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암을 통해 이 비무대회는 삼묘의 영주들이 전쟁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대신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듣고 석천공이 효율적이라고 감탄하지만 한립은 이곳의 종족들이 규칙을 지키는 편이라 그렇지 선계에서 이렇게 하다가는 이미 전쟁이 났을 것이라 말해 석천공이 그런가.. 하고 피식 웃고 고개를 다시 돌려 구경함

무대 위에서는 수호족 남자가 상대의 날카로운 뼈를 피해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체력을 온존하는 중이라 한립은 지루해져 옆의 호수를 보며 하늘의 빛들이 호수 위를 지나 거꾸로 비치며 무수한 은어들이 뛰어오르는 듯한 풍경을 구경하는데 이 순간 한립이 머리를 번쩍 들며 호수 위의 이상한 움직임을 눈치채고 어봉진신부를 발동하고 동시에 뿌 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며 많은 이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 시작함

무대 위의 수호족 남자는 새까만 소라고둥을 들고 칠공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정신을 차린 이들도 아직 움직일 수 없어 멀뚱히 서 있는 한립의 소매를 석천공이 잡아당기며 쓰러진 척을 하게 시킴

한립이 살짝 미소지으며 털썩 쓰러지자 수호족 사이에서 회색 망토를 덮은 커다란 남자가 앞으로 나와 진언문 유적에서 싸운 파란 유인원과 비슷한 모습을 드러내며 금선 중기에 이른 수행을 내비치고 무대 위에 올라 이미 죽어버린 수호족 청년의 손에서 새까만 소라를 회수해 돌아옴

수호족의 족장이 급히 일어나며 어르신의 신묘한 계략에 늙은이가 탄복했습니다 라고 아부하고 이를 본 묘수가 간신히 몸을 떠받치며 무구노귀 네놈이 감히 니자타역의 사람들과 결탁해 흑치역을 배반할 셈이냐? 라고 분노하며 힘없이 외쳐 수호족 족장이 정확하다며 자골족이 수백 년간 우리 수호족을 억누르고 내 동생과 조카를 죽였으니 그 원수는 고작 사예대회를 통해 풀 것이 아니라고 무표정하게 대답함

이내 무대에 올라 자골족 청년의 머리를 박살낸 족장은 수호족을 이끌고 자골족으로 향해 학살을 하고 이에 묘수가 눈에서 쌍심지를 돋우며 청피 유인원을 향해 이 일은 너희 대영주의 결정이냐 청원족의 개인적인 뜻이냐? 우리 흑치역이 중립이 아니라 윤회역에 가담하길 바라는가? 라고 이를 악물고 묻고 파란 얼굴의 유인원은 입을 열어 흥 우리가 네놈의 아비가 윤회역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모를 줄 알았느냐 라고 대답해 묘수는 더욱 분노해 우리 아버지는 줄곳 윤회역의 주장에 반대하며 우방들까지 설득하고 있었는데 어찌 윤회역에 가담하겠는가! 라고 호통을 침

하지만 청피 유인원은 냉소하며 너희 흑치역은 어차피 작은 지역에 지나지 않아 윤회역의 보호가 없으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비웃고 호수 가운데에서 수만에 달하는 청원족을 포함한 니자타역의 대군을 불러내 흑치역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하기 시작함

시산혈해의 가운데서 회룡족도 머지 않아 공격당할 차례라 석천공이 혹시나 싸우다가 선계에서 온 것을 들키면 니자타역 대군이 아니라 회계의 군대가 토벌하러 올 것이라 생각한 한립은 반항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당해줄 수도 없는 상황에 당황한 석천공이 어떻게 합니까? 라고 초조하게 묻다가 차라리 신분을 숨기지 않고 이곳의 사람들을 모조리 살인멸구하고 흔적을 지우면 되지 않을까 고민하기 시작하자 내게 방도가 있다고 막고 몸 아래에서 검은 안개를 피워내 소용돌이치는 안개 속에서 태을경에 달하는 회선을 불러냄

