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드래곤은 졸라 쎄다 그냥 쎄다
졸라쎈 투명드래곤이 울부짖었다
크아아아아!!
300개의 은하가 폭발했다
아무런 설정없이 그냥 쎄다고 우기면 독자로부터 그 어떤 공감도 얻어내지 못한다
장르소설 특성상 캐릭터 간의 전투력 비교는 필수적이고
설정이 뛰어날수록 전투력의 간극은 세밀해지고 전투씬을 보다 더 입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입장에서 설정을 짜는건 고단한 작업이다
그래서 흔히 쓰이는 설정 클리셰 중 하나가
묵향이 정립한 삼류 이류 일류 절정 화경 현경 생사경으로 이어지는 계단식 전투력이다
비록 단순한 체계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치밀한 묘사가 없어도 읽는 독자는 절정고수보다 화경고수가 더 강하다는걸 자연스럽게 납득할수있다
유치하지만 드래곤볼처럼 수치로 전투력을 표시하는 것 또한 효과적인 방법이다
100 대 전투력에서 놀다가 1만대의 전투력 캐릭터가 등장해서 무력발휘 좀 해주면 독자는 졸라 쎈놈이 등장했다고 납득할수있다
하지만 흔히 쓰이는 설정인 만큼 한계는 명확하다
많은 캐릭터가 등장 할 수록, 이야기가 길게 진행될수록 전투력의 간극을 표현하기 어려워지며
허술한만큼 설정번복 또한 빈번히 일어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설정을 짤 수 있을까?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번째, 도교식 깨달음으로 추상적인 느낌만 주며 명확한 묘사를 자제한다
두번째, 아예 새로운 설정을 창조해서 세부적으로 쌓는다
첫번째는 두루뭉술한 느낌을 줘서 작가가 캐릭터의 밸런스만 잘 맞춰주면 설정붕괴의 위험도는 현저히 낮아진다
작가의 역량이 뛰어날수록 효과가 좋다
아무 작가나 쓸수 있지만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다
작가가 어지간히 필력이 좋지 않은 이상 독자도 몰입하기 힘들다
잘 사용한 예로 좌백이 있다
두번째는 철저한 체계를 잡아서 독자가 보다 더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캐릭터의 전투력에 몰입할 수 있지만 조금만 삐끗해도 설정붕괴의 위험에 한없이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작가가 작심하고 설정을 먼저 짠 다음 이야기를 진행해야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잘 사용한 예로 한백림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요즘 화제작인 전생검신의 경우는
묵향식 계단 설정에서 변형되고 좀더 업그레이드 된 것으로
의념절기, 절대지경, 마법, 신의힘 등을 구로수번 스타일에 맞게 잘 사용했다
무한의 마법사의 경우는
한백림처럼 자신만의 설정을 기초부터 쌓아올린 타입이다
차이가 있다면 한백림은 상상력 위에 현대적 과학 지식을 가볍게 얹어 설정에 설득력을 얻었고
무한의 마법사는 현대적 과학 지식 위에 상상력을 얹어 설득력을 얻었다
작중 주인공이 꽤나 다양한 방법으로 전투력을 발전시키는데, 그때마다 새로운 설정이 추가되지만 기존의 설정을 부정하거나 번복되지는 않는다
그게 26권동안 쌓여있다
때문에 졸업시험에서 보여준 전투씬은 글자에 불과하지만 마치 영화처럼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소설은 설정이 전부가 아니다
전부는 커녕 그저 양념일 뿐이다
하지만 최고급 양념이라면 삼류 음식마저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법이다
하물며 일반적으로 맛있는 음식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을 거다
뭐 무한의 마법사같은 경우는 초반이 심각하게 오염된 음식물 쓰레기에 최고급 양념이 더해진 경우지만
음식물 쓰레기에 암만 소스 부어봐야 그냥 쓰레기
무한의 마법사는 작가의 처녀작이라 초반이 정말 형편없지만 권수를 더할 수록 역량이 꽃피는게 눈에 보인다. 그러면서도 초반의 설정에 위배되는 추가 설정이 없으니 대단한 부분이다. 초반을 못버티고 집어던지든지 참고 더 보는건 독자 개인의 자유니까 알아서 해라
무한의 마법사 설정은 심지어 먼저 나온 설정과 뒤에 나오는 설정이 상호보완적이기까지함. 그 자체로 완성한 하나의 세계관이라봐도 무방하지. 작가가 조금만 더 경험을 쌓고 1권을 출간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그리고 오그라드는 것도 좀 자제좀 하고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