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쌀로 밥을 지었는지 뜸드는 시간이 참 많이도 걸리는 대 당각전이다.
내일이라도 당장 비무를 시작하면야 독자 입장에서 대단히 반갑고 지금 질질 끄는 것들 때문에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지금까지의 전개나 앞으로의 전개, 소설 내적인 요소나 떡밥 정리 등을 고려할 때 그 정도는 필요하다고 보아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 풀어 놓은 떡밥들 중 여기서 반드시 정리해야 할 것, 그리고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 풀어두어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훑어보자.
1. 종남파 포위망 구성
용노사가 사람 짜증날 정도로 이번 호북성 구파 정모에서 대종남 포위전선을 두텁게 형성해 두었다.
당장 세력분포를 살펴보면
a. 서장계 : 혁리공(자그마치 아율척의 직접적인 입김이 들어가 있다. 이건 야율척이 종남파를 엄청나게 경계한다는 증거고 향후 종밍아웃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쩌면 `종남무공` 자체의 이해가 더 높은 진산월이 최종보스전에서 이길 근거를 제공할 수도 있다), 백석기(신중하기 짝없는 혁리공이 데려왔다는 건 그가 뭔가 카드를 쥐고 있단 뜻이다. 무공이건 다른 수단이건 간에-이정문용 카운터로 데려왔다니 무공이 아닐 확률이 높지만), 선약연(별 힘쓸 데야 없겠지만).
b. 쾌의당계 : 당각(비무로 도전했으니 자체로 뒷탈이야 없겠지만 사천당가를 귀찮은 상대로 돌릴 확률도 있다), 사여명(직접참석할 확률이 높고 무엇보다 종남무공의 파해법을 알고 있어 골치아픈 상대다).
c. 중원무림계 : 형산파(+혁리공과 구양현성의 입김이 들어간 중원상계), 무당파(아직 직접적인 세력이 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무당이 이번 일을 주최했고 기산취악에 직접 관여했으니 종남의 적이라 보아도 좋을 듯)
d. 중원상계 : 중원3대 재벌 중 두 곳의 후계자 후보의 입김이 들어갔으니 말 다했다.
그 외에 적이 될지 미지수인 세력 : 담옥교(아직 제대로 된 내력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워낙 모르는 게 무림이다), 이정문(직접적인 적이 될 확률은 낮다고 보지만 이놈은 사람을 사람이 아니라 장기판 위의 말로 보는 터라 필요하면 중원무림 보존이란 대의명분을 위해 남의 뒤통수를 거리낌없이 치는게 가능한 작자다. 관짝암살사건도 결코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니, 이런 놈이 참 골치가 아프다), 용진산(이놈은 나중엔 꼭 붙어야 하지만 당장은 형산파가 있으니 지금은 명분도, 실질적인 의미도 없다-뭐 서안사건을 당장 물고 늘어질 것 같지도 않고).
까먹은게 없나 싶을 정도로 포위망이 두터운데, 이 포위망에서 넘겨야 할 난관도 적지가 않다.
2. 종남파가 클리어해야 할 과제.
a. 무력
- 당장 무림구봉에다 상성이 끝내주는 당각, 구봉 중 하나인 용선생(근데 이양반이 온다는 말이 안 보이니 빼야 할지도 모르겠다), 장로 클래스인 오결검객이 다섯, 구봉은 없다지만 분명 세력이 장난 아닐 무당(이쪽은 직접 싸울 확률은 낮으니 애매하다).
- 당각이야 진괴수가 뭔 수를 써서 이긴다 쳐도 이 와중에서 멀쩡할 확률은 낮고, 용선생과 직접 부딪치기보다는 다른 전개로 가지 않을까. 이미 탈구봉급 무공에 당각까지 물리친다면 대 용선생 전투는 재미가 없을 공산이 높다.
- 이 와중에 종남의 전력은 장로급과 구봉급의 중간쯤 될 성락중과 역시 비슷한 낙일방, 오결검객 수준일 육천기, 아마 4.5결쯤 될 수준의 전흠, 잘봐줘야 사결 조금 넘는 수준일 단후명, 희인몽[...] 등. 유중악이나 곽자령, 여씨부부, 제갈세가 등이 돕긴 하겠지만 일단 문인이 아니라 참전명분이 떨어질 뿐더러 현재전투력은 갓담근 겉절이 수준이라 도움될 게 없다. 적어도 무력으로는 한참 모자라기 때문에 전면전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붙을 공산이 크다. 전면전이라면 양패구상에 못 미치는 전멸로 갈 수밖에 없으니까.