이에 석천공이 크게 놀라고 늘씬하고 잘생긴 흑포의 태을경 회선이 된 마광이 접이부채를 가볍게 흔들며 기운을 퍼뜨리자 학살하던 이들이 갑작스런 일에 당황하여 하늘에서 내려온 검은 옷의 사내를 바라보고 늑대 이빨 막대기로 족장들의 머리를 부수던 청피 원숭이도 크게 놀라 아니... 허합족이 어찌 이곳에? 라고 소리를 질러 마광도 하하 웃으며 허합족이라... 네 말을 들으니 대단한 부족인 모양이구나 라고 미소지음

한편 한립도 서적에서 허합족이 청원족이 속한 원생 세력과 반대편인 윤회역에 속한 데다 회계의 전 종족 중 고위 귀족에 속해 소호역을 다스리는 영주 가문 종족임을 알고 있어 잘 됐다고 흥분하고 전음을 통해 이들을 제압하라고 명함

하지만 마광은 명령을 듣고도 천천히 고개를 돌려 한립을 바라봐 한립이 속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서둘러 기절한 척을 하고 마광과 맺은 천마계약을 의식을 통해 보이니 그제야 마광이 다시 돌아서 청피 원숭이를 바라보며 겁은 접이부채를 거두고 열 손가락을 모아 관절을 풀며 입꼬리를 끌어올려 하얀 이빨을 드러냄

검은 옷의 소녀 묘수는 잘생긴 마광의 웃음에 두려움도 잊고 가슴이 두근대는데 반대로 원숭이는 그 웃음을 보고 공포가 극에 달해 얼어붙었다가 간신히 이를 악물고 자신의 영주 어르신이 내린 비보에 한 줄기 희망을 걸어 검은색 소리를 들어올림

하지만 그 순간 귓가에 뭘 하려는 게냐? 라는 악마의 속삼임이 들려오고 마광의 몸이 어느새 회색 안개로 변해 구렁이처럼 자신을 휘감은 것에 혼비백산해 마광이 자신의 칠공을 통해 스며들어오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다가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함

안개로 변해 원숭이의 몸에서 나와 다시 잘생긴 청년으로 뭉친 마광은 부채로 입을 가리며 꺼억 트림을 하고 묘수 등은 기이한 광경에 입을 떡 벌리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마광이 검은 소리를 들고 가볍게 연화시켜 모두의 기절을 풀어주자 그제야 벌떡 일어서 니가타역의 군대와 맞서 싸우기 시작함

한편 원숭이의 죽음에 아가미를 뻐끔거리던 수호족 족장은 서둘러 호수로 도주하려 하지만 이미 정신을 차린 자골족 족장과 그 가족들이 포위해 죽임을 당하고 묘수 등 우두머리들이 각 종족을 지휘하는 사이 한립은 석천공과 함께 조용히 석대 위의 마광을 향해 날아가 려 수사 이 분은 누구시냐고 머뭇거리는 석천공에게 마광 수사라고 부르면 된다고, 나와 계약으로 맺어진 맹우인데 그 동안 모습을 드러내기 어려웠지만 이젠 괜찮다고 간단히 설명해줌

착잡한 표정을 지은 석천공이 마광에게 인사와 함께 소인 석천공입니다 라고 말하고 한립은 자신이 얻은 허합족의 정보에 따라 도소, 도릉, 장수 중 하나를 골라 성씨로 삼고 이름은 고(옛 고)우리 둘은 네 신하라는 설정으로 가자고 알려줘 마광이 흐음.. 고 라는 이름은 옛 일을 떠올리게 해 마음에 들지 않는걸 이라고 중얼대는 것에 미간을 찌푸리고 무언가 말하려다가 검은 옷을 입은 묘수가 다가오자 급히 입을 다물음

소녀가 절을 올리며 후배는 흑치역 삼묘족장의 딸 묘수입니다 선배님의 존함을 알려주시겠습니까? 라고 아뢰니 마광이 몸을 돌리며 만면에 웃음을 피우고 소녀를 스윽 훑어본 후 입을 여는데 한립이 전음으로 이곳은 이계이니 말조심해주시지요 라고 당부해 마광이 살짝 웃으며 하하 삼묘족의 소주시군요, 저는 우연히 흑치역을 지나던 것이라 무시하려 했는데 그 청피 원숭이가 짜증하게 만들어서 말입니다 라고 부채를 살랑거리며 부드럽게 말함

