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차가운 산에서 펼쳐지는 칼싸움을 빙자한 논담이 시작되겠다.
오늘도 연참이었는데, 역시 한산(2)엔 배우들이 모두 등반하는 거로 끝이 났다.
지난번 거경 제초온의 호쾌하고 난폭한 성미가 많이 죽었다며 혹은 변했다며 아쉬워한 분이 계셨는데, 오늘 정말 짧지만 석대문과 한 합 겨룬 것으로서 아쉬움이 조금 해소됐으면.
그런데 생각보다 제초온이 석대문한테 많이 밀리나보네ㅋㅋㅋㅋ 지난번 싸움에선 1할 정도 앞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 많이 바뀐듯.
생각해보면 잡다한 놈들이지만 여럿을 장시간 상대해야 했으니 제초온도 지치겠지.. 싸움꾼으로서의 제초온으로선 아쉽지만, 남자로서의 제초온으로선 매우 멋졌다고 평가해주고 싶음. 특히 죽음을 대하러 가는 옛 주군에 대한 충정도 빛났던 것 같아.
분명 제초온은 검왕 연벽제와 한 판 뜨러 비각에 들어왔다고 그랬는데, 지내다보니 이악의 대단함-둥글둥글한 호빵 같은 얼굴에 반한건가-을 느꼈나봐.
그래봤자 꼬추도 없는 녀석에게 빌빌거리며 석무경 무서워서 평생을 숨어다닌 치졸한 오랑캐후손이지만ㅠㅠ
이악에게 대종사로서의 기품을 느끼고 싶은데, 평소 행동을 보면 너무 점잖아서 그럴 법도 하지만 드러난 꼬락서니가 별로라 영 정이 가지 않는다. 그래도 마지막에 장렬하게 산화하려는 용기는 칭찬해주고 싶음.
그나저나 모용풍 별명인 강호사가는 이번에 처음 나온거 아냐?ㅋㅋ 지난번 무갤에서 누군가 장난으로 말했던 것 같은데(내가 이북클럽이랑 북큐브 댓글은 안 봐서), 그게 개세마두님에게 따뜻한 영감으로 다가왔나ㅋㅋㅋㅋ 개세마두께서 창안하신게 아니라 누군가 붙인거라면 좀 뿌듯할듯!
앞으로 한산(3)과 온계, 부운쟁선계가 남았다 하는데, 정말 3 파트 남았네.
한산에서 무망애가 종결될 듯한데, 한산(2)가 7회분 연재된걸 보면 (3)에서도 좀 길게길게 써주셨으면 좋겠다.
온계는 드디어 서문숭과 매듭짓고 삼생도로 향하겠고..
부운쟁선계는 뭘까? 단막이랬으니 석대원 이야기는 아닐 듯 싶고 문강과 그 바둑두던 꼬맹이 이야기려나. '뜬구름 쟁선계' 즉 '덧없는 쟁선계'라는 의미이니 운소유의 부쟁선에 격파당한 문강의 허무한 쟁선 이야기일 것 같기도 하다.
이번주 두 번 연참이었는데, 다음주 화요일은 휴재한다 그러네. 그래도 한산(2)가 끝나서 다행이야.
마무리로 갈수록 정체불명의 무력감에 시달린다고 하시던데, 정말 오랜 세월 함께 한 분신같은 창작물의 완결을 보는 작가의 기분은 어떨까.
저렇게 오랜 시간 동안 무언가와 함께 해본 기억이 없어서.. 기껏해야 학창시절 통째를 갖다 바쳐야 비슷해질까.
한 작품에 오래도록 헌신하고, 몰입해온 작가님들을 존경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개세마두님 마무리 잘하시고, 꼭 쟁선계 더 잘 팔려서 양장본 나오고 푹 쉬신 다음, 쟁선계 시퀄들이랑 <서문반점>도 멋지게 나오길 기대해요.
흑흑 쟁선계 잘 팔려서 양장본 꼭 나오면 좋겠다.
