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루는 섬서의 무인들이 모여 무공을 논하는 곳이다. 1년 쯤 전부터 무화루 멤버들의 관심을 끈 검법이 있었는데 전뢰검법 이었다. 



이는 짧은 시간 안에 일류무사가 될 수 있는 무공 이었지만, 그 약점이 많기 때문에 절정 고수가 되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평을 들었다.



그렇기에 무화루에서 이 검법의 평가는 높지 않았다. 가끔씩 전뢰검법의 추종자를 자처하는 이가 ‘소림의 일양지니, 무당의 태극검이니 적패 무공일 뿐이고 전뢰검법이야 말로 최고다.’ 라는 소리마저 하고 앉아있으니 분위기가 더욱 험악해졌고, 새 해에 들어선 전뢰검법에 대한 약간의 칭찬조차하기 어려운 실정.



이를 모르고 혹은 알면서도 실언을 한 이가 둘 있었다.



“전뢰검법은 물론 상승무공은 아니오. 하지만 이 근방 무인 중에서는 평생을 수련해봐야 전뢰검법의 반의 반에도 못미치는 이들이 거의 대부분이니 얻을 수만 있으면 얻는 것이 나을 것이오.



자신을 졸자 라고 낮혀 부르길 좋아하는 무인의 평이었다. 그는 무인이라면 자신이 옳다라고 생각하는 걸 말하기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기풍의 소유자였다. 그렇기에 전뢰검법이 무화루에서 받는 취급을 알면서도 말함에 있어 거침이 없었다. 



“무마봉법을 수련하는 건 미친 짓이오. 무마봉법은 극성에 이루어봐야 전뢰검법의 위력의 7할을 내기도 힘든 봉법이오. 한데 수련자의 7할이 주화입마로 쓰러져 십중팔구는 죽고 설령 살아난다 하더라도 지능이 콰스 수준이 되어버린다 하니 이건 무술조차 아니오. 새로운 자살 방법이지.”



돈 씀씀이가 커 대공자 라고 불리던 무인의 평이었다. 사실 그 역시 전뢰검법에 대한 여러 혹평을 남긴 바 있었지만, 문재는 그 다음. 



“무마봉법 이라는 패급 무공에 비하면 전뢰검법은 신승절학이오, 차라리 일양지와 전뢰검법은 취향 차이라 볼 수 있지만, 무마봉법과 전뢰검법은 우열이 분명하오.”



이는 물론 전뢰검법을 추종하는 이야기가 아닌 무마봉법을 욕하는 이야기였지만, 둘은 무화루 공식 전뢰검법 추종자로 찍혔다.

어느날 상당한 덩치에 쭉 찢어진 눈동자를 한 이가 나와 말했다.



“내 친구 중 전뢰검법과 무마봉법을 동시에 익힌 이가 있소.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무마봉법이 더 났다 하니. 무마봉법이 더 좋은 무공이오.”



물론 무마봉법을 익히고도 살아남았다면 이미 지능이 8척동자와 비교해도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 되었을 공산이 컸다. 하지만 그는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전뢰검법이야 말로 최악의 무공이며 전뢰검법을 응호하는 저런 이들이야 말로 무림의 독이란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했다. 그리고 몇몇의 무화루 무인들이 이에 동조했다. 졸자와 대공자를 욕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더 거새졌다.



몇 명의 아녀자를 강간한 하리라는 색마와 저들이 패거리다. 라는 이야기까지 돌았다. 두 명 무사가 모두 하리와 검을 한번씩 교환한 적 있는 무인이란 걸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지만, 상당수 무인은 이 말이 옳다 여겼다.



두 무인은 무화루의 무인들에게 고루 존경받는 늙은 무인에게 찾아가 물었다. 60이 되어가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떡 벌어진 어깨와 울퉁불퉁한 근육을 가진 노인은 팔자에도 없는 책을 끼고 있었다. 80 노모의 소원인 진사합격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누군가는 저 정도 재능을 가지고서 어째서 무과가 아닌 진사를 지원하냐고 혀를 끌끌 차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모자른 탓이오. 라고 말하는 그는 인격적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존경 받았다.



“어찌하여 저들은 우리더러 전뢰검법의 추종자라 하는 겁니까?” 



노검객은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저들은 그저 깔 게 필요할 뿐이네. 알다시피 무화루에 종종 들리는 전뢰검법의 추종자는 진짜 추종자가 아닌 어그로에 불과해. 실상 무화루에 전뢰검법의 추종자는 없어. 하지만 그렇다면 그게 무슨 재미겠냐? 추종자가 없으니 추종자를 만들어서라도 공격하는게야.”



이 말을 마친 뒤 노검객은 진사합격 이라고 씌어진 흰 띄를 이마에 두르고 책을 읽었지만, 이내 책에 실증이 나 밤하늘에 나가 검을 휘둘렀다.

그 빠르기는 폭풍과도 같았고, 매섭기는 우뢰와도 같았으니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