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狂爺) 

                 일일영(110)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책 읽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인간들이

 활자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삼만권을 읽지는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책장을

 부즈런한 손길이 닿았다지고 

 큰 지성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위대한 동천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비뢰도 읽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무갤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