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amaman, 낙서
0. 학기 시작하니까 엄청 바빠짐. 대학원 갈 예정이라 좀 더 그런듯. 무협 몇 권 못 봄. 3주 동안 6권 봤나 그럼.
1. 장영훈, 패왕연가, 1~10화, (2014~)
돈이 없어서 네웹소나 봄. 옛날에 천하제일& 수라왕 때도 느꼈지만, 진짜 마기가 미친듯 치솟더라. 걍 무협의 탈을 쓴 로맨스고. 남자가 불편할 부분이 너무 많았음.
(BL요소라거나, 너무 현실감 안 드는 남자 설정이나, 여자들 좋아할 게 뻔한 전개. 등.)
결국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장영훈 개색기....
근데 진짜 이 방법이 여자가 무협을 보는 유일한 방법인가 생각이 들었음.
2. 하이옌 (海宴), 랑야방 (琅琊榜) 1권
(중국 내 起点中文网发布에서 2006~2007 연재. 2007년 朝华出版社에서 출판 四川文艺出版社에서 재판. 한국은 2016년 출판.)
치디엔종원망에서 여성 부분 연재로 기억함.
옛날에 이것저것 볼 때의 기억을 들여보면, 여자라고 막 로맨스만 좋아하는 건 아니었음. 분명 취향 자채가 다양함.
'신세계' 빠는 여자애들도 꽤 있었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혈계전선' 빠는 여자들. 진짜 죽어라 빨더라고... 근데 그 작가 '트라이건' 같은 거 만들던 사람이라. 뭐 딱히 여성향이고 이런 거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되서 왜 그런가 알아본 적이 있었음.
해답은 캐릭터. 남캐, 그리고 그 캐릭터 끼리 소위 말하는 케미가 좋으면 덕들이 물고 빠는 거지.
랑야방도 직접 읽어보니 그런 케이스에 해당되는 거 같았음. 남자 여자 다 해서 캐릭터 하나 하나가 상당히 매력 있는 편이었음. 막 신무협에서 보여주는 남성적이고 간지나는 그런 거 말고. 좀 더 여성적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정확히 포인트가 안 잡힘. 나는.)
거기에 퀄리티 자체도 좋았음. 스토리 전개도 좋고. 통수도 빵빵 잘 치고. 문장력도 나쁘지 않고. 고증도 나름 맞춘 거 같고. (남방 철기병은 좀 오바인 거 같음.) 로맨스적인 요소도 나름 들어있는데, 간만에 애정담임에도 꽤 즐겁게 읽었음.
그리고 내게는 남자든 여자든 딱히 불편해할 요소가 없는 점이 가장 좋았음.
대충 줄이면
1. 캐릭터가 중요함. 2. 퀄리티 먹고 들어가야하고. 3. '불편한' 요소가 없어야 하는 것.
이쯤 되는듯. 이외에 좀 인상 깊었던 건... 암투극의 밀도에 비해 무공에 대한 묘사가 극히 적었음. 아무래도 여자들이 '어떻게' 치고박나는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아닐까 싶더라. 역사담도 별로 안 나오는데. 이건... 아직 잘 모르겠는게. 사학과에 남자만 박시글한 거 보면 여자가 대체로 사극 자체를 덜 좋아하는 거 같기는 한데. 여자도 자기 좋아하는 사극 종류가 있던 걸로 기억하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중국은 대체역사물은 TV에서 방영금지라, 상상의 세계를 적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기도 하고.
사실 말하면 당연한 거긴 한데. 나는 캐릭터가 핵심 포인트라는 생각은 잘 못했었음. 아직 경험이 없는 무명소졸이라 그런듯.
랑야방 나머지 2권이랑, 보보경심, 운중가 보면 대충 여자들이 좋아하는 무협의 성향에 대략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듯.
