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수사가 주변을 둘러보자 천귀종 금지인 마염골이 온통 아수라장에 합체기 수사들이 뻗어있어 미간을 실룩이며 한립에게 다섯 손가락을 뻗어 흰 골검을 발출해 공간을 일그러뜨리는 일격을 보내는데 한립은 제자리에 서서 금색 비늘로 덮인 오른팔로 가볍게 막아낸 후 단 수사를 향해 씨익 하얀 이를 드러내며 오른팔을 한층 더 밀어올리면서 걸어감

이어서 순간 사라진 한립이 단 수사 앞에 나타나 주먹을 흐릿한 속도로 휘두르자 단 수사도 피하지 않고 기이한 은환 두개를 불러내 한립을 감싸 조여감

다들 한립을 잡았다고 기뻐하는데 한립이 무언가 중얼중얼 외자 몸 안에서 천둥소리가 울려퍼지더니 5개의 푸른 빛과 근육이 빛나며 몸이 커지고 은환이 부들부들 떨리고 단 수사가 다른 보물과 신통을 꺼내려는데 이미 한립이 어깨를 슬쩍 흔들어 잔상만 남기고 금빛 주먹을 날리니 백 장 거리의 땅은 권풍이 지나간 곳이 깊게 패여버림

단 수사가 피구름을 뿜어내 방패삼아 막아내지만 권풍이 박살내고 단 수사도 피떡이 되어버림

옆에서 단 수사가 멀쩡히 다시 나타나지만 원기가 상한 창백한 얼굴이라 합체기 수사들은 또다시 놀람

단 수사가 내가 폐관한 지 불과 수백 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방금은 대승기를 넘어서는 일격이었습니다 귀하의 존함을 물어도 되겠습니까? 라고 한립을 훑어보며 묻자 한립이 과찬이라며 미소짓고 흰 골도를 옆에 던져버리며 금빛 비늘을 거두고 소인 한립이라고 대답함

한 수사였다면서 이 정도 실력을 가지셨으면 스스로 신분이 있고 지켜야 할 도리가 있는데 왜 까닭 없이 와서 내 종문의 제자를 속이고 상하게 했느냐 무언가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냐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따지자 한립이 천귀종의 악행을 못 들은 것 같다고 나를 사로잡으려고 비술을 펼친데다 연이어서 나를 이곳으로 전송시켰으니 천귀종에 오히려 따지고 싶다고 냉소함

단 수사가 얼떨떨한 얼굴로 합체기 수사들을 바라보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다들 한립을 전송시킨 노 장로를 바라봄

노 장로는 사숙님께 아뢰니 누가 산문을 습격했다는 소환장을 받고 나갔다가 한 수사의 신통이 대단해 금제가 있는 이곳으로 전송시켰는데 왜 왔는지는 저도 정말 모릅니다 라고 싹싹 빔

당장 사실을 조사하라고 단 수사가 분부해 노 장로가 떠나자 한립을 조용히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음

얼마 후 노 장로가 돌아와서 공손히 무언가 속삭이자 단 수사가 손을 흔들어 물러나게 한 후 한 수사께서 냉염종에서 오셨군요? 귀 종이 이렇게 조용히 실력자를 키운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입니다 라고 헛웃음을 짓자 단 수사 말 돌리지 마시죠 라고 한립이 담담히 웃으며 받아침

무슨 일인지 다 알았다고 우리 종의 멍청한 장로 한 놈과 원한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었다면서 서로 오해를 했고 그 사람도 이미 죽었으니 우리가 서로 싸워봐야 얻을 것이 없다며 그냥 보내줄테니 가는 게 어떻냐고 제안함

한립은 단 수사가 숨기려고 했지만 지금 천귀종의 다른 대승기 수사가 자리를 비웠음을 눈치채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시죠 타 종파에서 다짜고짜 포위를 하고 온 힘을 다해 공격을 해왔는데 가벼운 오해였다고 없던 일로 하자는 것이 말이 됩니까? 라고 비웃음을 지으며 따짐

무슨 조건을 원하냐고 단 수사가 눈빛을 번쩍이고 한립이 100근의 정련된 음진석을 달라고 빙긋 웃자 협곡이 조용해짐

음진석 백 근이 과한가? 하고 묻자 본 종의 대금제를 망가뜨리고 금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는데 과한 요구를 하십니다 라고 대답하는데 또다시 침묵이 이어진 후 한 수사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음진석 광맥은 1년에 한 근만 정련해낼 수 있는데 백 근이라니 심하지 않냐고 차갑게 되물음

천귀종이 고작 이 정도의 음진석도 없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만 이라고 한립이 웃자 수사께서 일부러 과한 요구를 하시나 보군요 기왕 가기 싫으시다면 이곳에서 뼈를 묻게 해드리죠! 라고 단 수사가 핏빛을 방출하며 골짜기를 덮어버리자 한립도 소리 없이 사라졌다가 금빛 비늘로 덮인 주먹을 날려보냄

피구름이 주먹질을 버텨내자 미간을 찌푸리고 현천지보! 라고 외치는데 단 수사가 잘 알아봤다면서 이 적혈천귀번이야말로 현천의 보물이자 본 종의 보물이라면서 이것에 죽는 것을 영광으로 알라고 말함

한립이 무심하게 그렇냐고 대답한 후 흔들리는 의식을 모으자 단 수사는 현천지보에도 의식이 흩어지지 않다니 얼마나 강대한 의식을 지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긴장함

피바다가 덮치자 명청령안을 발동해 운학초를 하나 씹어먹고 법력을 회복해 피바다의 소용돌이를 벗어나 중심에 있는 단 수사를 닮은 백 장 거대 해골에게 다가감

