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황산의 하늘은 유달리도 높고 푸르렀다.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 중 하나인 천도봉의 자그마한 모옥에서는 한 남자가 앉아있었다.


남자는 검붉게 물들인 마의를 입은 사십대 초반쯤 되어보이는 사내였다. 


팔척이 넘는 당당한 체구에 형형한 눈빛에서는 맹수와 같은 안광이 줄줄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무리 담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이 사내 앞에서라면 잠시도 평정을 유지하지 못하리라.



'시간이로군'



사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 자세는 그의 육중한 체구와 어울려 마치 뿌리박힌 태산이 움직이는 듯한 위엄있는 모양새였다. 


그에게 오늘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오늘이 길한 날이 될지 흉한 날이 될지는 오직 그의 손에 달려있었다. 


사내는 자신이 가볍게 흥분한 것을 눈치채고 피식 한숨을 내뱉었다. 



'나도 아직 수련이 부족하군' 



그는 허리춤에 아무렇게나 매달린 도를 뽑아들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 동작은 매우 자연스럽고 익숙해보였다.


그 도를 휘두르는 것이 사내의 하나뿐인 일과였던 것이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도를 휘둘러온지 어느덧 이십년이 넘었다.


오로지 무를 위해 달려온 그의 부동심은 그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만약 하늘에서 금덩어리가 비 처럼 쏟아진다 하여도 사내는 말 없이 도를 휘두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절세미녀가 그에게 안겨온다 하여도 사내만큼은 결코 도를 휘두르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일 만큼은 그에게 아직도 젊은시절의 치기어린 혈기를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


한 동안 말 없이 도를 휘두르던 사내는 이내 손을 멈추고는 칼을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천도봉의 한 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가 약간을 걸어가자 나타난 곳은 백여장쯤 되어보이는 평탄한 공터였다. 


그는 공터의 중앙쯤에서 발걸음을 멈추더니 눈을 지그시 감았다.


사내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했다. 그는 눈을 감은 그대로 약 일각정도를 기다렸다.



'왔구나'



인기척을 느낀 사내는 눈을 뜨고는 앞을 응시했다.


공터의 한 쪽으로 백의를 입은 한 인영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십대 중반쯤 되어보이는 수려한 얼굴의 젊은이였다. 


머리를 단정하게 묶고 푸른 영웅건을 썼는데 그의 눈부신 외모와 더불어 


먼저 기다리던 맹수같은 사내와는 정반대의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젊은이는 자신감 넘치는 걸음으로 사내에게 다가오더니 포권했다.


"좌 대협을 뵙소, 나는 모용단죽이라 하오" 




"....."


사내는 젊은이의 말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다만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이윽고 그는 한 마디를 툭 뱉었다. 


"젊군..."  


"강호에서는 세월이 모든 것은 아니오"


"그래도 너무 젊어...." 




사내의 말에 모용단죽의 수려한 얼굴이 잠시 굳었다. 그는 자존심이 상한듯 했다.


"그런 말을 하려고 여기에 나온 것이오?"


모용단죽의 그 말은 사내를 도발하는 듯 했으나 사내는 여전히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네 스승이 모용가의 사람이냐?" 


뜬금없는 물음에 모용단죽은 의아한듯 했으나 이내 대답해주었다.


"가문의 무학도 익혔으나 다른 고인에게 무공을 전수받았소"


"그것은 검학이겠지?" 


"그렇소"


"그가 그 무공을 익힌다면 천하제일이라고 하더냐?" 


모용단죽은 순간 얼굴을 굳혔다.


"어떻게 안 지는 모르겠으나 맞소" 


"크하하하하하!!!!"


사내는 느닷없이 광소를 터뜨렸다. 


그 광소는 쩌렁쩌렁하게 천도봉 전체에 울려펴졌는데 


단순히 소리가 클 뿐만 아니라 위맹한 공력을 담고있었다.


