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게... 지미. 전쟁은 어제부로 끝났어. 아니... 적어도 이 행성에서의 전쟁은 끝났다. 곧 SEAF가 와서 행성 방어를 시작할꺼야. 이제 너는 고등학교로 돌아가 많은 이들의 격려를 받고 우러름을 만끽하며 마지막 학창생활을 보낼 수 있어."
퀭한 눈빛, 창백한 얼굴,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앳된 얼굴을 갖고 이 지옥같은 행성에서 살아남은 베테랑 전사인 지미가 눈알을 굴리며 입을 열었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전쟁은 끝나지도, 전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저는 알 수 있어요."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를 처다보는 지미였지만, 눈빛과는 반대로 그 작디작은 입술로 내뱉은 말은 무언가 강박에 차있었다.
"그들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먼 미래도 아닙니다. 우리가 승리의 기쁨에 차있을 때 그들은 돌아올껍니다. 아마... 수 일내... 아니 지금 바로!"
"말도 안되는 소리! 아무리 티비트의 기습공격이 실패했다고 해도. 그것들은 여기 말레벨론 크릭과 우버네아를 침공할 여력이 없네!"
"하! 장교님... 한 번이라도 강하 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코웃음을 치며 돌아온 지미의 날카로운 말이 장교의 폐부를 찔렀다.
"그 이상 입을 열면 군사재판에 회부하겠네 지미 카트렉. 지금 당장 전역할 준비를 하게."
"제 얘기를 명심하셔야 할 겁니다. 장교님."
마지막까지 눈을 부릅뜨며 신념에 가득찬 얘기를 하던 지미는 이내 몸을 돌려 터벅터벅 냉동포드를 향해 걸어갔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지미를 보며 그런 고심에 차있던 장교는 잠시 뒤 함내를 뒤 흔드는 경보 소리에 입이 벌어졌다.
- 오토마톤들의 우버네아 침공을 확인. 말레벨론 크릭에 적 함선 접근 중! 약 30분 뒤 지표면 강하 예상!
"이게 무슨!"
"거 보십쇼 장교님.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 새끼들은 반드시 돌아온다고요."
힘이 빠진 채 냉동포드로 터벅터벅 돌아가던 순간과 달리 앙 다문 입술과 날카로운 눈빛을 가진 베테랑 전사가 그의 앞에 서있었다.
"멍 때릴 시간이 없습니다. 장교님! 지금 바로 강하 준비를 하겠습니다!"
"지원무기는?"
"오토캐논, 궤도연막, 공중타격, 380이면 충분합니다."
"...건투를 비네. 헬다이버."
말을 마친 장교를 보며 지미는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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