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보면 석대문이나 제갈휘같은 애들보면 광명정대하고 옳은일만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긴하지만 그렇다고 얘네가 우리편인가?
다들 각자 쟁선의 세계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사는 거 아님? 비각에도 일비영 이명같은 사람도 나오는거고 정파에서도 견정회같은 애들 나오는거고 뭐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는거지.
난 오히려 진짜 평면적으로 착한놈 나쁜놈, 우리편 쟤네편으로 갈라서 악을 무찌르는 내용이 아니라, 진짜 무협이나 기타 판타지적인 요소들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일어날법한 일들을 입체적으로 잘 표현한 점에서 쟁선계가 요즘 책들 중에 최고라고 생각한건데(물론 문장의 수려함이나 세계관, 이야기 구성들도 무시못하지만)
석대원이 너무 먼치킨이 됐다, 비각이 너무 약하다, 뭐 이런걸로 찡찡대는건 너무 일차원적인 얘기 아님?
비각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세력간의 다툼이 종국에는 흐지부지되거나 일방적으로 밀려서 무협적인 긴장감이 떨어진게 아쉽다는 것이다
맞아 비각 너무 허무하게 깨짐
난 거기에 작가의 메세지가 있는 것 같아.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글의 전개와 긴장감을 넘어선 그 무언가 말야. 그게 무엇인지는 완결되면 그때 분명히 알게 되겠지.
비각이 악의 축임에도 불구하고 '세력 VS 세력의 와! 하고 수백 수천명씩 모여서 힘싸움 하는 대결전'을 통해서 터지지 않고 야금야금 갉아먹히다가 마격을 맞고 무너진거라 기존 무협의 클리셰와는 좀 맞지 않는, 김이 새는 것처럼 느낄수도 있겠지만 상대세력들(혈랑곡, 무양문 등) 입장에서는 그럴수밖에 없기도 했지. 비각이 비밀조직이라고는 해도 어쨌든 정부조직인데 그걸 수백명이 들고 일어나서 쳐버리면 역모죄에 걸리니까.
실제로 강호육사나 강호에서 만난 비각소속의 개인이 아닌 '비각' 자체에 직접적으로 나서서 타격을 준 사람들은 석안, 연벽제, 석대원(과 혈랑곡도들) 정도인데 다들 특정 집단에 소속된 것도 아니고 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인생들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