사내의 광소에 귀를 울리는 듯한 통증을 느낀 모용단죽은 급히 공력을 끌어올려야했다.


이 한 수만 보아도 사내의 공력이 얼마나 심후한지 알 수 있으리라. 



"이게 무슨 짓이오?"


모용단죽은 금방이라도 검을 뽑을 듯 했으나 그에 아랑곳 없이 


사내의 상념은 어느새 이십년전으로 돌아가있었다. 








사내는 이십대였다. 중년인 특유의 여유는 사라진 얼굴이었지만 대신 젊은이 특유의 패기만만한 혈기가 가득차있었다. 


하지만 그 혈기는 잠시 뿐이었다. 그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더니 하염없이 한 지점을 응시했다.


그의 시선을 따라간 그 지점에는 피로 물든 혈구가 놓여져있었다.


"사부....."


결코 자상한 사부는 아니었다. 사람들이 대협이라고 칭송하기는 커녕 피로물든 마인이라고 욕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사부는 강했다. 사내가 몸담은 마도에서는 그 것이면 충분했다.


또한 무뚝뚝한 사부는 그의 성취를 보고 칭찬은 하지않았지만 언제나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결코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그 시선에는 제자에 대한 그 나름대로의 애정이 담겨있었으리라 




사내는 혈구에서 눈을 잠시 떼더니 그를 그렇게 만든 이를 쏘아보았다.


"어떻게..."




그렇게 드물지도 않은 일이었다. 사부는 함부로 칼을 뽑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부의 이름에 씌워진 마인이라는 글자는 강호에서 사건만 있으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정파의 협의지사랍시고 사부에게 시비를 거는 협객 나부랭이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처음에 이 자가 찾아왔을 때만 해도 그는 평소처럼 이 노인이 사부의 손에 걸린 비참한 시체로 남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다.


불과 한 수였다...


노인이 검을 뽑아 살짝 휘두르는 것 같았는데 그의 사부는 갈가리 찢어져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시신이 되어버린 것이다.




"합!" 


망연함도 잠시 사내는 눈부신 동작으로 도를 뽑아 노인에게 출수했다.


그의 도는 빛살같은 빠르기로 그 노인의 목을 노렸다. 


"챙"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노인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보지도 못했는데 사내는 어느새 땅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크으윽..."


바닥에 쓰러진 채로 신음하는 사내의 귀에 늙수그레한 음성이 들렸다.


"아직 젊구나... 제자까지 죄업을 묻진 않겠다."


사내는 음성이 들리는 곳으로 벌떡 일어나 주먹을 내질렀다.


"커헉!!"


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는 다시 바닥을 뒹굴었으며 노인은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뉘우치고 너까지 마인의 삶을 살지는 말도록 해라" 


노인은 그 말을 끝으로 뒤로 돌아 걸음을 옮겼다.


사내는 일어나 다시 도를 주워들었다. 뒤를 보고있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단 일격이라도 좋았다. 저 노인에게 일격을 먹일 수 만 있다면...




사내의 동작은 방금전까지하고는 달랐다. 


그의 손에 들린 도에 핏빛의 자욱한 진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그의 도는 이제껏 그가 한번도 펼쳐보지 못한 속도로 노인에게 날아들었다.


그 속도는 그야말로 섬광처럼 빨라서 노인이 설사 대비하더라도 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


하지만 그것이 덧없는 기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사내는 세 번째로 바닥을 뒹굴어야만 했다.


이번엔 신음소리조차 흘리지 못했다. 노인의 움직임을 보지도 못했것만 사내는 전신의 혈도가 제압당한 채로 바닥에 내팽개쳐졌던 것이다. 



"호오..."



어느새 노인은 사내를 살펴보고 있었다. 


노인은 깨끗한 백의를 입었는데 나이에 맞지 않게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제압당한 사내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쁘지 않군... 나쁘지 않아..." 


노인은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더니 이내 사내의 마혈만 풀어주더니 뜻 밖에의 말을 꺼냈다.


