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재능으로 충만한 씹재능충인 주인공이 이런저런 사건들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임. 숨만 쉬면 강해지는 주인공이라 17살이 될 무렵에는 세계관 내에서
손 꼽히는 강자가 됨. 그러나 그렇게 된 이후로는 무협에서 흔히 나오는 벽에 막혀서
성장이 막힘. 주인공은 본능적으로 죽음의 위기를 겪으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지금 가진 힘만으로도 충분하기에 가족들과 안빈낙도하며 살아가기로 함. 물론 자기가 지닌
힘이 밝혀지면 여러모로 곤란해질 것 같아서 힘은 최대한 숨긴 상태로 말이야.
이런 류의 이야기가 늘 그렇듯이 안빈낙도를 지향하는 주인공은 자기의 능력을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이용당하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러 가지 사건들에 엮이게 됨. 다만 이 이야기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음. 바로 주인공이
안빈낙도하려는 이유임. 주인공은 단지 귀찮아서 안빈낙도를 지향하는 것이 아님. 주인공이
전심전력을 발휘할 경우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함. 바로 정신적으로 변화가 일어나서 모든 것이,
심지어 자기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들까지 하찮게 여기게 된다는 거임.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주인공은 적어도 가족들이 있는 동안에는 인간으로 남고 싶어서 힘을 억제하고 있는 거였음.
한 마디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힘을 사용하면 더 이상 소중한 것이 소중한 것이 아니게 되는 거임.
그런데다 주인공과 같은 경지의 초인들이 목적을 위해 사람을 갈아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왠만하면
사람을 죽이지 않는 주인공과는 극명한 대비를 보여줌. 나는 이 이야기가 목적을 위해 사람을 갈아버리는
다른 초인과 싸우면서 주인공이 점차 그들과 같은 모습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릴거라 생각했는데 정작 이후에
흘러가는 이야기는 그딴 거 없음.
주인공은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힘을 펑펑 쓰고, 정신적으로도 아무런 변화가 없음.
후반부로 가도 여전히 형을 건들면 빡쳐하고, 초인이 아닌 사람들한테도 예의를 지킴. 이럴 거면 대체 왜
정신이 변한다는 설정을 넣었는지 모르겠음. 아니, 생각해보면 이 소설은 늘상 이런 식임.
뭔가 있을 것 같은 설정이나 인물이 나왔다가도 어느샌가 그냥 흐지부지됨. 주인공이 사는 나라의 국왕이
된 그랜드 마스터 나라샤는 '초인에게 의지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하고, 주인공과 같은 초인을
탐탁치 않게 여기면서 한편으로는 주인공을 이용해먹으려고 함. 이러한 갈등이 언젠가는 심화되서 폭발해야
정상인데 이 소설은 그딴 거 없음. 어느 사이엔가 비중이 줄어들더니 후반부로 들어가면 아예 나오질 않음.
마찬가지로 뭔가 있을 것처럼 나온 양판소 영지물의 주인공마냥 킹왕짱 고대 제국의 병기고를 얻은 놈이
나오고, 주인공으로 인해 그 놈 영지와 다른 왕국의 평지로 이어지게 되고,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굴더니 인섹.
주인공이 암시장에서 만나게 된 천재 이계인도 후반부로 들어가면 인섹. 주인공이 만난 이계인의 누나이자
'운명의 길'이라는 자기가 원하는 걸 찾을 수 있는 이능을 지닌 형수도 잠깐 나오다가 인섹. 주인공에게 복수를
하겠다며 날뛰던 '게임 능력'을 지닌 적대자도 뭘 제대로 하기도 전에 광탈. 검과 심장으로 자기의 힘을 전수하는
고대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도 등장은 그럴 듯 했지만 역시 어느 사이엔가 인섹. 주인공과 대립각을 세울 것 같았던
초인들은 한 두명을 제외하고는 후반부로 들어가면 아예 나오지도 않고, 주인공과 대립하지도 않음. 또한 히로인의
파워업 이벤트가 후반부에서 발생하지만 이게 딱히 주요한 역할을 하지는 않음. 어차피 히로인은 안 싸우니까.
이 소설은 거의 모든 것들이 맥거핀임. 뭔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게 제대로 사용되지는 않음.
이야기의 전개도 이런 판국인데 전투씬도 만족스럽지 않음. 대부분의 전투씬은 능력 설명을 하고 나면 끝나거나
싸웠다고 묘사한 다음 시점 옮겨서 주인공과 XXXX가 싸우는 곳에서 빛이 번쩍이고 굉음이 울려퍼진다 → 주인공과
XXXX가 싸운 곳은 산이 허물어지고, 대지는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깊기 파여있다. 끄읏이라.......
그래도 압살하는 장면이나 갑질하는 장면은 제대로 묘사되기는 함. 다만 압살과 갑질도 한 두번이지.......
그리고 틈틈히 새로운 설정을 보여주면서 흥미를 이끌기는 하는데 앞서 말했다시피 이게 다 맥거핀이라서
흥미를 끄는 것 이상의 효과는 없음.
전형적인 용두사미구만 노잼인 작품의병폐
ㅋㅋㅋㅋ 읽느라 고생했다. 항마력이 대단하구만...
용두는 커녕 첫장 보자마자 거를 수 있는 전형적인 양판소설임
엥 내가 이미 본작품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