이에 묘수가 결연한 표정으로 이 전쟁 소식을 아버지에게 전해야 하니 생명의 은인께 도리를 다할 기회를 달라고 청하지만 마광은 잠시 머뭇거리는 척 한립의 전음을 기다리고 정보를 더 얻어야 한다는 한립의 말대로 묘녀의 정성에 호의를 뿌리치기 어렵다며 다만 이번 외출은 비밀이니 소문을 퍼뜨리지는 말라고 엄숙하게 대답해줌

알겠다고 대답한 후 묘수가 물러나고 마광은 피비린내 나는 살육과 혈향과 살기에 만족스럽게 숨을 들이쉬고 영주의 도읍지까지 가다가 들키면 어쩌냐는 석천공에게는 마광 수사와 허합족의 육신이 있으니 삼묘족이 우리를 자세히 조사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가 들킬 만한 짓을 하지 않도록 하자고 주의를 해주지만 석천공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임


수일 후 묘수는 삼묘족 측근 몇만 데리고 회룡족에 들러 한립 일행에게 유화성으로 가자고 청해 한립 등은 석암과 작별을 고하고 삼묘족 막사로 이동하고 석암이 이토록 높은 분을 모셨는데 더 잘해드릴 걸 하며 어두운 표정을 짓다가 묘석이 공손히 절을 올리며 회룡족 족장께 실례가 많았다며 이번에 귀인 3분을 모신 공로가 크니 영주님께서 2천 회정과 수호족의 영토 일부를 내리셨다고 전해 석암이 멍하니 있다가 이내 눈시울을 적시며 성은에 감사드린다고 무릎을 꿇음

한편 한립 일행은 묘수를 따라 거대한 3층 건물이 세워진 새까만 배에 탑승해 3층 전체를 오직 그들만을 위해 비워뒀다고 공손히 마광에게 권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아 마광과 묘수는 말을 나누며 3층으로 향하고 한립은 묘수의 의혹 어린 눈길이 자신을 훑는 것을 느끼지만 못 본 척 무시해버림

3마리의 거대한 회색 날개를 가진 갑옷 입을 말들이 눈을 번쩍 뜨고 배를 끌기 시작해 한립은 푸른 빛으로 살기를 몰아내고 들키지 않을 만한 간단한 금제만 설치한 후 구름 위에서 보는 회계의 풍경을 조용히 감상함

잠시 후 머릿속으로 해도인이 청소가 끝났다고 불러 오른쪽 손가락 2개를 빛내 해도인을 불러내고 마주보고 앉아 술을 마시며 극품영석 15377개, 선원석 58313개, 중품 선원석 321개가 있었다고 내미는 저물대를 받아 술을 홀짝이며 이어서 진법용 깃발들과 진석, 영무이 새겨진 기둥도 있어서 영약원과 대나무숲 주변에 묻어 진을 형성했다는 보고에 해도인이 잘 해주었다고 빙긋 웃어 칭찬하고 선기 200여 점에 입품선기인 뇌속성 검 하나까지 있다는 말을 듣고 8품선기인 뇌전의 검을 살피며 해도인의 손길에 다라 검신에 7개의 둥근 구슬이 자광으로 빛나며 자금뇌전을 뿜어내는 것에 감탄해 이건 내가 써야겠다고 거두어들임

그리고 은근히 실망한 눈치를 보이며 검은 건네려는 해도인을 막으며 검은 드릴 수 있지만 아는 것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기억의 대부분이 돌아왔냐고 물어봐 아직 기억의 대부분이 혼란스러운 상태이고 내 원주인이 내린 명령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쓴웃음을 지으며 이 검의 이름은 '단천'이며 이전의 '참정'과 같은 이가 만든 것 같지만 더 품질도 높고 오래된 것이라고 알려주고 단약과 영초를 정리한 저물대도 한립에게 건네줌