"나에게 무공을 배워보지 않겠느냐?" 


"개소리 하지 마시오!" 


사내는 악을 썼으나 손가락 하나도 까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노인은 혀를 찼다.


"역시 상황이 나쁘긴 하지... 그렇다면..."


노인은 이내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다시 말을 꺼냈다.


"천하제일의 무공을 가르쳐주마 그래도 흥미가 없느냐?"


마인이라면 사부나 심지어 친지를 판다해도 천하제일이라는 단어에 흥미를 안 가질 수가 없으리라


하물며 노인의 무공은 사내가 여지껏 본적도 없는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사내의 생각은 다른 듯 했다.



"몇십년이 걸릴지라도 내가 살아나간다면 반드시 당신을 죽일 것이오!"


"허허..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구나" 


노인은 그 말에도 그저 재미있다는 듯이 웃음을 흘렸다.


"아쉽게도 그 소원은 이루어질 수 없겠구나 네가 익힌 무공 뿐만 아니라 네가 아는 어떤 무공으로도 나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니 말이다." 


노인의 말은 광오하기 그지없었다. 강호의 물은 넓고 깊기 그지없었다. 알려지지 않은 기인이사들도 수 없이 많을 터였다. 


하지만 노인은 그 모든 가능성을 부정하기라도 하는 듯이 어떤 무공으로도 그를 꺾을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사내는 그 엄청난 말에 순간 할 말을 잃은 듯 노인을 쏘아보고 있을 뿐이었다.




노인은 유쾌한 듯이 한 마디를 남기고 다시 몸을 돌렸다.


"나는 조가 늙은이다. 네가 정말로 강호의 정상에 오른다면 날 다시 볼 날이 있을 지도 모르지!"


노인은 멀어지는 와중에도 연신 혼잣말로 혀를 차고 있었다. 


"간만에 좋은 기재를 발견했다 싶었더니... 인연이 아닌게지... 쯧...


이제 중원은 다 돌아본 것 같은데 서장이라도 가봐야 할 듯 싶군..." 




잠시 뒤 혈도가 풀린 사내는 사부를 땅에 묻었다. 


"잘가시오 사부... 복수는 해주겠소... 하지만 사부를 위해서는 아니오" 


사부의 원수인 그 노인은 현재의 그에게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과도 같았다.


하지만 사내가 진정으로 그에게 느낀 것은 무인으로서의 수치심이었다.


마지막 말을 남기고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 노인은 한순간은 측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마치 그가 아무리 지금보다 높은 곳에 도달해도 절대로 그에게 닿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있기라도 하듯이....




그는 사부의 품속에서 비급을 꺼내들었다.


'혈해마도'


사부의 성명절기이자 완벽하게 연마한다면 핏빛의 선연한 강기로 십여장을 뒤덮을 수 있으며  


그 핏빛 강기속에 갇히면 금강동인이라도 일거에 박살난다는 뛰어난 무학이었다.  


그의 사부는 그러한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으나 그는 언젠가 도달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주고는 했다. 




그는 황산으로 들어가 자그마한 모옥을 지었다. 


그리고는 그 주변에서 미친듯이 도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배가 고프면 잔뜩 준비해놓은 벽곡단을 먹었다.


목이 마르면 근처의 시내로 가서 흐르는 물로 목을 축였다.


그렇게 십여년이 흘렀다. 그의 도는 사부를 능가할 정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사내는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 노인은 사부의 강기를 단 일 검으로 소멸시키고 사부의 몸까지 갈라버렸다. 


일격에 상대를 격살 할 수 있는 뛰어난 수법이 필요했다. 




그는 그때부터 침식을 잊고 혈해마도의 모든 초식 중에 가장 빠르고 위력적인 수법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노인의 한 수를 자신의 도법으로 비슷하게나마 재현할 수 있다면!


그는 무려 십여년을 다시 수련과 연구에 투자했다. 