b. 음모
- 용노사가 지금 질질 끌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음모의 떡밥 때문일 확률이 높다. 보건대 음모의 구상주체는 혁리공, 참모진은 백석기, 실행은 형산파가 하게 될 듯. 문제는 이쪽이 당각과 따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 따라서 진괴수가 당각을 물리친 후부터 음모가 발동될 확률이 지극히 높다. 이정문은 `비무가 당각의 승리로 끝난 순간` 혁리공이 움직일 것이라 했다. 음모는 당연히 `음해`의 형태로 이루어지되 `처단`은 공적으로 이루어질 확률이 높다. 구파회합은 어디까지나 명문정파 모임이기 때문이다. 정파는 철저히 명분으로 움직이고 이 고리타분한 면이야말로 정파의 정체성이다. 용노사가 군림 내에서 그런 부분을 묘사하는 데는, 특히 강한 편(이전 작품에는 의외로 마검패검 외엔 그런 묘사를 그다지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진산월의 무공이나 어떤 부분에서 트집을 잡을 확률이 높고, 음모의 형태는 어디까지나 `정파로서의 명분`의 문제에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형산파가 제기할 명분상 문제라면 현재 용선생을 제외한 팀 리더인(용선생이 온다는 말이 안 보이니 일단 빼두어야겠다) 좌군풍의 대사에서 추측 가능하다.
`확실히 종남파에는 남들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이 강호의 적지 않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기회가 닿는다면 그런 불안요소를 깔끔하게 제거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지.`
따라서 그 친구들은 종남파의 급격한 성장의 원인이 정파로서는 하지 못할 그 무언가 치졸한 짓이나 좌도방문에 근거한 것 아닌가, 살인을 막 해야 수위가 올라오는(그럴듯한데?) 마공 등에 의존하지 않았냐, 또는 그 와중에 남의 무공을 훔쳐왔거나 등으로 시작하는 썰을 풀 것이며, 아마 사여명이나 어디선가 종남무공을 얻어왔을 서장 또는 쾌의당 등에 의해 근거가 나올 확률이 높다. 지금 생각해볼 수 있는 형태는 서안 이씨세가 사건의 재탕일 텐데 물론 바뀔 수도 있긴 하다.
- 고로 우리는 이쯤에서 또다시 이존휘 사건에서의 명탐정 산월홈즈와 동왓슨을 보게 될 확률이 높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당신이 중원의 랜서인 것인 유중악 대협이나 흑백상문신과 딱히 구분이 가지 않는 임지홍 등이 꽁기꽁기 숨기고 있던 음모의 한 자락이 연계로 드러날 수도 있다.
물론 이게 너무 숨이 차서 그만 소화불량에 걸리거나 조루로 끝날 면도 없지 않다고 보지만 말이다. 가능성은 꽤 높다. 필력이야 늘 평타 이상은 쳐줬으니 크게 실망하진 않겠지만, 용노사는 기발하게 글을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좀 답답할 정도로 정석으로 글쓰는 타입이라 정밀함과 기교에서 조금 못미치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만큼 이걸 잘 소화해냈을 때의 완성도나 독자의 쾌감은 크다 보지만.
이번에 일을 너무 크게 벌리고 있어 본인도 부담이 클 것 같지만, 결국 소설이 마지막 장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꼭 넘어야 할 산임을 본인도 인식하고 있음이 틀림없고, 자칫 쉬었다가 흐름을 놓치기 싫은게 최근 연참의 원인 아닐까.
개인적으로 태극문에서 봤던 만천화우×3 = 폭우혈화귀견수가 참 기억에 남는데 그에 못지 않은 간지나는 사천무공이 보고 싶지만 당각의 무공성격상 좀 싱거울 것 같기도 하다. 용노사 작품 중 간지면에선 역시 태극문 캐릭터들과 화군악이 정점이었다고 보는데.
그러니 이번 당각전이나 잘 소화해 놓고 괜찮게 마무리한 다음에 장기휴재하면서 숨좀 고르고 출판도 좀 정리하고 설정정리나 한 다음에 마지막까지 좍 달리는게 그나마 가장 이상적이지 싶다. 용노사가 멘탈이 강한 타입은 아닌듯 보여서 이거 하나 끝내고 나면 완전 다 불태웠어 소리가 나오지 싶으니.
고등학생 때 처음 `군림천하`란 제목을 본 후에 이제 민방위가 되었는데 1년쯤이야 더 못기다리랴 싶기도 하고, 여튼 용노사와 종남쩌리들의 건승을 빌고 싶다.
아재 길게 쓰신건 좋은데 한번만 더 장기연중 하라고요? 지랄도 작작... 미리 예고하고 한다해도 욕 바가지로 먹을듯
솔직히 군림이 재미있긴하지만 스토리 푸는걸 볼때 시간이 필요한 작품은 절대 아니라 보고 오히려 시간주면 지금처럼 질질 늘려쓸 확률만 높음
당갓전 시간끄는게 짜증나는 이유중 하나는 실제 날짜 상으로는 하루이틀 일인데 그걸 늘리고 늘려서가 아닐까. 한 일주일 후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