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말레벨론 크릭 출신입니다.

훈련소 수료 후 전우들과 함께 고향인 말레벨론 크릭으로 향했고

칠흙같던 어둠속 보이는것이라곤 나무들의 그림자 뿐

그 사이에서 붉은 예광탄만이 빗발쳤습니다

아쎄이였던 우리 분대는 일회성 대전차, 무반동포 조차 없어 포탑에 분대원 두명을 잃고 

그저 압도적 전력차에서 오는 코즈믹 호러만이 엄습해 올 뿐

지옥같았던 그 밤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끝까지 남아 말레벨론 크릭에서 피를 흘려야 했지만

결국 저는 고향을 포기했습니다

당장 화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며

대전차 화기를 갖추면 다시 돌아오겠노라

지키지 않을 약속을 다짐하며 서부전선으로 향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랬던 우리를 겁쟁이라 부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겁에 질려 잔혹한 현실로부터 고향에서 눈을 돌렸던 우리는

말레벨론 크릭의 함락 소식을 듣고

죄책감은 커녕 그저 변명만 늘어놓기 바빴습니다


"열세인 전황에도 탱크를 배치하지 않는 전략부의 문제이다"

"수 많은 전우의 죽음을 숫자로만 보는 전술가들의 책임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고향에서 도망쳤던 겁쟁이를 점점 반 민주주의적인 반역자로 만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헬다이버들은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항전하여 나의 고향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나는 의무로부터 도망치고 변명을 내세웠던 과거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회피하려던 나의 책임으로 인해 셀 수 없는 전우들이 대신 희생을 하였습니다


우리그들에게 평생 갚을수 없는 빚을 졌습니다.


그 뒤로 수 많은 행성을 해방시켰지만

가슴 속 말레벨론 크릭 함락에 대한 책임은

항상 날 따라다니는 꼬리표, 족쇄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헬다이버인 나를 영웅이라 칭송할 때

의무를 등졌다는 죄책감은 사라질 일 없었고

죄책감은 나 자신을 영원히 겁쟁이, 반역자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속죄의 기회가 왔습니다

이 전투는 희생이 아닙니다

우리가 마땅히 갚아야 할 빚입니다


말레벨론 크릭이 그랬던것처럼

이제 우리가 다른 전우들의 고향을 지킬 때 입니다


나도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적들의 전차는 건재하며

적들의 포화는 멈출 줄 모른다는 사실을

하지만 우리의 들끓는 분노가 저들의 포화를 압도할 것이며

지난날 쓰러졌던 전우들의 피로 저들의 장갑을 붉게 칠할 것 입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저와 같은 경험을 하지 마십시오

겁쟁이가 되지 마십시오

반역자가 되지 마십시오


우리는 희생을 하러 가는게 아닙니다

우리는 마땅히 지켜내야 할 전우들의 행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행성이 공격 받을 때

전우들이 우리의 부름에 응할 것입니다


우리는 헬다이버이기 전에 시민이고 누군가의 가족입니다

우리의 고향을 지킵시다

우리의 가족을 지킵시다

우리의 국가를 지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