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개인적으로 이세돌이 이기길 바라고 있었지만

이건 좀 아니다...


1,2,3국에서도 알파고의 이해할 수 없는 실수같아보이는 수는 많았지만

그것들은 모두

현재 인간의 상상력과 경험으로는 불가능한 신수 라는게 밝혀졌다. 


즉 알파고는 바둑역사를 새로 썼다. 이 사실에는 바둑관계자 모두가 동의했다. 

아마 알파고의 실력을 레이팅으로 따지면 전대미문의 수치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오늘 4국에서의 알파고의 실수는

그런 심후함이 없는 '어리석은' 실수의 연속이었다


실제로도 우변의 8점이 사망하는 사태는 

1200의 순환과정을 돌리는 알파고의 매커니즘으로 볼 때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알파고님이 그럴리가 없져! 같은 수준이 아니라

1200명의 컴터들이 모여서 검토하고 또 검토한 끝에 나오는 게 알파고의 한 수다. 

오늘 4국은 알파고의 실력으로 볼 때 불가능한 일이었다. 


애초에 패가 알파고의 약점으로 꼽힌 이유가 무엇인가?

알파고는 아무리 사소한 변수나 뒷맛이 남는다고 할지라도 두지 않기 때문에, 

패가 알파고의 계산을 흐트러뜨리고 시간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약점으로 지목된 거다. 

그러나 알파고는 3국에서 이세돌의 연속된 패 공략에 대해서 능란하게 대처해서 불계승을 거둠으로써

그저 프로그램의 성향일 뿐 딱히 패조차 약점이 아니란 걸 입증했다. 


이렇게 철두철미한 알파고가 오늘 4국에서는 걍 미친놈처럼 실수를 연발했다. 

이건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4국이 끝나고 이세돌이 전에 없는 괴랄한 표정을 지으며 고민하는게 그 사실을 증명한다. 

이긴 자가 한 줌의 기쁨도 못 느끼는 표정이라는 게 무슨 뜻인가. 

두었던 본인이 가장 납득 못하는 승리라는 뜻이다. 



만일 알파고가 오늘도 이세돌에게 불계승, 혹은 대승을 거둬서 

4승이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사람들은 알파고가 5:0으로 이기는 걸 '당연' 하다고 여기게 되었을 것이고

마지막 대국도 실제로 그렇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홍보효과와는 달리 구글 본사에게 있어서는 그리 좋지 않은 일이다. 

이미 5전 3승만으로 민간에는 [인간 vs 인공지능]을 논하면서 부정적인 미래예상을 하게 되었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서 알파고가 압승해 봐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 인공지능은 너무 잘났다... 인간 일자리를 뺏을게 틀림없으니까 저런 사업은 키워선 안 되는 게 아닐까?]


틀림없이 이런 여론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차후 거대한 금융체계를 이룩할 [인공지능] 분야로 진출할 구글에게는 결코 좋지 않은 일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인공지능의 우수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면 

결국 견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알파고가 4승 하고 나서 마지막 1패를 해줄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건 너무 속보이는 짓이기 때문이다. 



결국 알파고가 [져 줄] 타이밍은 바로 오늘의 4국이었다는 소리다. 


알파고가 5국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그건 이미 상관없는 문제다. 

현재 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인간 vs 기계 ] 의 승부에서 인간이 이겼다고 자축하고 있다. 


5국째가 알파고의 승리가 되든 패배가 되든 

구글의 의도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다. 


오늘 4국째 알파고의 패배는 구글에 의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본다. 

즉, 알파고가 져준 게 아니라 구글이 이세돌한테 져준 거다. 



이게 음모론이라고?

나도 음모론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아무리 정황을 살펴봐도 구글한테만 유리하게 짜여져 있으니 어떻게 의심을 안 할 수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