놀랍게도 숙살단의 재료인 현정석이 10여 개나 있어서 나중에 쇠락을 늦출 용도로 숙살단을 더 만들기로 결정한 한립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심은 나무의 뿌리는 녹액을 받아도 아직 반응이 없으며 정염화조도 붉은 무늬가 새겨진 은색 구체인 상태로 잠들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해도인을 화가지로 돌려보낸 후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술병과 잔을 거두고 문가로 다가감

3층 끄트머리 객실에서 무릎을 꿇고 있던 마광이 갑자기 눈썹을 치켜올리며 한 수사 들어오시지요 라고 불러 내가 아까 버릇없이 굴어서 그런데 한 수사가 어찌할 지 조언을 좀 해달라 하며 일어서서 검은 열매를 한 웅큼 집어 물고 씨익 웃으며 검은 기운을 우물거리니 한립의 얼굴이 잠시 움찔거리다가 마광 수사가 몇 년을 살았는지 나이가 몇인지는 모르지만 나보다 견문이 넓고 천마계약이 우리를 연결시켜주니 어떻게 행동할 지는 내가 말할 필요가 없다고 툭 내뱉고 다만 새로운 회선 시체에서 흰색 뼈반지를 얻었는데 저물법기처럼 보여도 내가 열 수 없어서 왔다고 마광에서 던져줘 마광이 이를 연화해 바닥에 내용물을 좌르르 쏟아냄

한립은 이 중 절반만을 저물대에 담으며 마광 수사가 허합족인 척을 해야 하는데 고계 수사가 저물법기도 없어야 쓰겠냐고 담담하게 고하고 뒤돌아 금제를 거두고 나가버리니 잠시 후 혼자 남은 마광이 안색을 찌푸리며 천마계약... 백골 반지... 한 수사 용서하시오 라고 중얼거림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 3년이 흘러 끊임없이 질주하던 배는 마침내 고도를 낮추며 구름 아래로 내려가 유화성에 정박하는데 한립 일행도 갑판에 삼묘족들과 함께 모여 풍경을 구경하다가 마광을 청해 일찍 도착했으니 아버지부터 만나고 쉬자는 묘수에게 사람을 매혹시키는 미소를 지으며 객은 주인의 말을 따라야 하니 묘녀의 말을 따르겠소 라고 대답해 유화성 광장을 지나 계단 위에 있는 거대한 돌 궁전에 도착함

회포의 노인 종백이 놀라며 다가와 아가씨 돌아오셨습니까 라며 모시고 영주님은 묘영궁에서 손님을 만나고 있어 힘들겠다고 알려주는데 묘수가 주저하며 뒤에 분들이 허합족이고 구원지은이 있음을 전해 먼저 대접이 가능할 지 물어봐달라고 부탁을 함

이에 종백이 급 공손해지며 허합족의 귀객이시라고 달려갔다가 돌아와 영주께서 청하신다고 성전으로 일행을 모시는데 한립은 3명의 묘족을 대동하고 나오는 중년 남자를 바라보고 깜짝 놀라며 저건 백리도주 백리염이 아닌가? 라고 명한선부에서 만난 이후 회계에 와있을 줄은 몰랐다고 속으로 생각함

백리염은 별다른 기색 없이 지나가 한립을 기억하지 못한 눈치라 한립 일행은 그를 따라 묘수와 9할은 닮은 데다 별똘별처럼 빛나는 검은 눈동자를 지닌 중년 남자의 앞에 멈춰서 묘가의 영주를 뵙는다고 예를 갖추고 영주도 마찬가지로 예를 표하며 이번에 일어난 소식을 들었다고, 흑치역의 족들과 딸 묘수를 구해준 것에 감사드리며 은혜를 반드시 갚을 것이니 변변치 못한 선물이지만 마다하지 말아달라고 옆의 노인을 시켜 백골 반지를 하나 넘겨줌

그리고 어째서 장 형이 소호역에서 우리 흑치역까지 천리길을 왔냐는 물음에 마광이 놀러 나왔다가 아주 강력한 대요를 만나 육월초원에서 놓쳤고 이후 회룡족을 만나 탑목달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구경하러 왔다고 능글맞게 대답해 무슨 요괴인지 알려주면 추적을 돕겠다는 영주의 말을 마다하고 그냥 여행이나 더 하겠다고 웃음지음