사내의 머리는 산발에 풀어헤쳐졌고 그럭저럭 봐줄만 하던 얼굴은 나이가 들면서 어둡고 강인하게 변해갔다. 


이십년만에 황산을 나왔을 때 그는 마침내 한 개의 초식을 개발할 수 있었다.


'혈해파천황!'


그의 혈해마도의 가장 빠르고 위력적인 수법을 결합한 절초였다. 




이 초식을 완성한 다음부터 사내는 능히 노인을 상대할만하다는 자신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십년전의 그 노인을 만나는 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정상에 올라야겠다.'


그는 산을 나와 닥치는 대로 비무를 하고 다녔다. 


이십년만에 나온 그의 도는 너무나 살벌하고 위력적이기 그지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사내의 도에 담긴 살기와 경천동지할 위력에 두려움을 금치 못했고 


마침내 천하십대고수의 대부분이 그의 도에 꺾였을때 사람들은 그에게 외경심어린 칭호를 붙여주었다.




'천하제일마! 혈마 좌무기!'




홀연히 나타나 불과 몇 년만에 핏빛어린 도 한 자루로 사내는 천하제일의 자리에 앉은 것이다.


하지만 그 노인은 나타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실망하며 다시 황산의 모옥에 틀어박혔다.


사람들은 그 모옥을 혈화소축이라고 부르면서 반경 십리 이내로 접근조차 두려워했다. 



하지만 좌무기는 전혀 그런 세상의 명리에 관심없었다. 그의 목적은 오로지 이십년전부터 하나였다.


세상의 누구도 자신을 당할 수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광오한 그 노인에게 자신의 일도를 성공시키고 싶었다.


그렇게 그가 은거한지 일년이 지난 어느날 그의 모옥앞에 한 서찰이 놓여있었다. 




'이십년전의 인연이 곧 찾아갈 것이다'




짤막한 한 구였지만 그 문장을 읽은 좌무기의 가슴속에는 표현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또 한 장의 서찰이 날아왔다.


'비무를 청하오, 모용가의 모용단죽'


그는 그 비무첩이 자신이 기다리던 것임을 직감했다.





좌무기는 웃음을 그치고는 모용단죽을 쏘아보았다. 


"나는 좌무기다." 


그는 도를 천천히 뽑았다. 그의 도는 이십년전의 원한을 잊지않은 듯 그의 손 안에서 요동치는 듯 했다.


이 싸움은 마지막 관문이었다. 도전자는 매우 젊은 듯 했으나 그는 추호도 방심하지 않았다.


이십년간의 피와 땀이 이 싸움에 걸려있었다. 그는 지금도 그 노인의 검이 사부를 난도질하고 자신에게 


날아드는 악몽을 꾸곤 했다. 그 악몽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어떠한 장벽도 그를 막아설 수 없으리라. 


"네 무공의 연원은 이제와서 묻지 않겠다. 그 것이 어떤 무공이든 오늘 나의 혈해도에 꺾일 것이기 때문이다!" 


모용단죽 또한 검을 뽑았다.


"그 것은 검을 맞대봐야 알 일이오. 가르침을 청하겠소" 


말을 마침과 동시에 둘은 격돌했다. 


마성지쟁이라 불리며 강호에 두고두고 회자될 전설적인 혈투가 지금 시작된 것이다. 










노인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전히 늦는 버릇은 고치지 못했나보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지만 그 것을 들은 듯 누군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익현 당신이야말로 그 못 들은 척 험담하는 버릇은 못 고쳤구료" 


열고 들어온 사람도 노인이었다. 백발을 단정하게 묶었는데 이목구비가 매우 뚜렷해서 


젊은 시절엔 보기드문 미남이었음을 짐작케했다. 


그 모습을 보고 기다리던 조익현이라 불린 노인은 표정을 찌푸렸다.