아, 궁금한게 석대원은 쟁선의 세계에 살았지만 타의로 살아온 것이었고, 또 세계관 최강자가 됨으로써 쟁선의 세계를 대표한다고 볼 수도 있지.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석대원이 부쟁선을 대표했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 그런데 과연 어떤 식으로 논담을 진행하게 될지.. 사실 운소유를 제외하면 저기 있는 모두가 쟁선의 기둥들 아닐까? 물론 작가가 생각하는 쟁선, 부쟁선과 나의 그것과는 좀 다를 수도 있겠고, 내가 이해가 부족한 바도 있겠고.
석대원은 누구보다 부쟁선을 원하지만 스스로는 쟁선의 정점에 올라있는 아이러니한 인물이지. 이게 쟁선계라는 공간의 모순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 같고
석대원은 쟁선의 허무함을 온몸으로 느낀 사람이니까 석무경의 게언처럼 부쟁선의 길을 걸을려고 하는 것이고, 최강자로서 쟁선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기 위해서 곤륜지회를 연 것이 아닐까. 이악은 전편에도 나왔지만 이창에게 저지른 일에 대해서 몹시 후회하고 있었지. 야율사의 급사로 젊은 나이에 각주에 올랐고 남옥의 옥이 일어나기 전이라서 아직 비각이 완전히 자리를 잡지도 못했으니 강하고 비정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한화 김승연 회장도 28세에 회장자리에 오른 후 주변에서 어리다고 무시못하게 머리스타일도 뒤로 넘기고 중역들한테도 반말로 지시하는 등 강하게 나갔다고 하니까...
석대원의 속성은 쟁선에서 금선탈각을 통해 부쟁선으로 바뀌었고 그럼에도 선대의 약속에 묶여 쟁선의 길을 따르다 호집때 운리학 부자의 비극을 보고 완전히 각성한 것 같다.
쟁선의 길을 가는 자에 대한 심판도 매우 가혹하다는 것을 느끼는데 대표자라 할 수 있는 이악과 운리학은 둘 다 가문의 대가 끊어져 버렸고(문강이 그 나이에 장가를 가지는 않을테니) 길에서 벗어난 석대원과 문강도 자신의 연인과 자식, 아버지와 동생을 제물로 바쳐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석대원과 문강은 태생부터가 판에 박힌듯이 닮아있는데 석씨집안의 남자들은 석무경의 후예지만 운리학에 의해서 양육되었고, 문강은 운리학의 자식이지만 이악에 의해서 양육되었다. 강호무림을 놓고 쟁선을 취하려는 대표적인 인물들에 의해 쟁선지로를 갈 수밖에 없던 두 사람이 친인들의 영향(석무경의 게언, 운리학의 죽음)으로 쟁선이 뜬구름같다는 것을 깨닫게 됐으니 이재일 작가가 이야기를 엮어나가는 솜씨는 절묘하다고 할 수 밖에 없겠다. 26살의 청춘일 때 심심풀이로 하이텔 무림동에 올렸던 글이 자신의 반생을 바친 글이 되었고 이제 끝을 보게 되는데 작가가 무력함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나도 이재일이 왠지 무기력해진다는 그 느낌 너무 당연할거 같아. 그래서 서문반점이 바로 연재 안되는게 아닌가 좀 걱정이긴 하지만 완결 해놓고 보면 정말 시원함 반 허탈함 반이 아닐까 싶네 ㄷㄷㄷ. ㅍㅋㅎㄷ횽의 평, 특히 석대원과 문강에 대한 이야기들은 새롭고 음미해볼만 한거 같아 ㅎㅎ.
문제는 부쟁선으로의 길을 묻는다 할지라도, 그게 쟁선계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느냔거 아닐까? 애초에 강호 자체가 쟁선의 율법에 가장 특화된 세계 아닐까 싶기도 하고. 사실 쟁선 부쟁선은 과연 경쟁하는 사회가 정말 옳은 것인지에 대한 작가 나름의 답변인데, 그냥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라면 모를까 강호에서 어떤 해답을 내릴 수 있을지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