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쌍마의 손에서 두줄기의 황금빛 강기다발이 폭사되었다. 사자의 이빨처럼 먹잇감을 찢어발기려 들어오는 무서운 경기가 거의 코앞에까지 다가온 순간, 그 절체절명의 시간에 감겨진 전흠의 눈을 부릎뜨게한 것은 진산월의 담담한 목소리였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전흠이 기민하게 움직였다. 좌방으로 한발 크게 내딛어 목을 노려오는 한줄기의 강기다발을 피해내고, 좌수의 칼을 땅으로 던져버리는 동시에 허리를 숙이며 다리를 엉덩이께까지 붙였다. 전흠의 몸이 쓰러지듯 공중을 체공하며 하방을 파고드는 강기다발을 피해냈다. 파밧, 지면에 착지한 전흠은 고무공이 튕겨나듯 전방으로 쏘아져 간다.

"어? 어...?"

난데 없는 전흠의 변화에 가장 당황한건 적금쌍마다. 전흠은 좌권을 내질러 쇄골을 깨부수고 우권으로 도리깨질 하듯 턱을 후려쳐올렸다. 퍼버버벙! 사람의 주먹질 소리라고는 믿기지는 않는 굉장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이것은 바로 장괘장권구식 천성탈두의 초식!
전흠은 쉬지 않고 계속 쳤다. 적금쌍마는 숨을 쉴 틈도 찾을 수 없었다. 퍽퍽퍽, 쇠뭉치 주먹을 휘두를 때 마다 적금쌍마의 입에서 푸붓 피보라가 일었다. 이내 정신을 놓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가 싶더니, 줄끊긴 인형처럼 쓰러져 푸들푸들 땅을 비볐다.

분이 풀리지 않는지 전흠은 쓰러져 신음하는 적금쌍마 양광의 배를 짓밟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양 무릎을 진각으로 밟아버렸다. 쿠쿠구구궁! 적금쌍마의 두 다리가 수수깡처럼 으깨지며 짓이겨진다. 도저히 그럴수 없는 각도로 기괴하게 비틀린다.

"허억허억."
거친 숨을 몰아쉬는 전흠이다. 적금쌍마는 고통을 참지못하고 게거품을 물며 혼절해버렸다. 그만치 악랄한 손속이었다. 부러진 뼈는 다시 붙더라도 연골과 힘줄은 재생이 불가한 법. 무인에게는 깨끗히 목숨을 끊어주는 것보다 나쁘다.
이제 서장 십육사의 적금쌍마는 두번다시 두 다리로 걸을 수 없으리라. 그 뿐인가 턱이 망가졌으니 밥도 제대로 씹을 수 없다. 대체 그는 어떻게 살아간단 말인가.

"이제야 깨달았소 장문인."

한참 숨을 식식거리던 전흠이 놀라 입을 벌리고 있는 진산월을 돌아보았다. 그 눈빛이 전에 없이 흉흉했다.

"성라검법은 답이 없소이다."



그 시각, 방화와 목욕탕에간 전풍개는 장괘보를 밟아 자객에게 접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