅂ별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갑자기 창문에 비친 내가 딱 보이는거임
그 순간 아...고작 벌레 한마리 때문에 내가 이러고 있다고?
이러면서 내가 ㅈㄴ초라해보이는거임
'내 조상들은 돌과 나무막대기로 매머드를 사냥하던 사람들이었는데
난 고작 작은 벌레 따위한테 겁을 먹고 벌벌 떠는 꼴이라니...'
이런 생각이 들면서 자존심이 팍 구겨짐
그래서 왠지 모르겠지만 왠지 그때의 모습으로 이 벌레를 상대 해야겠다는 생각에 다다름
에프킬라와 도덕따위 없던
다른 동물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상대해야 했던
pve에 최적화된 그 모습으로...
난 그순간 안경을 벗어던지고 웃옷, 바지, 그리고 빤쓰 까지 벗었음.
아름다운 문명인이 더러운 벌레를 소탕하는게 아닌
그저 흉악한 생물이 흉악한 생물을 죽인다 이런 마음가짐이 됨
생물 대 생물로, 개체 대 개체로.
그리고 문 뒤에 있는 목봉 하나를 잡았음.
다시 한번 창문을 보니 아까 날벌레 따위에 벌벌 떨며 무서워하던 그 '문명인'은 없었음.
이제 나는 완벽한 그 상태. 원시인이 매머드를 사냥할 때의 그 상태가 된거임.
그 목봉으로 벌레를 정확히 조준해서 찍었는데
살짝 빗맞춰서 벌레가 날아가서 구석에 떨어짐
슬금슬금 다가가서 목봉으로 ㅈㄴ찍었다
시체는 결국 휴지로 싸서 버렸는데
휴지 뽑고 오는 길에 보니까 침침해서 살아있는 줄 알고 목봉으로 또 존나 찍음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니까 현타가 오는게 아니라
한 생물을 상대로 승리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 벌레에게 경의를 표하게 되더라.
자신보다 상위개체, 명백히 지구 최강의 생물과 두려움 없이 정정당당히 "대결"을 펼친점이 대단했음
만약 내가 겁먹었을때 실행한 방법대로 했다고 해도 결말은 똑같았을거임.
하지만 뭔가 나에 대해 더 돌아보는 시간이 됐던거 같음
철학적이다
오....
병신 원시인새기 고인돌이나 날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