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수의 예고된 죽음과 할머니의 예고된 죽음



정진수는 '20년 후에 죽는다' 라는 고지를 받고


그 20년을 어마어마한 공포에 사로잡혀 살았다.


이 미지의 공포에 사람들은 견딜수 없을거라며


그들을 구하겠다고 스스로 개념화하고 종교를 만들어 교주가 되었다.




예고된 죽음앞에 놓인 또 한사람인 할머니는 그러지 않았다.


물론 사자의 예고와 의사의 사망예고와는 좀 다르겠지만


할머니는 같다고 말했다.


암에 걸린 할머니 역시 예고된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어찌된 일인지 그녀는 공포에 질려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보인다.




사실 우리 모두의 죽음은 어느정도 예고되어있지 않나? 


모두 한번은 죽는다는걸 알고있지만 공포에 질리거나 굳이 미리 생각하지 않는다.



'지옥'은 죽음을 예고하는 존재가 무엇인지 사람을 죽음으로 끌고가는 그 덩치들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설명되지 않는 죽음은 공포스럽고 사람들은 그걸 견뎌내지 못하고 패닉에 빠지게 될까?




그런데, 그러고 보니 암도 완전히 밝혀진 병이 아니지 않나? 암으로 인해 시한부를 선고받고 죽는건 뭐 크게 다른가?


왜 사람들은 패닉하지 않고 사회는 존재하고 굴러가는가


미스테리한 '암' 


사람들은 여전히 그것을 밝히고 치료하려고 애쓰고있다.




할머니는 암으로 인해 선고된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듯했다.


하지만 그녀는 암으로 죽지 못했다.


죽음의 공포에 압도된 정진수가 만들어낸 미친 세상때문에 맞아죽었다.


그걸 본 여자 변호사는 미친 세상에 대항해 목숨걸고 싸울수 있었던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