이후 영주의 명에 따라 묘수의 안내를 받으며 삼묘족의 가장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궁전의 방을 배정받고 꽃처럼 화사한 표정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불러달라는 묘수에게 마광은 알겠다고 넘쳐흐르는 웃음을 지으며 돌려보내 석천공이 먼저 방을 하나 잡아 들어가고 마광은 한립을 따라 한 방에 들어감

그런데 한립이 방 앞에서 갑자기 발작을 시작하자 마광이 깜짝 놀라 한 수사 무슨 일입니까? 라고 급히 물어 한립의 두 눈에 회색빛이 일렁이며 부들부들 떠는 모습에 선묘 안의 살기까지 들끓자 급히 방에 한립을 집어넣고 한립은 쇠락이 지금 다시 터지다니.. 라고 광음지사로 수백 년을 늦췄지만 다시 찾아온 것에 급히 깃발을 던져 금제를 겹겹이 설치하고 마광도 검은 쇠살슬 허영의 금제막을 추가로 덮어 살기 파동을 감춰줌

두 사람의 대처는 빨랐지만 이미 천지살기가 모조리 모여들며 미친 듯이 궁전을 향하니 마치 선계 비승시 불러온 천지영기급이라 집으로 돌아가던 묘수는 문득 고개를 들어 궁전을 바라보며 이렇게나 강력한 살기 파동이라니.. 천성적으로 수행 자질이 매우 뛰어난  허합족 답군요 라고 중얼거리다가 아름다운 눈망울을 반짝이며 무언가 계산하는 듯함

한편 석천공은 방에서 머리 위에 은빛 비파를 띄워놓고 제련하다가 눈을 번쩍 뜨고 한 방향을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눈을 감음


한편 한립의 방에서는 금빛 뇌광과 함께 해도인이 모습을 드러내 한립이 마광과 해도인에게 호법을 부탁하고 눈부신 금빛의 시간 법칙을 쏟아내며 이전의 쇠락과는 달리 이미 침식된 선묘들만 날뛰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고 여기서 살기를 억누르다가 시간이 걸려 신분을 들키면 큰일이니 전력을 다해 시간의 법칙과 선영력으로 살기를 압박하지만 이상하게도 누를 수록 더욱 솟구쳐 속에 짜증이 일어나고 의식 속에서 무언가 억제할 수 없는 충동이 깨어나며 포악한 핏빛 눈을 부릅뜸

동시에 허공의 살기도 선묘 속의 살기에 호응해 모여들어 거센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한립은 혀를 깨물며 이성을 그러모아 저항하며 화가지의 문을 열어 몸을 던지니 마침내 외부의 살기 공급이 끊기자 선묘 안의 살기도 성장을 멈추어 간신히 자리를 잡고 숙살단을 꺼내 전력으로 연화시키기 시작함

한립의 온 몸에서 짙고 새까만 살기가 마구 흘러나오고 어째서 이렇게 짙은 살기가 형성되었는지 고민하던 한립은 아무래도 회계에 들어와서 살기에 오래 노출된 것이 원인 같다고 생각하는데 이 때 마광의 모습이 번쩍이며 한립의 등 뒤에 나타나 두 손바닥에서 검은 빛기둥을 쏘아내 거대 이수의 허영으로 주변 살기를 모조리 빨아들여버리니 8일이 지난 후에야 간신히 한립의 몸에서 솟아나던 살기가 멈추고 눈동자도 핏빛 없이 청명함을 되찾음