"불만인 모양이구려 다시 처남이라고 불러드리면 되겠소? "


막 들어온 노인이 다시 비꼬는 듯이 조익현에게 물었다. 


"됐네, 이제와서 그런 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지 용건만 간단히 말하지"



조익현은 손을 내젓더니 대뜸 용건을 말했다. 


"자네가 이번에 키우고 있는 아이말이야 조금 빌려주게 모용가의 아이였던가?"


"당신이 아쉬운 소리를 하다니 별일이구료... 아직 미숙한 아이를 빌려달라고 하다니 그렇게 그자가 신경쓰이는 거요?" 


"신경쓰인다기보단 체면의 문제일세 그 혈마인가 하는 녀석하고는 약간의 인연이 있지" 


"당신도 키우는 아이가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서장으로 건너간 것은 들었소이다." 


"아난 그 아이에겐 아직 그 무공을 전해주지 않았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나설만한 일도 아니지 안 그런가?" 


"확실히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당신이 나설만한 일로는 안 보이는 군... 그래서 줄 것은 뭐요?" 


"의외로 순순히 들어주는군? 이유라도 있나?" 


"단죽 그 아이에겐 처음부터 미인상을 전해주었소.. 그리고 내가 원하는 수준이 되려면 실전은 필수불가결이지" 


 


노인들의 말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현재 강호십대고수를 모두 꺾은 혈마 좌무기를 고작 제자의 시험상대로 여기다니


하지만 그 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말이었다. 그들이 가진 무공을 익히지 않은 고수들은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빨라서 좋군, 내가 이번에 자네 아들을 수장으로 세력을 하나 만드는 중인 것은 알고 있겠지?" 


"호아는 자질이 뛰어나서 나도 석가장을 나올 때 상당히 아쉬웠지... 그 아이를 어떻게 쓸 작정이오?" 




어느새 조익현은 은근한 목소리로 다른 노인에게 말했다.


"이번 일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지.. 안 그런가?"


"확실히 대단한 일이긴 하오, 그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가 천하제일이라는 공인을 받다니..." 


"우리는 구대문파쪽만 보았지 사파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지 하지만 이번 일로 그 쪽도 신경을 써야할 필요성을 느꼈네...


어차피 그 무공을 가지지 않은 이상 우리 수준까지 올라올 수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의 일이 있지 않겠나?" 


"당신의 말은 그 아이를 사파쪽으로 보낸단 말이군?"


"그렇지... 신목령이란 단체를 만들 생각일세 마도를 통합하면 사파에서도 우리의 눈에 벗어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겠지.."


"신목령이라... 그렇다면 조건은 그 단체와 나와 모란의 만든 단체와의 일이겠구려?" 


"불가침 조약은 어떤가? 결코 서로를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되겠지 어차피 우리 사이는 대리인이 있지 않은가?"


"확실히 서로 쓸데없는 피를 볼 필요는 없겠지 당신의 제안을 승낙하겠소." 




조익현은 그제서야 다시 미소를 지었다.


"석아우 자네가 승낙할 줄 알았지, 그럼 우리의 싸움은 이십년 뒤쯤이 되겠군" 


"이제와서 그런 호칭을 들으니 어색하구려... 아무튼 단죽 그 아이에게 황산으로 가라 일러두겠소." 


노인.. 아니 석동은 퉁명스러운 어조로 답변했다. 


노인들의 비밀스러운 회합은 언뜻 사소한 문제같아 보였으나 그 내용은 경악스럽기 그지 없었다.


마치 장기말을 다루듯 가볍게 강호의 일을 자신들의 대화로 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진지빨고 쓰니 내가봐도 글 재미도 없고 지적도 있어서 다시 가볍게 돌아와 봄


역시 약간 유머스럽게 패러디하는게 내 스타일에 맞는 듯하다 술술 써지네 ㅋㅋㅋㅋㅋㅋㅋ


요새 좌무기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한번 써봤다.


혈마 좌무기니무 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