해골의 원영이 일곱 줄기의 선혈을 내뿜고 주술을 발동하니 해골이 사라지고 거대한 붉은 머리에 뿔이 달린 귀신이 나타남

이게 적혈천귀인가? 하고 생각보다 약해보이는 모습에 서로 발톱과 주먹을 맞부딪히는데 오히려 한립이 몇 걸음 휘청거리며 물러나고 예상 밖의 힘에 놀람

적혈천귀가 사납게 웃으며 어디 도망가 보시지! 라고 한립을 움켜쥐자 육신의 힘만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 할 것임을 직감함

한립이 바로 터져죽지 않자 더욱 힘을 주지만 한립의 몸에 옅은 금빛 비늘이 떠오르며 가슴에서 오색빛이 나타나자 낮은 기합성과 함께 한립이 손아귀에서 빠져나와 황금색 유인원으로 변함

전설의 산악거원이라면서 적혈천귀가 놀라고 한립은 비록 원영은 봉인되었지만 피 속의 혈맥들은 경칩결로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가슴을 두드림

적혈천귀는 한립의 피를 연화하면 더욱 강력해질 것에 기뻐하며 공격하고 한립도 주먹을 내뻗어 두 주먹이 부딪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갈라지는 소리가 하늘을 울리는 가운데 적혈천귀의 몸이 피안개로 화해 박살나지만 잠시 후 다시 회복하려 하고 거원이 다시 달려들어 부숨

결국 아예 피바다를 이용해 거원을 삼켜버린 후 거원이 속도가 느리다는 점을 이용하려는데 우렁찬 포효와 함께 푸른 거봉으로 변한 한립이 튀어나와 방해물을 부수고 적혈천귀를 향해 쏘아지자 경악해서 성금청란이라니! 도대체 네 정체가 뭐냐? 라고 뒤돌아 빤쓰런을 시도함

이곳저곳에서 공간이동을 하며 깊은 상처를 내자 겁을 먹고 피바다에 숨으려 하지만 도망치려 할 때마다 더 빠르게 날아오는 공격에 적혈천귀는 이제 머리의 해골만 남고 회복조차 불가능함

제발 살려달라며 내가 졌다고 외치자 푸른 그림자가 멈추고 십여장 밖에 청색 거봉이 나타나 해골을 노려보고 해골은 한숨을 내쉰 후 회복을 시작함


한편 바깥에서는 피구름을 류락과 4명의 수사들이 바라보는데 류락은 긴장하고 합체기 장로들은 희희낙락해서 선계로 올라간 노조가 남긴 보물이고 그 안 공간에는 상계 선인으로 만든 귀왕이 있어 태상장로 대대로 물려받으며 정련되어 비할 바 없이 강대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

단 수사는 영계의 수많은 대승기 중 중간 정도의 실력일 뿐이지만 피바다 안에서 만큼은 차원이 다른 강함을 가지기 때문에 한립의 육신이 아무리 강해도 갇히는 순간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고 여김

슬슬 마무리가 다 되어 한립은 천귀의 혈식이 되었을 텐데 저 녀석도 거슬리니 미리 죽여놓자는 노 장로의 말에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는 미녀와 은빛 화염에 관심을 보이는 외눈 거한까지 가세하자 어쩔 수 없이 더 기다림

소리와 함께 거대한 피구름이 반으로 갈라지니 기뻐하던 합체기 수사들이 모두 굳어버리는데 그 속의 거대 귀신이 예전과 달리 희미해진데다 한립과 단 수사가 함께 나왔기 때문

단 수사는 무표정하게 손을 모은 채로 한립을 바라보고 한립은 미소지으며 류락에게 다가가 안아줌

한참 후 얼어있는 4명의 수사들을 향해 단 수사가 음진석 100근을 가져오라고 시키는데 다들 바람을 부리고 비를 내리는 천귀종의 대장로 두 명 중 한 명이 평범해 보이는 청년에게 패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멍함

내가 두 번 말해야겠습니까? 라고 단 수사가 조용히 말하자 다들 급히 음진석을 가지러 가고 한립은 미소를 띠며 한 모의 불경한 부탁을 들어주시다니 단 수사께서 관대하십니다 하하 하고 말함

그런가 봅니다 하고 단 수사가 한립을 내려다보며 대답한 후 공중의 핏빛 거대 깃발을 회수하고 번쩍 하며 협곡 입구를 향해 사라짐


얼마 후 냉염종에서는 단 수사가 적수가 되지 못 하다니 예상 밖의 신통이라면서 남궁장산이 쓴웃음을 짓고 있음

낙균도 다행히 우리 냉염종과 적대하지 않았다면서 남궁장산이 천부당과 장경각의 도난 사건은 이 한 장로가 한 짓 같은데 그를 감히 의심할 수는 없겠다고 말하자 낙균도 끄덕임

천귀종이 입단속을 하고 있지만 이미 소문이 쫙 퍼졌다면서 주변 세력들이 냉염종에 귀의하고 있는 중

한립이 현재 돌아오자마자 폐관 중이라 냉염종에 들어올 것인지 물어보고 싶지만 태상 장로조차 방해하지 말라고 명해놔서 안타깝다고 남궁 장산이 웃고 낙균에게 한 장로에 대한 정보를 말해보라고 함

한 장로가 특이한 점은 없는 듯하지만 은혜를 모르고 무정한 사람이 아니라고, 성화봉의 태상 장로의 옆자리를 주겠다는 것도 거절한 것을 보면 확실하다고 하자 남궁장산이 확실히 그런 것 같으니 그냥 매년 하사하는 수련자원을 2배로 올려주자고 결정함







천귀종 박ㅡ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