한립은 살기 폭발이 멈추었지만 선묘 속의 살기는 오히려 외부 살기를 흡수해 더 강해졌음을 감지하고 한숨을 내쉬고 도와줘서 고맙다고 마광에게 감사를 표하며 회선의 몸을 가졌으니 뭔가 단서를 얻은 것이 없냐고 물어 정기가 충만한 몸이 회계에 들어왔으니 두 기운이 서로 부딪혀 폭발이 일어난 것 같다고 말해 한립이 역시 그런 모양이라고, 나도 회선의 공법을 수련했으니 반은 회선이나 다름없는 몸이라 그런 것 같다고 중얼거려 이대로 가면 1000만년 후에는 완전한 회선이 되어버릴 판국인데다 다음 살기 폭발은 제어가 불가능할 거이라 시급히 선계로 돌아가거나 쇠락을 넘길 방도를 찾기로 결정함

잠시 후 마광을 돌려보낸 한립에게 석천공이 찾아와 려 수사가 살기 때문에 폐관해서 함부로 들어오지 못했다며 묘수가 2번 찾아왔는데 모두 핑계를 대서 돌려보냈지만 이대로 가면 삼묘족의 의심을 살까 걱정된다고 전해 곧 이곳을 떠날 예정이라 그 전에 마광을 만나려 드는 묘수는 내일 마광이 접대하게 할테니 허합족을 의심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한립이 대답해줌

그리고 나가지 않고 머뭇거리던 석천공은 살기를 몰아내느라 선영력 소모가 매우 크니 혹시 숙살단을 하나 더 줄 수 있냐고 묻고 한립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그건 좀 힘든데... 라고 말을 꺼내며 주기 싫거나 한 것이 아니라 2개 중 하나는 석 수사에게 먹였고 하나는 내가 방금 먹어서 없다고 한숨을 내쉼

다만 재료는 있으니 서둘러 제련하겠다고 해 하나만 꼭 팔아달라고, 돌아가서 갚은 두 배로 치뤄주겠다고 간곡히 부탁하는 석천공에게 하나를 넘겨주기로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석천공이 물러나고 한립은 잠시 생각에 잠겨 조용히 눈을 감음


밤이 되자 어둠에 숨은 한립은 유화궁 내부를 돌아다니며 시외의 검은 강가에 다가가 서고 잠시 후 하늘에서 한 줄기 검은 빛이 내려와 검은 불꽃과 함께 백리염이 모습을 드러내니 백리도주께서 오셨군요 라고 말하는 한립을 향해 눈살을 찌푸리며 너는 누구인데 내게 비밀리에 편지를 보내 불러내느냐 라고 추궁함

이에 한립도 긴장하지 말라며 우리는 몇 번 만난 적이 있다고 역용을 해제하니 마침내 기억해낸 백리염이 아니 려 수사? 라고 놀라며 자신은 윤회전을 통해 왔고 윤회전주님이 바로 윤회역주라고 알려줘 한립도 윤회역이 윤회전과 결탁한 회선들일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역주가 아예 전주와 동일인물일 줄은 몰랐으니 윤회전은 선계와 회계 모두를 장악하는 막강한 세력이라고 생각함

공간 폭풍을 지나 살아남은 채 회계에 오다니 대단하다 칭찬을 한 백리염은 선인의 몸은 회계에서 계속 살풍에 침식을 당하니 선체가 오염되면 수행이 망쳐져 완전히 회선이 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이니 서둘러 선계로 돌아가라고 조언을 해주고 한립은 내가 일부러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돌아갈 방도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탄해 백리염이 잠시 망설이다가 선역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윤회전의 비밀이지만 태을단을 빼앗는 데 도움을 주었으니 내 몸을 불살라 돕지는 못하지만 은혜는 갚아야겠다고 한 명패를 건네줌

이렇게 선역으로 돌아가는 윤회령을 받은 한립은 그럼 백리도주는 어찌 돌아갈 것이냐고 물어 백리염은 한숨을 내쉬고 내 몸은 과거 업화를 끄며 침식당해 태을단의 도움으로 위태을경(가짜 태을경)에 들어가 선체가 썩지는 않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전에는 어차피 돌아가도 희망이 없어 상관 없다고, 업화와 살기가 반복되는 내 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곳 회계의 음흉한 기운을 깨뜨리는 금뢰가 담긴 연못인 세사지(세령지 비슷한 곳인 듯?)에 몸을 담구는 것뿐이라 알려줘 한립이 자신의 쇠락에도 도움이 될까 물어보는 것에 나의 업화와 한 수사의 쇠락은 다른데다 생사가 걸린 것도 아니니 선계에 돌아가 다른 방도를 찾아보라고 조언해줌

