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다. 작금의 전흠을 설명할 단어는 그 이외엔 없었다.
그렇다. 강하다. 강해도 너무 강했다. 일검에 산이 잘려나가고, 일장에 절벽이 부서져내린다.
천하삼십육검으로 삼십육방을 점하면 상대가 없다고 하였던가? 거짓말이다. 지금 전흠의 검은 일백팔방을 동시에 점하고 있다.

"본파의 검술에 이런 경지가 있다니..."

진산월은 소맷자락으로 눈을 훔쳤다. 뜨거운 눈물이 끝없이 흘러나오고 있어서였다.

"나는 매지산이 아니야... 소지산이라는 이름조차 과분해..."

멍청히 중얼거린 소지산은 힘없이 손에 쥔 청강장검을 내려보더니 반으로 꺾어버렸다. 다시는 검을 뽑을 일이 없으리라. 이런 아득한 경지의 검을보고 어찌 자신따위의 하찮은 검술을 펼칠 수 있을 것인가...

"...대체 비결이 무엇이더냐."

서안전체를 자욱히 뒤덮은 우윳빛 구름이 사라진 뒤에야 진산월은 전흠에게 걸어가 힘없이 물었다. 인간의 경지를 초월한 전흠의 검. 우주 만물을 조망하는 그 검술을 견식한 진산월의 얼굴은 그 찰나의 시간에 이십년은 더 늙어 있었다. 그와 대조적으로 전흠의 얼굴은 이십대의 생기와 팽팽함을 그대로 간직한 체라 멀리서 보면 둘은 사이좋은 조손과 조부 같았다.
전흠은 한참이나 답을 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생각하듯 석벽처럼 가만히 서 있었다. 참다못한 진산월이 애타는 심경으로 다시 물으려할때,
전흠은 슬픈 눈으로 입을 열었다.

"오늘 내 나이가 사십이 되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