3. 구로수번, 전생검신, 2016, 12~14
4.5/5
웹소설에 맞게 구성되었다는 '합목적성'. 전생담에 대한 나름 새로운 플롯과 크툴투-선협 차용에 대한' 창의성', 나름의 재미와 반전이 있는 '구성력' 등을 높게 삼.
완결 병신이면 당연히 점수 내릴듯.
4. 좌백, 소림쌍괴, 2015, 4~5 (완결)
너무 보고 싶어서, 1달 기다렸다가 돈 들어오는 그 날 다 질러서 봄.
완벽하다. 좌백의 깨달음이 나같은 불초소생이 논할 바가 아님을 알겠다.
문체, 주제, 구성 면에서 입문의 벽이 있어 모두가 재미있게 읽기 힘들다는 점은 인정함. 근데 나는 원래 채식쟁이 종자인지, 아니면 씹선비 종자인지, 이런 소위 '제대로 된' 무협 보면 너무 좋음.
역시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그것이 있지...
5/5
5. 기타
이번 달은 과제로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대다수는 생략함.
최형국, 조선무사, 2009
최형국, 조선의 무인은 어떻게 싸웠을까, 2016
-어렸을 때부터 궁금했던 게 조선 무협은 왜 없을까 였는데. 알고보니까 우리 전쟁사 연구 자체를 90년대 다 끝나가서야 했더라고;; 그러니 신무협 시절에도 못 만들어낸 거 아닐까 싶음. 자료가 있어야 뭐라도 그럴듯하게 만들지;; 내 알기로 무협은 과거 떨어진 서생들이 20년대~30대에 구성한 거고, 사무라이 소설은 시바 료타로 같은 거장들이 전후에 구성한거임.
류중띠, 동양고전과 푸코의 웃음소리, 2013
-개쩐다. 중국 고전 좋아하면 꼭 봐라. 기상학과 문예학, 민속학을 넘나드는 새로운 고전 해석임. 용을 용성이라는 별에서 기원을 찾는 부분은 소름 돋음. 진행률 50%
6. 근황
-사실 요즘 소설을 쓰는데... 참고로 라이트노벨임. 무명마졸답지... 여튼 나름 무협 색을 많이 넣어서 아가씨들이 안 볼 줄 알았는데 보더라고. 그래서 갑자기 궁금해서 여자는 무협 왜 보나에 정력을 투자했었음. 조아라 직접 가서 내 글 읽는 아가씨들에게 물어보면서 나름 결론을 냈었음. 걔네에게 무협은 동양풍이라는 장르명으로 정의되더구만. 근데 쓰기 어려워서 기피되는 장르였음.
-랑야방 번역자 사이트임
http://lyingdragon.tistory.com/338
다른 건 몰라도 고룡 소설 하나가 자체 번역되어 있어서. 보고 싶은 사람 가서 봐라. 여러 이야기 들을만한 거 많은데. 이 아가씨가 고룡 빠더라.
이상.
건필
무협이라는 장르 자체가 마초적이고 남성향적인 느낌이 강한데다 무협이라는 이름 자체가 왠지 여자들에게 거부감을 주는 것 같음
혈계전선은 전에 애니로 보다가 2화만에 접음. 수준 떨어지는 것만 아니면 왠만한건 다 안가리고 보는데 혈계전선은 도저히 내 취향이랑 안맞더라
노노 여자도 무협 잘봄. 여자 불알친구 하나 무협 입문 시켰음.
여자라고 로맨스 다 좋아하고 그런거 아님. 남성향 좋아하는 여자애들 많아. 여자도 사람인데 영웅적인 이야기 좋아하지.
남자 취향도 가지각색이듯 여자 취향도 그러함. 그냥 무협이나 액션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음. 혈계전선은 솔까 캐릭터도 그닥 빨만큼 예쁘지도 않고.
내가 왜 맨날 무협이나 소년만화나 전쟁물에 빠져 살까 생각해보니 울엄마가 나 어릴 때부터 취향이 좀 그랬어.. 지금도 영화는 전쟁물이면 무조건 같이 보자고 따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