실제로 세사지가 위치한 구유역은 회계 3대 세력 중 가장 보수적이고 흉악한 이들이라 이족이 자신들의 땅에 침범해 발각되면 탈출이 불가능하고 윤회전 아래에 회계의 힘을 모아 선계를 정복하자는 급진파, 선계의 힘을 빌리는 것을 꺼리는 구유역과 같은 이들, 그리고 현상 유지만 하고 선계와 싸우기 싫다는 이들이 바로 3대 세력임

윤회역의 삼시회선들은 수사가 회선이 된 것이라 선계에 대한 집념이 강해 선계로 돌아가고자 하고 구유역은 토종 회선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현상유지를 원하는 흑승역은 삼시회선들을 믿지 못해 우왕좌왕 중이라는 말을 듣고 한립은 이 '삼시회선'이 무엇인지 의아해해 선인은 대라가 도조를 이루기 전에 3번 시체를 베고 모든 속세의 뿌리를 끊는 행위를 3시라 부르고 대라경의 길을 걸으며 만들어진 3개의 시체들이 회계로 도망쳐 삼시회선이 되었다고 백리염이 알려줌

이렇게 들어가기 어려운 구유역이지만 지금은 몰래 틈을 타 잠입할 수 있고 다만 세사지를 찾고 들어갈 확률은 더욱 낮다고 주의해줘도 한립은 요지부동이라 자신의 쇠락의 강도는 매우 강력해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으니 오직 세사지만이 나를 태을경에 올려줄 방법일 지도 모른다고 간곡히 설득해 마침내 한참을 주저하던 백리염은 한숨을 내쉬며 은혜를 갚느라 너무 많은 것을 알려줘버렸다고, 이번에 유화성에 내가 온 것은 윤회역을 대표해 흑치역을 끌어들이러 온 것이니 다음 '삼역회맹'에서 우리에게 한 표를 던져주면 비록 데리고 다닐 수는 없지만 삼묘영주를 따라 구유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반드시 주의해서 행동하라고 말함

이후 호언 수사가 낭중지추라고 하더니 역시 제대로 봤다며 생긋 웃어주고 한립도 나중에 호언에게 배운 술맛을 보러 오라고 해 날이 밝은 후에야 둘은 이야기를 멈추고 각자 숙소로 돌아가 얼마 후 백리염은 유화성을 떠나버림

묘수는 마광을 찾아 아버지를 따라 '삼영회맹'에 가자고 제안하고 한립의 부탁을 받은 마광도 흥미를 보이는 척 해 구유역을 구경하고 싶다고 제안해 강력한 한립 3인방의 도움을 받을 목적인 영주의 허락을 받고 채비를 시작함


수개월이 지나 드디어 출발이 날이 되어 영주부 정문 앞에는 한립이 타고 왔던 3층 선박이 3대 있고 이를 끄는 말도 3쌍의 날개를 지닌 더 큰 놈들이라 영주 묘안이 한립 일행에게 일정을 알려주며 세 분이 신원조회로 번거롭지 않도록 객경장로의 영패를 준비했다고 검은 영패를 3개 건네주고 흑치성에 도착해 모인 후 구유역으로 넘어갈 것이며 아마 흑치성까지는 십수 년 정도 걸릴 것이라 말해 마광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지만 한립은 고작 수년 만에 살기가 폭발했는데 십수 년을 기다릴 수 있을까 걱정하며 묘령을 따라 배에 올라 흑치성을 향해 이동을 시작함

한립은 서둘러 금제를 설치하고 화가지를 열어 해도인을 대타로 놓고 자신은 살기로부터 격리되는 화가지에 들어가버리고 다락방 밀실에 앉아 즉시 숙살단의 제련을 준비하며 흑치역 지도를 살펴보며 유화성과 흑치성 사이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살짝 웃음을 띄우고 지도를 거둔 뒤 두 눈을 조용히 감음