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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C+의 함정에 속지 마라, 페라자의 '서번트'는 그가 괴물임을 가리킨다




야구는 숫자의 스포츠다.


하지만 때로는 그 숫자가 선수의 진짜 가치를 가리기도 한다.


요나단 페라자의 AAA 성적표,


특히 wRC+(조정 득점 창출력)가 120 미만이라는 점을 들어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이 있다.




"외국인 타자라면 씹어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결과만 봤을 때 범하기 쉬운 오류다.


타구의 질을 추적하는 'Prospect Savant'의 세부 지표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결론은 완전히 달라진다.




결과값(wRC+)이 아닌 과정(Savant)을 봤을 때, 그는 명백한 '괴물(Monster)'이다.




1. '113.7마일'의 충격, 차원이 다른 파괴력 (Power Tool)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파워 툴이다.


페라자의 서번트 차트는 붉은색(상위권) 일색이다.


Max EV (최고 타구속도) 96점 / 113.7 mph


백분위 96%에 해당하는 113.7마일(약 183km/h)은 MLB에서도 최상위 레벨이다.


이건 기술로 만들어낼 수 없는 타고난 피지컬과 힘의 영역이다.


Hard-Hit% (강타 비율) 81점


단순히 한 번만 세게 친 게 아니다. 타구의 절반 가까이(46.1%)를 강하게 때려냈다.


KBO 리그 투수들의 구속을 감안할 때, 이 정도 스피드의 타구는 정타가 아니어도


펜스를 넘기거나 내야수의 글러브를 찢고 나가는 안타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파워 하나만큼은 '진짜'다.




2. 선구안이라는 안전장치 (Discipline)


거포 유형의 타자가 흔히 범하는 실수가 '배드볼 히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페라자는 다르다.


Whiff% (헛스윙) 34점 vs BB% (볼넷) 62점 / Chase% (유인구 대처) 63점


이 지표가 페라자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배트가 헛돌지언정(Whiff 높음), 나쁜 공에 속지는 않는다(Chase 낮음, BB 높음)"는 것이다.


자기 존이 확실하다는 뜻이다.


투수가 유인구를 던져도 참아내고, 존 안에 들어오면 113마일로 부숴버린다.


이는 KBO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유형이다.




3. wRC+ 120의 미스터리: 불운과 리그의 착시


그렇다면 "왜 이렇게 타구 질이 좋은데 wRC+는 폭발하지 않았는가?"


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숫자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첫째, 지독한 불운 (xStats vs Actual)


서번트의 기대 지표(Expected Stats)는 페라자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xwOBA(기대 가중 출루율) 80점 (.349)


xBA(기대 타율) 85점 (.272)


xSLG(기대 장타율) 80점 (.435)


타구 속도와 발사각으로 계산했을 때 그는


리그 상위 15~20%의 성적을 냈어야 정상이다.


실제 성적이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호수비에 걸리는 불운이 시즌 내내 따랐다는 명백한 증거다.


'운'이라는 거품을 걷어내면 그의 퍼포먼스는 엘리트 등급이다.




둘째, PCL(Pacific Coast League)의 착시


그가 뛰었던 PCL은 극단적인 타고투저 리그다.


남들도 다 잘 치는 리그에서는 wRC+의 기준점이 너무 높게 잡힌다.


절대적인 홈런 개수나 OPS가 좋아도, 리그 보정을 거치면 wRC+는 평범해 보일 수 있다.


즉, 페라자가 못한 게 아니라 리그 환경이 그의 생산성을 저평가하게 만든 것이다.




4. 결론 : 숫자에 매몰되지 마라, '과정'은 성공을 가리킨다


우리는 종종 wRC+ 같은 가공된 결과 지표 하나로 선수를 재단하려 한다.


하지만 스카우팅의 핵심은 "이 선수가 좋은 과정을 통해 타격을 하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페라자의 데이터는 명확하다.


1. 메이저리그급 파워(Max EV 96)를 가졌고,


2. 나쁜 공은 골라내며(BB% 62),


3. 불운(xBA 85)에 가려졌을 뿐 타구의 질은 최상급이다.


wRC+가 120을 넘지 못했다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 숫자 뒤에 숨겨진 붉은색 서번트 지표들이야말로


페라자가 KBO 리그를 폭격할 준비가 된 '괴물'임을 증명하는 진짜 성적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