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빛 검신을 자랑하는 용영검이 그 자태를 구파의 명숙들 앞에 드러냈다.


대방선사는 얼굴을 굳힌 채 진산월을 향해 다가갔다.


"지.. 진장문인 무슨 생각을 하는 게요? 경거망동 하지 마시.. 크악!"


비명과 함께 대방은 피를 뿌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뒤로 물러났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깊은 상처였다.


진산월은 담담한 눈빛으로 용영검을 한 번 휘둘러 검신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용서하시오, 대방장문인.... 당신을 보면 손 끝에 망설임이 생길 것 같아서 가장 먼저 베려고 하였소. 종남은 이미 귀파들과 함께 구대문파에 속할 생각을 접었소. 원래 본파의 목표는 군림천하! 구파의 장문인들과 그에 버금가는 인물들을 한 번에 상대할 수 있다면 본파의 무공은 능히 군림천하 할 수 있는 무공임이 증명되겠지..."


말을 끝냄과 동시에 진산월의 머릿 속에 사부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옆에 함께 떠오르는 종남의 제자들...


'죄송합니다, 사부....'


-괜찮다, 산월아! 너는 이미 최선을 다 했다.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했어...!


'미안하다, 일방, 지산, 중산.... 영옥!'



구파의 명숙들이 무시무시한 기세를 쏘아내며 진산월을 향해 다가왔다. 


진산월은 특유의 고적한 눈빛으로 정면을 주시한 후.....


한 줄기 고함과 함께 우윳빛 검광을 뿌리며 그들을 향해 쇄도해갔다.


그 모습이 마치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이 느껴진 것은 대방선사만의 착각이었을까?


'아! 덧없는 군림의 꿈이여!'


대방선사는 그저 조용히 눈을 감은 채불호만을 욀 뿐이었다.


***


엄쌍쌍과 운우지락을 즐기는 낙일방을 지붕에 숨어 훔쳐보던 동중산은 문득 자신의 한 쪽 눈이 참을 수 없이 가려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 쪽은 바로 종남혈사 때 눈동자를 잃은 쪽...


'장문인....?'


자신의 바지 춤에 들어가있던 손을 꺼내 눈가를 긁던 동중산은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자신이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진산월의 사람 좋던 얼굴이 보이는 듯 했다.


-大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